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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5-25 07:45
[MLB] 69번째 공에 상대팀 해설자가 감탄사를 터트린다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1,656  


69번째 공에 상대팀 해설자가 감탄사를 터트린다



탬파베이 중계팀 해설자 브라이언 앤더슨

브라이언 앤더슨이라는 투수가 있었다. BK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을 함께한 좌완이다. 랜디 존슨, 커트 실링 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았다. 2000년에는 11승(7패)을 올렸다.

2001년엔 조금 처졌다. 겨우 4승 9패로 부진했다. 그래도 월드시리즈 때 3차전을 맡았다. 상대는 로저 클레멘스였다. 그 해 20승을 올린 에이스다. 일방적인 게임이 걱정됐다. 하지만 만만치 않았다. 1-2로 패했지만 양키스의 간담이 서늘해졌다.

이후 인디언스, 로열스 등지를 전전했다. 33세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통산 82승(83패)의 괜찮은 성적을 남겼다.

은퇴 후 공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2010년부터 탬파베이 레이스의 풀타임 해설자로 활약 중이다. 특히 (좌) 투수 분석에 날카로움이 반짝인다.

9번 타자, 카운트 3-1에서 체인지업 스트라이크

어제(한국시간 24일) 경기 5회 초다. 1-1로 팽팽했다. 균형은 한 방에 깨졌다. 선두타자 프랜시스코 메히아의 홈런이 터졌다. 홈 팀 에이스가 휘청한다.

1사 후. 9번 브렛 필립스 타석이다. 투수는 충격이 있나보다. 영점이 흔들린다. 볼이 점점 늘어난다. 카운트도 몰렸다. 3-1이다. 어렵사리 스트라이크 한 개가 들어갔다. 이날 69번째 투구다.

그 때였다. 갑자기 중계석이 볼륨을 키운다. 탬파베이 BSSUN, 그러니까 원정 팀 쪽이다. 해설자 브라이언 앤더슨의 목소리다. 그가 돌연 눈을 반짝인다. 그리고는 숨 쉴 틈 없이 멘트를 몰아친다.

"저걸 보세요. 봤어요?" 그렇게 시작된 감상평이다. 한동안 단독 드리볼이다.

"카운트 3-1이었죠. 거기서 던진 게 체인지업이예요.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말이죠(78.2마일짜리 공이었다). 저게 바로 Ryu의 커맨드죠. 그걸 알 수 있는 대목이군요."

해설자의 감탄은 끝나지 않았다.

"이건 타자를 굉장히 어렵게 만들죠. 저렇게 던지면 다음 공은 뭐가 올 지 도대체 알 수가 없거든요. 보세요. 그 다음 공도 또 체인지업이네요." (이번에는 77.2마일짜리, 파울이다.)

그리고 날카로운 분석이 시작된다.

"(3회) 앞 타석에서는 커터를 떨어트려 삼진을 잡았거든요. (타자가) 이제 그걸 신경 써야 할 때가 됐어요." 아니나 다를까. 바깥쪽 커터가 들어온다. 필립스는 간신히 파울로 걷어냈다.

"연속 체인지업 2개로 타자를 조급하게 만들었죠. 그리고 커터로 흔들어놨어요. 이제 타자는 혼란 상태죠. (투수는) 아마도 이번에 결정을 지으려 할 거예요. 보시죠."

아니나 다를까. 8구째는 드디어 포심이다. 그런데 91마일짜리는 가장 먼쪽에 낮게 박혔다. 필립스는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공이다. 혹시나 하고 1루로 가는 시늉이지만, 구심이 놔둘 리 없다. 두 주먹을 불끈 쥔다. 5번째 삼진이다.

레드삭스전 벅 마르티네스 해설자의 찬사

아마 선천성인 것 같다. 볼넷 알러지다. 그것도 중증이다. 공짜는 절대 없다. 차라리 한 방 맞고 말지. 그런 마음인가 보다.

캐나다 스포츠넷은 그를 이렇게 평가한다. "최근 3년간 볼넷 비율이 3.3%→6.2%→2.7%에 불과하다. 이 보다 낮은 투수는 잭 그레인키(평균 3.3%)가 유일하다."

그냥 욱여넣는 게 아니다. 타자 입장에서는 '설마' 하는 공이다. 가장 어려운 주무기를 쓴다. '이번엔 무조건 직구겠지.' 그런 편한 생각은 100% 당한다. 타자가 상상도 못하는 공으로 카운트를 잡으러 간다.

비슷한 상황은 며칠 전에도 있었다. 빨간 양말들 혼내줄 때다(5월 19일).

4회 6번 크리스티안 바스케스 타석이다. 3-1에서 4구째도 체인지업(78마일)이었다. 이 대목을 전하는 해설자 벅 마르티네스의 멘트다.

"3-1이 됐군요. 바스케스가 가장 좋아하는 카운트죠. 보통이라면 패스트볼 카운트예요. 하지만 예상이 어렵네요. 어쩌면 오프 스피드 피치가 올 수도 있어요. 보세요. 오프 스피드 피치죠? 바로 저런 점이예요. 언제, 어느 카운트에서든지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어요. 그것도 그냥 한 가운데 밀어넣는 공이 아니예요. (가장자리를 파고드는) 퀄리티 피치를 구사하죠."

무조건 스트라이크 상황에도 가장 어려운 공으로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져요.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69번째 공을 던진 순간이다. 해설자 브라이언 앤더슨이 같은 말을 두 번이나 되뇌인다. 자신도 좌투수 아니었나. 그만큼 인상 깊었나 보다.

상상해 보시라. 조금 전에 홈런을 맞았다. 상대는 9번 타자다. 반드시 잡고 가야한다. 그런데 카운트가 몰렸다. 3-1이다. 여기서 볼넷? 최악이다.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져야한다. 그럼 뻔하다. 당연히 직구(포심)다. 왜? 그게 가장 편하니까.

하지만 그건 고수의 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도 비범하게 가야한다. 최고의 무기로, 가장 힘든 코스를 뚫어야한다. 그게 바로 레벨이다. 에이스의 클래스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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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21-05-25 07:45
   
큐티 21-05-25 13:50
   
1회에 보더라인 근처로 공 한두개씩 넣다뺐다 하면서 그날 심판의 성향을 파악하는거 보면 소름 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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