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타디움에 등장한 한식 ‘불고기 보울’ 먹어보니
[OSEN=로스앤젤레스(미국), 서정환 기자] 다저스타디움 먹거리에 한식메뉴가 새로 등장했다.
메이저리그 관중동원 1위를 자랑하는 다저스타디움에는 매 경기 5만 명 가까운 많은 관중들이 찾는다. 다인종이 모여 사는 LA의 특성상 관중들의 출신도 각양각색이다. 다저스에는 클레이튼 커쇼 등 미국 선수들을 비롯해 쿠바출신 푸이그, 일본의 마에다 겐타, 한국의 류현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많다. 이들을 보러 오기위해 다양한 해외 팬들도 많이 야구장을 찾는다.
이렇다보니 다저스의 먹거리 메뉴는 다른 야구장에 비해 다양한 편이다. 밀워키와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이 열린 16일(한국시간)에는 한식메뉴인 ‘불고기 보울’이 첫 선을 보였다. 다저스타디움 1층 3루쪽에 가보면 ‘다저 보울’(dodger bowl)이라는 매점이 있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테리야키 보울’이다. 밥에 테리야키 치킨을 얹은 일본식 미국음식이다. 이 메뉴를 응용해 밥에 불고기와 김치를 얹은 ‘불고기 보울’이 탄생한 것.
최근 류현진이 호투를 하면서 많은 한인 팬들도 다저스타디움을 찾고 있다. 이에 한식 메뉴도 등장한 셈이다. 물론 불고기는 미국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한식이다. ‘불고기 보울’의 가격은 13달러였다. 높은 미국물가를 고려하면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에 부담 없는 가격이다. 야구공 모양으로 생긴 플라스틱 그릇은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토종 한국입맛인 기자가 직접 시식을 해봤다. 일단 외관상으로 봤을 때는 한국 불고기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맛은 전혀 달랐다. 일단 밥부터 베트남산으로 일명 ‘날리는 쌀’을 썼다. 밥알이 뭉치지 않고 흩어지다 보니 포크로는 먹기가 어려웠다. 불고기의 간은 짰다. 그나마 밥과 같이 먹어야 어느 정도 간이 맞았다. 김치는 매운 음식을 못 먹는 미국인들의 입맛을 고려해 거의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백김치’ 수준이었다. 시식에 나선 다른 한국인 기자들의 의견도 대부분 비슷했다. 맛보다는 다저스가 한식메뉴를 만든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모습이었다.
한 입을 먹고 ‘불고기는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미국인 입맛에는 이게 더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야구장에서 부담없는 가격으로 한 끼를 떼울 수 있는 수준은 된다. 다저스는 과거에도 핫도그에 다진 김치를 얹은 ‘김치독’ 등 한식을 응용한 메뉴를 개발했었다. 하지만 ‘김치독’은 처참하게 실패하고 사라졌다. ‘불고기 보울’이 과연 다저스 팬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밖에 다저스에서는 한국의 ‘진로소주’를 응용한 소주 칵테일도 판매한다. 한국의 하이트 맥주도 생맥주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