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푸이그의 장난기가 발동한 것일까. 더그아웃 안쪽에 얌전히 있던 류현진을 향해 푸이그가 통통 뛰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푸이그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흠칫 놀란 류현진. 류현진은 한 손을 뻗어 푸이그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이미 장난 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는 푸이그였다. 푸이그를 막기에 류현진의 방어는 다소 허술해 보였다.
푸이그는 오른손으로 류현진의 머리 쪽을 공략하는 듯하더니, 급기야 끌어안기까지 시도했다. 마치 UFC의 '테이크 다운(상대를 넘어트리는 기술)'을 보는 듯했다.
결국 넉살 좋기로 소문난 류현진도 발끈했다. 푸이그의 목덜미를 내리치며 한 방 먹인 것. 하지만 류현진은 결코 화를 내지 않았다. 모자를 다듬고 있는 류현진의 얼굴에는 웃음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몇 초 후. 류현진이 더그아웃 안쪽 의자에 있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갑자기 발차기를 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마침 이날은 '코리안데이' 행사와 함께 태권도 시범단이 공연을 펼친 날이었다.
누군가가 류현진에게 '너희 한국의 태권도 발차기로 푸이그를 제압해봐!'라고 말했던 것일까. 갑자기 류현진은 푸이그를 향해 왼발을 번쩍 들더니 태권도 킥을 시도했다. 입을 악 문 채로….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류현진은 발차기 시늉만 할 뿐, 푸이그를 향해 실제로 킥을 날리진 않았다.
이후 푸이그의 장난은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계속해서 이어졌고, 급기야 류현진은 눈을 질끈 감으며 스스로 그 자리를 떴다.
장난도 심하면 불화가 일어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