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와의 메이저 시절 게임로그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 저기 뒤져봤는데 표본치가 워낙 작고 평균 구속은 알 수 있어도 게임별 평균 구속이나 최고 구속등은 남아있지 않아, 이른바 Game log가 남아 있지 않아서 데이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008년 5월 9일 이가와의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 등판 내용
Pitch Statistics as coded by PITCH INFO |
Pitch Type |
Avg Speed |
Max Speed |
Avg H-Break |
Avg V-Break |
Count |
Strikes / % |
Whiffs / % |
SNIPs / % |
Linear Weights |
FA (Fastball) |
87.93 |
90.29 |
2.53 |
10.63 |
47 |
32 / 68.09% |
2 / 4.26% |
18 / 54.55% |
2.8918 |
CH (Changeup) |
74.55 |
76.18 |
1.16 |
7.50 |
5 |
3 / 60.00% |
0 / 0.00% |
1 / 33.33% |
0.2779 |
SL (Slider) |
74.06 |
78.11 |
-3.78 |
0.26 |
12 |
6 / 50.00% |
0 / 0.00% |
2 / 25.00% |
1.1349 |
Pitch classifications provided by PITCH INFO. |
2008년이면 메이저에서 불과 4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때입니다만, 브룩스 베이스볼 데이터 중 가장 많은 공을 던진 시합(64구)이었기에 데이터를 뽑아봤습니다.
평균구속은 87.93마일(141.57km), 최고 구속은 90.29마일(146.98km)입니다.
구속이 후하게 나오는 편(+0.5 ~ 0.7마일)으로 정평이 난 브룩스 베이스볼에서도 최고구속이 90.3마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확인 가능한 모든 데이터 중 이가와의 최고 구속은 2007년 9월 22일 대 토론토전(불펜 등판)의 92.09마일(148.26km)였습니다.
물론 이 외의 시합에서 더 나왔을 수도 있지만 제가 일본에서 본 이가와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즉, MLB에서도 심심치 않게 93마일 이상을 찍는 류현진에 비해 이가와는 구속이 2 마일 정도 떨어지는 투수라고 보는게 옳습니다. 이 정도 차이면 커쇼와 류현진의 차이(팬스그래프닷컴 2.1마일 차이(1))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류현진과 이가와 케이의 구속 및 무브먼트 비교 (브룩스 베이스볼)
이가와 케이
Pitch |
Count |
Freq |
Velo (mph) |
pfx HMov (in.) |
pfx VMov (in.) |
H. Rel (ft.) |
V. Rel (ft.) |
Fourseam (FA) |
166 |
67% |
89.16 |
4.82 |
11.47 |
1.21 |
6.11 |
Slider (SL) |
49 |
20% |
77.64 |
-1.99 |
0.71 |
1.10 |
6.07 |
Curveball (CU) |
3 |
1% |
70.04 |
-5.47 |
-6.37 |
0.82 |
6.41 |
Changeup (CH) |
30 |
12% |
78.07 |
4.78 |
8.86 |
1.02 |
6.10 |
류현진
Pitch |
Count |
Freq |
Velo (mph) |
pfx HMov (in.) |
pfx VMov (in.) |
H. Rel (ft.) |
V. Rel (ft.) |
Fourseam (FA) |
665 |
54% |
90.79 |
5.91 |
10.58 |
2.22 |
6.04 |
Slider (SL) |
160 |
13% |
82.52 |
-1.08 |
0.87 |
2.23 |
6.06 |
Curveball (CU) |
127 |
10% |
71.70 |
-4.83 |
-8.05 |
2.11 |
6.11 |
Changeup (CH) |
286 |
23% |
80.05 |
8.16 |
7.29 |
2.41 |
5.88 |
구속을 보면 속구뿐만 아니라 모든 구종에서 류현진의 공이 더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심지어 커브마저) 속구의 수직무브를 보면 이가와와 류현진 모두 10이 넘는 상당히 좋은 수치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직 무브먼트는 수치가 클 수록 라이징 패스트볼의 성질(덜 가라앉음.)을 띄고 수치가 작을수록 싱킹 패스트볼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반드시 작다고 안 좋고 이런건 아닙니다.
또, 류현진의 경우 투심으로 구분되는 볼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 상승무브먼트는 상당히 좋은 수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가와 역시 왜 그가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삼진 머쉰이었는지, 속구 승부를 즐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가와가 속구에 자신감을 갖는 근거는 저 수직 무브먼트에 있습니다.
그런데 속구의 수평 무브먼트에 있어서 류현진은 5.91로 WBC때보다도 더 커진(5.47) 모습을 보이는데 수평 무브가 좋을수록 공의 흔들림이 심합니다. 즉, 오른쪽 타자 기준으로 류현진의 인코너 공은 더 깊숙하게, 아웃코너 공은 더 멀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가와 역시 괜찮은 수평 무브먼트(2)로 그가 왜 일본에서 속구로 재미를 봤는지를 알게 해줍니다, 다만 구속과 제구가 받쳐주지 못할 뿐이죠.
