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감독이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승환을 기용하는 것이지, 부려먹기 위해 기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만큼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봅시다. 로젠탈, 시그리스트 선수가 이번 시즌 제 컨디션이었더라면, 오승환 선수가 이렇게 마무리 투수로서 MLB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팀의 핵심선수라고 의식되는 상황은 아니었을 겁니다. 마무리 기회가 영영 찾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고요.
오래도록 저 선수의 활약상을 보고 싶다. 팬들의 그 애틋한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이 상황은 오승환 선수에게 오히려 반가운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 얼마 남지 않은 선수 기간. MLB의 마무리 투수면 더이상 위가 없습니다. 그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겁니다.
그의 증명된 실력과 팀의 현실이 맞물려 최고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잖습니까. 오승환 선수도 이왕 도전하는거 MLB에 최고의 아시아인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남길만한 활약을 펼치고 싶지 않을까요. 감독과 팀에 대한 비난은 개개인의 자유이지만 원사이드한 시각은 자제되었으면 합니다.
로젠탈 선수가 회복하면 오승환 선수가 마무리 지위를 박탈당한다? 이런 걱정도 있는데,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 로젠탈 선수의 실력이 오승환 선수의 실력을 넘어선다면, 당연히 오승환 선수가 마무리 지위에서 밀려나겠죠. 현재 로젠탈 선수의 지위를 가져간게 누구인지 상기해봅시다.
사족으로 저렇게 환하게 웃는 오승환 선수의 모습은 처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