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타구 지표로 본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선정됐다.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는 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의 '콘택트 매니저(Contact manager)'로 선정했다. 콘택트 매니저란 한 시즌 동안 허용한 타구의 속도와 각도를 기반으로 한 '조정 콘택트 점수'가 가장 낮은 투수를 말한다. 간단히 말해, 상대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는 뜻이다.
조정 콘택트 점수는 리그 평균이 100이고, 숫자가 낮을수록 더 좋은 성적으로 허용한 타구의 질(출구속도 및 발사각도)을 통해 투수의 실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러한 조정 콘택트 점수에서 류현진은 70점으로 2위 딜런 번디(27·LA 에인절스)의 78점을 크게 앞서는 AL 1위이자,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2020 AL 조정 콘택트 점수 순위
1.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70점
2. 딜런 번디 (LA 에인절스) 78점
3. 마에다 켄타 (미네소타 트윈스) 81.6점
4. 랜스 린 (텍사스 레인저스) 81.8점
5. 마틴 페레즈 (보스턴 레드삭스) 83점
이에 대해 필자 *토니 블렌지노(Tony Blengino, 전직 시애틀 스카우트. ESPN, 팬그래프의 필진)는 "류현진은 올해 AL 콘택트 매니저였을 뿐만 아니라, 조정 콘택트 점수 70점으로 MLB 전체 1위였다. 류현진은 2019년 NL에서 조정 콘택트 점수 83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그해 그는 더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가 됐고, 2020년에도 그 특성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인상적인 것은 모든 타구 유형에서 파워를 약화시키는 그의 능력이다. 흥미롭게도 이는 라인드라이브 타구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2018년 류현진이 허용한 라인드라이브 평균 타구 속도는 평균보다 표준편차 2가 낮았으며, 2020년에는 90.4마일로 AL에서 가장 낮았다"며 류현진의 타구 통제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해당 칼럼에선 구체적인 타구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탯캐스트>를 통해 살펴본 올해 류현진의 강한 타구를 억제하는 능력은 독보적이었다.
올해 류현진은 허용한 타구의 평균 속도는 86.1마일(138.6km/h)로 MLB 전체 공동 5위, 발사 각도는 평균 8.8도로 MLB 전체 8위에 올랐다. 특히 타구당 강한타구 비율(Bris/BBE%)에서 3.2%로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즉, 류현진이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은 비율로 정타를 허용하는 투수였다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류현진이 투수에게 불리한 세일런 필드(파크팩터 1.383)에서, MLB에서 두 번째로 수비를 못 하는 토론토의 야수진(DRS -38점)을 뒤에 두고, 올해 3개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했던 동부지구 타자들을 상대로 던지면서도, 정규시즌 5승 2패 67이닝 72탈삼진 평균자책점 2.69(AL 4위) WAR 3.0승(AL 2위)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이다.
2020시즌 류현진의 허용 타구 지표
타구속도: 평균 86.1마일 (MLB 전체 공동 5위)
발사각도: 평균 8.8도 (MLB 전체 8위)
강한타구: 타구당 3.2% (MLB 전체 1위)
조정 콘택트 점수: 70점 (MLB 전체 1위)
한편, 이런 허용 타구를 기반으로 한 성적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전통적인 지표(ex. 다승·평균자책점)가 연도별로 널뛰기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허용 타구를 기반으로 한 성적은 상대적으로 일정한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내년 시즌 류현진의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과연 류현진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의 아쉬움을 설욕할 수 있을까?
지난 2일 귀국한 류현진은 8일 '류현진의 MLB 일기'를 통해 "내년에는 올 시즌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겨울 동안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