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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02 20:06
[기타] [영상] 허민, 독립리그 데뷔전
 글쓴이 : 맥주와땅콩
조회 : 2,593  

데뷔전을 위해 허민은 17년을 기다렸고, 8년을 준비했다. 드디어 그는 꿈을 이뤘다



"초구는 무조건 너클볼입니다."

뉴어크 베어스와의 데뷔전을 앞두고, 허민은 "데뷔전 첫 투구는 어떤 공으로 던질 생각이냐"는 질문에 증언대에 선 사람처럼 짧고, 분명하게 "당연히 너클볼"이라고 대답했다.

정말이었다. 그의 공식 데뷔전 첫 공은 너클볼이었다. 뉴어크의 첫 타자 션 오헤어는 허민의 55마일(시속 88km) 너클볼이 한 가운데로 들어오자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경기가 끝나고 오헤어는 "(허)민이 너클볼러라는 건 알았지만, 공의 움직임이 그렇게 심할진 몰랐다"며 "바람 빠진 풍선처럼 어디로 떨어질지 도저히 예상하기 힘든 멋진 너클볼이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오헤어는 이후로도 스윙하지 않았다. 경기 전 뉴어크 코칭스태프는 데뷔전을 치르는 허민이 긴장감 때문에 제구가 흔들 것이라 판단해 타자들에게 최대한 스윙하지 말고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결국 초구 스트라이크의 기쁨도 잠시. 오헤어는 볼넷으로 1루로 출루했다. 1회 초부터 위기가 찾아온 셈이었다. 너클볼은 다른 구종에 비해 구속이 느려 도루를 허용하기 십상이었다. 가뜩이나 허민은 너클볼은 수준급이지만, 수비와 견제에선 아직 문제점이 많다는 들어온 터였다. 하지만, 이날 견제만 따진다면 과거의 허민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의 견제 동작은 빨랐고, 타이밍도 적절했다. 특히나 슬라이드 스탭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신속해졌다. 허민은 "김성민 원더스 감독님으로부터 틈틈이 견제하는 법을 배웠다"며 "감독님의 지도를 받고서 내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주자 견제가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오헤어는 2루 도루를 감행했고, 보기 좋게 태그아웃 당했다. 김 감독의 레슨과 허민의 노력이 빛을 내는 순간이었다.

위기를 모면한 허민은 다시 너클볼로 타자들과 승부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너클볼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허민은 1사에 안타를 맞고서 내야 땅볼로 2사를 잘 잡았지만, 몸에 맞는 공과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때 평소와는 달리 50마일(시속 80km)의 느린 너클볼을 던졌다가 주자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3실점했다. 허민은 2사 2루에서도 연달아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만루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9번 타자를 내야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며 허민은 길고 긴 데뷔 1회초를 끝마칠 수 있었다.

2회초는 좋았다. 제구력을 회복한 허민은 너클볼로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위기는 3회초에 다시 찾아왔다. 선두 타자의 평범한 땅볼이 유격수의 수비 위치 착오로 안타가 되며 무사에 주자가 나간 게 화근이었다. 다음 타자가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며 1사가 됐지만, 허민은  다음 타자에게 50마일짜리 느린 너클볼을 던졌다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맞았다. 우측 펜스가 90m 남짓으로 짧아 경기 전부터 허민은 "저기로 공이 가면 홈런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한 터였다.

허민은 홈런 이후, 다시 안타를 맞으며 1사 1루로 몰렸지만,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3회초를 정리했다.

예정된 투구수 80개를 초과해 3회까지 81개를 기록한 허민은 4회초 등판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지미 감독은 "다음 투수의 몸이 아직 덜 풀렸으니 마운드에 올라 공 한 개만 던지고 내려오라"고 지시했고, 이 때문에 허민은 4회초에도 등판했다. 그러나 허민의 초구는 몸에 맞는 공으로 연결됐고, 곧장 감독이 올라와 투수를 교체했다.

"3이닝 5피안타 4볼넷 5실점이라면 기록이 말해주지 않나. 아쉬울 뿐이다. 평소 제구력과 몸만 됐어도 5실점까진 안 했을 텐데..."

경기가 끝나고 허민은 총평을 부탁하는 기자에게 담담한 표정으로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데뷔전"이라고 밝혔다.

먼저 후회다. 사실 이날 경기는 허민의 의지와는 반대로 흘러갔다. 벤치 작전부터 그랬다. 허민이 1회초 너클볼 제구 난조로 흔들리자 코칭스태프는 "너클볼 대신 속구를 던지라"는 사인을 냈다. 포수 역시 벤치의 뜻에 따라 연방 속구만 요구했다. 위기 때마다 속구 비율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허민은 "맞을 때 맞더라도 너클볼로 계속 승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며 "그랬다면 너클볼 제구력을 더 빨리 회복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느린 너클볼을 던진 것도 후회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까지 허민의 너클볼 평균 구속은 50마일(시속 80km)이었다. 그러나 올해 애리조나 캠프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투구폼을 조정해 구속을 평균 55마일(시속 88km)까지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빠른 너클볼의 대세에 따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날은 빠른 너클볼의 제구가 흔들리며 어쩔 수 없이 느린 너클볼을 섞어 던졌다. 결과는 좋지 않아 공교롭게 느린 너클볼을 던졌다가 싹쓸이 2루타와 2점 홈런을 맞으며 5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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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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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야구 13-09-02 22:31
   
사회인에서 120~130가까이 던지고 커브, 슬라, 슬럽, 포크 던진 줄 알면 저기서 뛸 수 있나요? ㅠㅠ
     
겨러프 13-09-03 08:50
   
+너클볼
雲雀高飛 13-09-03 00:19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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