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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11 15:59
[MLB] "오승환은 우리의 보스다."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5,831  

[박은별의 MLB Live] "오승환은 우리의 보스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동료 불펜투수들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한국시간 8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낮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모였다. 모임 장소는 구장에서 20분 떨어진 곳에 자리한 어느 철판요리 집. 오승환의 단골집이었다. 
 
오승환은 이전에도 몇 차례 이곳에서 선수들과 함께 식사를 하곤 했다. 식당 입구엔 불펜 투수들 뿐만 아니라 콜튼 웡, 죠니 페랄타 등 카디널스 단골 손님들의 사진이 즐비하다.
 
모임의 주체는 맏형 오승환이다. 시즌이 막판으로 향해가는 요즘, 함께 고생하는 불펜 투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다. 그들과 야구장이 아닌 더 편한 자리에서 다양한 이야기도 나누고픈 마음도 있었다. 불펜의 맏형이지만 미국 생활을 하며 동료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할겸 해 직접 자리를 마련했다.
 
오승환은 일본 생활을 하면서도 동료들에게 밥을 참 많이 샀다고 했다. 거의 생활비의 대부분이 식비였다.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정말 상상 초월이었다. 타지 생활에서 그를 도와주는 동료들, 지인들, 관계자들에게 오승환이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을 터. 그는 미국으로 떠나왔지만 그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여전히 일본에서는 잊지 않고 동료들이 연락이 보내온다.
 
타일러 라이언스, 세스 매네스, 케빈 시그리스트, 맷 보우먼은 물론 그들의 여자친구들도 함께 초대했다. 보우먼의 여자친구만 뉴욕에 사는 터라 함께하지 못했고 트레버 로젠탈과 조나단 브록스턴은 주말을 가족과 보내기로 해 다음을 기약했다. 대신 짝(?)이 없는 외로운 오승환은 통역 구기환 씨 옆에 앉았다.
 
편안한 이야기가 오갔다. 평소 클럽하우스에서 말이 없던 타일러를 포함한 선수들이 수다쟁이로 변했다. 타일러는 “야구장은 비지니스 공간이다. 선수들과도 비지니스 이야기만 한다”며 기자에게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간 감춰있던 분위기 메이커다. 
 
자 이제 음식 주문 시간. 타일러와 보우만이 “배고파”를 외친다. 한국말 능력자인 타일러는 오승환에게 직접 주문을 시켰다. 실전 영어를 이때 써보라는 의미. 메뉴판을 보던 오승환은 자신있게 ‘하우스 스페셜 쓰리(House special 3)’를 외쳤다. 음식도, 좋아하는 소스 주문도 척척. 오승환의 주문 성공(?)에 모두들 박수를 쳤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여러가지 대화들이 오갔다. 
 
먼저 오승환이 “여기 선수들이 한국 기사, 언론에 나오는 걸 무척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타일러는 이를 의식한 듯 내가 무릎을 다친 것도 한국 언론에 나오느냐 물었다. 대답을 망설이고 있는 기자를 대신해 타일러의 약혼녀가 “그런 건 기사에 나오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해줬다. 웃음바다가 됐다. 대신 한국말을 제일 잘 하는 선수로 한국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타일러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옆자리에 앉은 타일러는 그간 감춰놓고 있던 한국말 솜씨도 뽐냈다. 소문으로 익히 들었던 숫자 퀴즈도 냈다. 영어로 '71’을 물으니 ‘팔십일’이라고 답하는 타일러. 땡! “ 70과 80이 헷갈린다”고 하더니 이내 "칠십 일" 정답을 맞춘다. 100까지 어떤 숫자도 문제없다. 그 뒤로는 정답 행진이다. 영어 ’not’의 의미인 ‘안’이라는 글자도 익혔다. ‘안 감사합니다’라는 응용 표현도 할 줄 아는 타일러. 이를 본 오승환이 “그렇게 귀엽게 말하면 한국에서 여자들이 정말 많이 좋아할 것”이라며 웃는다. 타일러의 입이 귀에 걸렸다. 
 
그리고 잠시 후. 타일러의 강력한 한 방이 터졌다. 이번 겨울 약혼녀와 결혼을 할 예정이니 오승환이 꼭 와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다. 결혼식 참석은 물론 축가까지 언급하는 타일러. 그때는 한국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오승환이다.“그건 생각을 해보겠다”며 “대신 축가부를 가수를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아차. 센스있는 타일러가 놓칠리 없다. “걸스 제네?(Girs’s gene?” 순간 오승환의 얼굴이 빨개졌다. 타일러가 오승환 놀리기에 신난 듯 "오~ 오오오~" 노래하며 춤까지 춘다.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마침 음식이 나왔다. 타일러와 보우만은 정말 배가 고팠는지 그릇을 깨끗히 비웠다. 오승환도 “나도 여기서 다 못 먹을 정도로 양이 많은데 저 둘은 다 먹는다”며 혀를 내두른다. “배고파”를 연신 외치던 그들은 게눈 감추듯 그릇을 싹싹 비웠다. 
 
