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야구선수의 능력이라는 건 수치로 정확하게 나타낼 수 없습니다.
쉽게 물리학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선수의 능력이란 다양한 벡터로 구성되지만,
스탯이라는건 단순히 숫자의 많고 적음. 즉, 스칼라적인 표현에 불과하거든요.
애시당초 선수의 능력=스탯이라는 명제는 성립자체가 불가합니다. 능력과 스탯은 어느정도
비례한다라고 표현하는게 맞겠지요.
스탯은 그러한 표현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수의 능력을 어느정도 수치화 해서 나타내보는 겁니다.
세이버매트릭스는 그 스탯에 대한 보정치를 둬서 좀 더 선수의 실력을 알아보자는 것이지,
일반 스탯(홈런, 타율, 출루률 등. 어떤분이 클래식이라고 쓰시더군요.)이나
세이버매트릭스 스탯(FIP, RC 등)이나 기본 원리는 같습니다. 수치로 낼수 없는 벡터를
스칼라로 표현하고 있지요. 둘 다 모두 같은 오류를 갖고 시작합니다.
세이버매트리션들은 항상 그러한 오류를 보정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야구는 통계의 기본이 되는
표본 자체가 워낙 불안정하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히 보정할 수가 없습니다.
잘맞힌 타구가 호수비에 걸려 아웃이 되면 그 스탯은 0.00이지만 반대로 빚맞은 타구가 운 좋게 안타가 되면
그 수치는 1.00이 되지요.
그래서 세이버 매트리션들도 BABIP(검색해보시면 쉽게 알수 있습니다)같은 것도 만들어 냅니다만
그 것조차 표본과 통계의 오류를 지니고 있는 것은 마찬가집니다.
기본적으로 야구와 통계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선수의 능력은 스탯(세이버 매트릭스 포함)으로 정확하게 나타낼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탯 말고 선수의 능력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기는거지요. 밑에 글에서 하고 있는 논쟁도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스탯을 보여주며 류현진이 이렇게 좋은 선수다. 라고 주장해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반박이 성립할 수 밖에 없는 원초적인 오류가 존재하거든요.
아마 이러한 논쟁은 스포츠가 지속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스탯에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말이 길어 졌군요. 어쨌든 밑에 글에 논쟁하시는 분들 중에 핵심적인 두분은
제가 보기에 충분히 스탯과 야구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 같은데....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기에 한번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밑에 글 쓰신 분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사실 MLB닷컴 들어가서 선수 스탯 쫙 펼쳐놓고
자기가 입맞대로 쓸려면 무궁무진한 스탯이 존재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왜곡해서
자기 주장 뒷받침하거나, 아는 척해서 글 쓰기에 상당히 유용하지요.
한국야구에서 레인지팩터 들고와서 봐라 얘가 이렇게 좋은 수비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봤는데,
딱히 반박할 거리도 없더군요 -_-;;.....그나마 메이저리그니까 다양한 스탯이 나와서 이런 논쟁도
가능하고 즐겁네요.
각설하고........사이좋게 지냅시다. 가끔가다보면 남의 의견을 안 들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아...가끔 세이버매트릭스의 좋은 점은 너무 기초적인 것도 모르시는 분들의 어이없는 태클은
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