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LA 다저스)은 지난 3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홈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올시즌 최고 피칭을 했다.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반등할 수 있는, 확실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중계석에 앉은 손혁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에게 나타난 두 가지 변화에 주목했다. 손 위원에 따르면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체인지업과 커터, 이 두 가지 구종에 대한 재발견을 이뤘다.
류현진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터, 커브에 이르는 5가지 구종을 던진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이날도 패스트볼 38.8%에 체인지업을 30.6% 던지며 커터(12.9%)와 슬라이더(9.4%), 커브(8.2%)를 섞었다. 그간은 5가지 구종을 쓰는 나름의 패턴이 있었다. 오른손타자를 상대할 때는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오른손타자 바깥쪽에서 돌아나가는 체인지업 궤적을 적극 활용했다. 커터는 왼손타자를 상대할 때 주로 썼다.
류현진은 이날 두 구종 사용법에 변화를 줬다.
손 위원은 “류현진의 구종가치 1위 공은 체인지업인데, 그간은 왼손타자에게는 많이 안썼다. 아무래도 많이 빠져나가면 몸에 맞는 볼이 될 수 있고, 밋밋하게 들어가면 코스가 몰려서 맞을 확률이 높아서였는데, 이날은 달랐다”고 했다. 손 위원은 “왼손타자에게 열개 이상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게 매우 효과적으로 통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1번 디나드 스팬, 2번 조 패닉, 7번 브랜든 벨트 등 왼손타자 3명을 맞은 가운데 7회까지 던지는 동안 패닉에게만 2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올시즌 왼손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347를 기록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왼손타자를 상대로 매우 양호한 경기를 벌였다.
류현진은 오른손타자 상대로는 보통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쓴다. 손 위원이 주목한 구종은 커터였다. 류현진은 오른손타자를 두고 커터를 즐겨 쓰며 샌프란시스코 강타자 버스터 포지를 잡은 등 변화를 보였다.
류현진은 커터를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타깃으로 던졌다. 타자 눈에는 체인지업과 출발점이 같았다. 체인지업과 달리 커터는 바깥쪽으로 스트라이크존 끝 선을 향해 휘어들어온다. 바깥쪽 끝에서 주저앉는 체인지업과 반대 궤적으로 그린다.
손 위원은 “커터를 그곳으로 쓰면 커터도 살고 체인지업도 산다. 혼돈을 주기 때문인데 포지도 그 공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고 했다. 손 위원은 “이제 다음 등판 때 이 두 구종을 어떻게 쓸지 봐야할 것 같다. 상대 팀에서는 전력 분석도 새롭게 하고 나올 것 같은데, 그게 다음 경기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