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홈런의 벽을 넘어선 거포 크리스 데이비스(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한 다수의 미국 언론은 13일(한국시간) 데이비스에게서 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데이비스는 2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볼티모어는 올해 정규시즌 17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데이비스는 포스트시즌 8경기에도 출전할 수 없다.
암페타민 성분은 인체의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고,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메이저리그가 금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운동능력 향상 보조약물(PED, performance-enhancing drugs)에 속한다.
데이비스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위한 약으로 알려져 있는 애더럴을 복용해 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가 발표한 성명에서 데이비스는 “동료와 코칭스태프, 구단, 특히 팬들게 죄송하다. 미리 허가를 받았어야 했는데,
올해 '치료목적 약물 사용의 적용조치(이하 TUE)’ 신청을 하지 않았다. 처벌을 즉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TUE를 신청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은 올해 이용찬(두산 베어스) 사례와도 흡사하다.
이용찬은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약이 문제였다.
데이비스 역시 치료를 목적으로 애더럴을 사용하려고 한 것이기에 TUE를 신청했어야 했으나 이 절차가 빠졌다.
지난 시즌 데이비스는 160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6리, 53홈런 138타점으로 맹위를 떨치며 아메리칸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을 석권했다.
당당히 올스타에 선발됐고, 리그 MVP 투표에서도 3위에 올랐을 만큼 인상적인 시즌이었다.
올해는 타율이 1할9푼6리로 크게 하락했지만 홈런 26개를 때렸고, 타점도 72개나 올려 ‘공포의 1할타자’로 거포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량 향상을 위한 의도적 약물 복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부주의로 인한 오명은 씻기 어렵게 됐다.
당장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볼티모어도 전력 약화를 피하기 힘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