대회는 이어졌다. 미국과 한국의 음주 문화에 대해서도 서로 설명했다. 폭탄주 만드는 방법도 공유한다. 미국과 다른 선후배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 너희는 나랑 눈도 못 마주친다.(웃음) 이렇게 한 자리에서 밥을 먹는 것 자체가 한국에선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문화 차이도 설명했다. 
 
그는 “일본도 한국과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여기는 미국인만큼 난 여기 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우린 모두 친구다”를 외쳤다. 그는 “한국에선 동생들이 어려워 해서 말을 잘 안걸고 그러니까 지금 이 문화가 더 좋다"고 했다.  
 
오승환의 친구들은 오승환이 한국과 일본에선 어떻게 야구를 했는지, 불펜투수로 연투는 많았는지, 한국과 일본 야구 생활은 어땠는지, 이동 수단 등 오승환의 야구 인생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했다.
 
“오의 가족들은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야구를 다 챙겨 봐?” 타일러의 약혼녀가 질문을 건넨다. “당연하지. 조카들도 매일 TV에서 삼촌을 보고 좋아해. 귀여워 죽겠어.“ 다들 이구동성이다. “세이브를 하면 그들에겐 커피와 함께 정말 좋은 아침이 되겠군.” 이에 오승환이 “홈런이라도 맞으면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말에 또 웃음바다다. “다들 다시 주무셔야겠어.” 오승환도 “그런 날은 아버지가 잠도 못 주무신다”고 말한다. 
 
보우먼과 타일러는 오승환을 ‘오빠’ 부른 사연도 전했다. 오승환과 구기환 씨가 장난을 쳤다. 그들이 오승환을 졸졸 쫓아다니며 오빠라고 부른 걸 상상만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일이다. 물론 지금 그들은 오빠의 의미를 알고 있고 형과 누나의 의미도 깨우쳤다. 
 
식사를 마칠 무렵 매네시가 오승환에게 물었다. “메이저리그에 오니 정말 좋아? 뭐가 달라?”
 
오승환이 답한다. “여기와서 제일 행복하게 야구하는 것 같아. 아무래도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보니 매 순간 순간이 기쁘고 흥분이 되는 건 사실이야. 야구에선 메이저리그 보다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잖아. 아시아에선 정말 인정해주는 곳이야.” 
 
그러면서 바통을 기자에게 떠 넘긴다. “여기 기자가 더 잘 알 걸?”
 
기자가 바통을 건네 받았다. “그를 6년간 알았는데 오승환이 세이브를 할 때, 또는 위기를 막아내는 순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는 건 한국이나 일본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어.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여기와서 변했어. 그만큼 이곳에서의 야구가 정말 흥분된다는 증거가 아닐까.”
 
오승환이 말한다. “그 정도로 팀이 이기는 게 좋으니까.”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오승환의 별명을 바꿔버렸다. "이제 Stone Budda(돌부처)가 아니라 Excited Budda(흥분된 부처)야" 모두들 새 별명이 맘에 드는지 껄껄 웃었다. 
 
이번엔 기자가 오승환의 친구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에게 진짜 오승환은 어떤 선수야?”
 
가장 먼저 시그리스트가 입을 열었다. “오승환은 내 전부야. 내 의미 그 자체야." 농담 섞인 이야기지만, 평소 시그리스트가 오승환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답었다. 
 
매네스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의 보스다.”더 이상 나올 대답은 없는 듯 했다. 타일러, 보우만 모두 고갤 끄덕였다.  
 
식사를 다 한 뒤 오승환은 보스답게 계산도 마쳤다. 식당을 나오며 오승환은 통역 구기환 씨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좋은 팀에 온 것도 맞고, 좋은 선수들을 만난 것도 확실한 것 같아.”  
 
박은별 기자 star8420@mbcplus.com
 
오승환과 불펜 투수들. 왼쪽 위부터 타일러와 그의 약혼녀, 보우먼, 오승환과 통역 구기환씨, 매네스 커플, 시그리스트 커플. (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오승환과 불펜 투수들. 왼쪽 위부터 타일러와 그의 약혼녀, 보우먼, 오승환과 통역 구기환씨, 매네스 커플, 시그리스트 커플. (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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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16-08-11 16:10
   
여자친구들이 다들 이쁘네....

걸스 제네...ㅋㅋㅋㅋ
남아당자강 16-08-11 16:10
   
유리; 오빠 나도 가면 안돼?????
뽐뿌맨 16-08-11 17:12
   
앞열 오른쪽 두번째... 미안하다...  짐캐리를 떠올렸어...  너무 닮았네.
유수8 16-08-11 19:29
   
좋네여.... 오승환이 선수생활 마무리를 세인트에서 할수도 있겠군... 감독 선수들 모두 잘해주니 . ㅋ
무겁 16-08-11 21:12
   
보기 좋다 ~  ㅎㅎㅎ
나이든미키 16-08-11 23:00
   
와 무슨 여친들이 다 연예인급이내 ㅋㅋ
일렉비오 16-08-12 02:28
   
네이버의 인기 댓글:

오빠, 전화 얼른 받어. 나 유리베야.
     
귀요미지훈 16-08-12 07:48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침부터 빵 터졌네요.
에로영감 16-08-13 20:25
   
역시 운동선수들이 미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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