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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19 02:02
[국산애니] 한국은 애니산업이 발전하지 못했는가?
 글쓴이 : aromi81
조회 : 2,229  


현재 산업적으로 애니메이션이 제대로(?) 제작되고 있는 국가는 전세계적으로 봐서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미국, 일본, 중국(홍콩), 프랑스, 독일, 영국 정도를 제외하면 그렇게 자국 애니가 활성화된 국가들이 없습니다. 물론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CIS 지역, 아프리카 일부, 중남미 등에서도 좋은 애니메이션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양옆에 있는 중국과 일본이 워낙 시장이나 산업적 측면에서 세계 탑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초라해 보이는 것이지,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절대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긴 합니다만...)

예컨대 동남아에 가보면 애니는 70% 이상은 일본 애니고 20% 정도는 미국, 나머지 10% 정도가 그 나라 또는 한국 등의 애니메이션인 것 같습니다. 그나마 한국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에서는 꽤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조금씩 위 연령대로 올라오려는 시도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다른 나라들이라고 해서 재패니메이션 쳐다도 안볼만큼 자국 애니가 흥한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일정서가 강한 중국도 동영상/애니메이션 사이트들을 보면 최소 50% 이상은 재패니메이션이 차지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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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이 왜 이렇게(?) 되었냐고 할 때, 다른 대부분의 세상사가 그렇듯이 결국 수요와 공급, 시장과 상품이라는 대원칙이 가장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탓도 있을 것이고 제작자나 소비자 탓도 다 어느 정도씩은 있겠죠. 그러나 - 현업에서도 느끼지만 - 결국 문제는 "돈이 되냐"입니다. 

만약 한국 오덕들과 일반인들이 갑자기 애니 굿즈에 돈을 펑펑 쓰기 시작한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이 일본을 능가했다는 말이 10년 내로 나올 거라고 장담합니다. 중국이 무서운 건, 시장이 있기 때문에 한국 일본 건너뛰고 바로 헐리우드의 메인스트림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을 고용해서 중국 시장을 위한 애니메이션들을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일본은 버블기에 명작들이 나왔다가 지금은 오타쿠 시장 위주로 갈라파고스화되고 있으로 보입니다. 그런 현학적이거나 라노벨류, 미소녀류의 작품들이 청소년이나 오타쿠들에게는 수준높은 작품처럼 보일지는 모르나, 넓게 보면 산업적으로든 작품 내적으로든 그런 애니메이션들은 마이너하며,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식의 범용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훨씬 파급력이 있죠. (그래서 지브리의 몰락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이나 일본보다 중국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밝다고 봅니다. 투니X스 등을 소유한 국내 최대의 모 미디어 대기업은 중국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지 않은 프로젝트는 쳐다도 안 본다는 속설(?)도 있지요... 한국 애니메이션이 왜 망했냐보다는 앞으로 그럼 우린 어찌해야 하나가 더 중요한 토론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실제적으로 볼 때 가장 심각한 부분은 테마와 스토리를 풀어내고 완결짓는 노하우나 경험을 가진 PD와 작가, 감독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물론 그 원인은 위에서 말한 시장과 수요공급입니다) 초기 컨셉을 잡는 건 다른 나라에 꿀리지 않게 잘 하는데, 그걸 풀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의외로 영화나 드라마보다 애니메이션이 유독 인문학적 상상력과 감성을 요구한다는 점도 한중일이 공통적으로 약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픽사와 전성기 지브리 작품들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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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15-09-19 06:47
   
일본은 아직까진 어느정도 시장형성이 돼있다고쳐도 중국이 언제 애니로 유명해졌는지? 처음 듣는 사실인데요
선괴 15-09-19 07:09
   
중국 애니 요새 많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꽤 깔끔해졌다고 해야하나요.
게다가 일본 애니를 추방? 하고 자국애니를 밀고있어서 더 그런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거 같아요.
ollo 15-09-19 12:17
   
밑에 왠 개소리들이 많아서 하나 써볼까 했는데 그 와중 가장 잘 짚어주신 것 같네요.

애니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가지를 꼽지만 그 중 세가지를 꼽자면
1. 애니산업의 하청시장화
2. 연출가 육성 부재
3.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반 인식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 초창기에 지금도 국뽕들에 의해 자주 우상화되는 모 애니메이터에 의해 애니산업이 미국, 일본 애니업계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합니다. 심지어 이 부분은 심슨에서도 풍자하기도 했죠.
(그 모 애니메이터가 심슨하고 관련 있는 것은 아이러니)

제대로 된 애니메이터 육성과정이 있는게 아니라 시작할때 작화부터 시작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배워나갑니다.
그러다가 작화감독 혹은 원화 파트로 올라가고 대부분 애니메이터들은 원감정도면 커리어 종착지죠.
애니메이션이라는게 자기 그림으로 끼부리는 판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분업화된 과정이죠.
그림에 재능 있어도 하청 작화생활 몇년하면 특별히 자기관리하지 않는 한 자기 그림 사라집니다.

그나마 연출에 관심갖고 인재를 육성하기 시작한건 애니과들이 생긴 이후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그러나 애니과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계급제도가 철저한 애니계에 쉽게 발을 들이기가 쉽지가 않고
게임계로 훌훌 떠나버리는게 일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셀애니같은 극도의 노동집약적산업이 사양길을 걷게 된 것도 무관하지 않고요.

애니를 할거라면 아예 사비털어 1인제작을 하나 해서 감독 타이틀을 명함에 붙여두던가, 3d 애니를 하던가 둘중 하나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물론 덕분에 뽀로로나 라바같은 결과물도 나왔습니다만.
실제로 3d 애니 기술력은 외국에 대고 봐도 부끄러운 수준이 아닙니다. 상당히 괜찮은 수준입니다.

국내 3d 애니가 유아용에 치중된 이유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반의 인식 때문입니다.
만화, 애니메이션은 학구열 높은 한국사회에선 '나태'와 '방만'을 상징해왔죠.
90년대까지도 YMCA에서 만화책 분서갱유 이벤트를 떳떳하게 해오던게 한국입니다.
아니, 아예 한국 자체가 문화산업이 돈이 된다는걸 깨달은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반일의식때문에 애니메이션은 저평가받기 일쑤였죠. 음란성, 폭력성을 과장해서 받아들였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표절한 저급 국산 애니로 자기만족할뿐.

그나마 90년대 이후 문민정부가 출범하며 사회 분위기가 완화되어 한국도 문화산업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에 시선을 두기 시작합니다.
쥬라기공원 한편이 자동차 몇대 수출한 것과 맞먹는 수익이다! 이런 기사가 쏟아지고
쉬리가 대성공하면서 애니쪽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나온게 하필 블루시걸....
블루시걸의 실패로 성인 애니메이션은 이 땅에서 나올 일이 없게 되버렸고,
문화산업이 꽃봉오리를 피우기 시작하는 2000년대 이후에 정말 큰 자본이 들어가 나온 원더풀 데이즈.
역시 대실패.
애니산업의 기초체력은 티비용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데 그 자리엔 이미 일본,미국 명작 애니메이션들이 가득하고 심지어 그것도 전체연령가 혹은 12세이상 아니면 방영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결국 유아용 3d 애니메이션에 올인하는 결과가 나왔고 뽀로로의 성공으로 한국 애니산업의 정체성이 정해졌죠.
Iimagine 15-09-19 17:34
   
아동용으로는세계 상위권...
브이 15-09-24 15:25
   
재주는참좋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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