흔히 수평무브는 팔 각도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며, 별 것 아닌 것처럼 치부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랜디 존슨이나 클리프리가 팔 각도와 무브먼트로 얼마나 큰 이익을 봤는지를 상기한다면 더욱 그렇죠.
또, 체인지업에 있어서도 류현진의 공이 더 많이 가라앉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다른 변화구도 대동소이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포수시선으로 본 류현진과 이가와 케이의 궤적 비교 (브룩스 베이스볼)
이가와 Vs 좌타자 류현진 Vs 좌타자
이가와 Vs 우타자 류현진 Vs 우타자
한 눈에도 궤적 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류현진의 공이 더 1루측 끝에서 시작해서 우타자의 바깥쪽에 걸치거나 좌타자 바깥쪽으로 빠져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의 변화 자체도 심하죠. 그에 반해 이가와의 공은 공의 움직임(수평무브)도 적으면서 가운데로 몰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홈플레이트 위에서 본 류현진과 이가와 케이의 궤적 비교(브루스 베이스볼)
이가와 Vs 좌타자
류현진 Vs 좌타자
좌타자 기준으로 공이 릴리스되는 기점 홈플레이트와 거리는 비슷하지만 류현진이 이가와 보다 훨씬 더 등뒤에서 시작해서 홈플레이트 멀리로 도망가는 궤적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슬라이더의 궤적은 비슷하네요.
이가와 Vs 우타자
류현진 Vs 우타자
우타자 기준으로 류현진의 바깥쪽 꽉찬 속구가 왜 위력을 떨치는지 잘 보여 줍니다. 이가와가 우타자 기준으로 주로 가운데와 인코너로 몰리는 데 반해 류현진은 체인지업은 철저히 바깥쪽, 슬라이더는 안쪽을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고, 패스트 볼은 바깥쪽을 기준으로 안쪽으로도 꼽아 넣고 있습니다.
플레이트 상공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류현진의 수평무브가 이가와의 그것에 비해 얼마나 더 심한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공이 들어온 로케이션을 비교해 볼까요? 역시 출처는 브룩스 베이스볼 입니다.
이가와 Vs 좌타자
류현진 Vs 좌타자
표본이 적긴 하지만 이가와의 공이 들쭉날쭉한데 비해 류현진은 좌타자의 아웃로우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왼손투수가 좌타자를 잡는 교본이라 할 수 있는 아웃로우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잘 던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커브는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조금 있네요.
이가와 Vs 우타자
류현진 Vs 우타자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우타자가 중요한데 이가와의 경우 속구가 가운데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점이 MLB에서 높은 피장타율을 허용한 근본 원인이 되었을 겁니다. 전반적으로 좌우 폭을 별로 사용하지 못하고 위 아래로만 변화를 주는 모습이었는데 그나마도 높이 제구되는 모습입니다.
그에 반해 류현진의 경우 우타자 바깥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속구로는 바깥쪽 꽉차게,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오다 더 바깥으로 역회전이 걸리며 빠져나가는 볼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가와의 체인지업에선 거의 볼 수 없는 패턴이죠. 역시 실투 비중은 커브가 많고, 인코너로는 속구와 주로 슬라이더로 공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얼핏보면 류현진도 가운데 몰린 공이 많은 듯 보이지만, 로케이션 그래프는 점의 빈도로 봐야 합니다. 이가와의 공이 가운데 중점적으로 몰린데 반해 류현지의 아웃 로우 제구가 얼마나 잘 되었는지를 알 수 있죠.
지금까지 종합해서 봤을때 류현진은 이가와보다 구속에서 2 ~ 3마일 정도 더 빠르며, 더 수준급의 제구력과 비슷한 수준의 수직 무브먼트, 큰 차이를 보이는 수평무브먼트를 가졌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투수가 자국리그와 큰 차이가 없는 구속을 보인다는 점(제구와 무브먼트는 심정적으론 맞지만 증명하긴 어려움.)을 봤을때 MLB에 와서 급진적인 변화를 보인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점들은 결국 류현진이 보다 더 적응과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는 점(적어도 현재까지는)을 나타내며 굳이 BABIP나 파크 팩터등 운적인 요소나 조정 방어율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구위'를 봤을때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위의 이러한 이유들이 류현진의 안착과 이가와의 실패라는 극명하게 다른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류현진의 이런 모습을 국내에 있을 때는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스포츠 투아이에 연락해서 유료로 구매하면 가능하겠지만 개인이 그러기는 어렵죠.)점입니다.
향후에도 류현진 선수가 ML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 주기를 바래봅니다, 한국에서 퀄리티 스타트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꾸준함이 장점인 선수니까 좋은 성적 기대해도 되리라 봅니다.
http://blog.naver.com/andy3548?Redirect=Log&logNo=9017416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