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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02 19:56
[MLB] [민훈기] 평정심 류현진, 이 악문 범가너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1,278  



민훈기의 스페셜야구] 평정심 류현진, 이 악문 범가너


두 좌완의 명품 투수전, 범가너 6이닝 1실점, 류현진 8이닝 1실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좌완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는 통산 111승을 거둔 관록의 투수입니다.

정규 시즌도 뛰어났지만 포스트시즌의 믿기 어려운 활약(16경기 14선발 8승3패 1세이브 ERA 2.11, 월드시리즈 4승무패 1세이브)으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줘, MLB를 한 20년은 장기 지배한 강자의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범가너는 오는 8월에야 만 서른이 되는, 아직 젊은 투수입니다. 올해로 빅리그 11년차인 범가너는 2017년 바이크 사고로 어깨 큰 부상 이후 구위가 약간 떨어졌지만 여전히 빅리그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2일 SF전에서 류현진은 시즌 최다인 8이닝을 1실점으로 막는 역투를 보였습니다. 아쉽게 1-1에서 교체돼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특히 NL 서부조 라이벌인 LA 다저스를 만나면 범가너는 더욱 투지를 불사릅니다.

통산 다저스 상대 33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이 2.59로 정말 빼어나서, 15승12패라는 성적은 불운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그런데 범가너는 다저스 좌완 투수 류현진과의 역대 7번 맞대결 경기에서는 3승4패로 밀리는 성적을 남겼습니다. 경기 내용은 늘 좋았지만 류현진도 밀리지 않는 좋은 피칭으로 맞서며 3승3패의 맞대결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맞대결 ERA는 범가너 1.36, 류현진 2.08)

특히 올해 첫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의 다저스가 승리하며 최근 두 경기 연속으로 범가너는 류현진과 매치에서 패했습니다. 그래서 2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의 다저스를 다시 만난 범가너가 초반부터 혼신을 다한 투구를 하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습니다.

그리고 1회초 ‘범(가너) 사냥꾼’ 키케 에르난데스를 3구 삼진으로 잡을 때 알아봤습니다. 연속 149km 속구로 투 스트라이크를 잡고 141km 컷패스트볼로 간단히 제압했습니다. 키케는 통산 범가너 상대 5할을 기록한 타자입니다. 그것도 42타수 21안타에 4홈런, 2루타 5개, 9타점, 장타율이 무려 9할5리인 타자인데, 공 3개로 삼진을 잡으며 이를 악물었습니다. 1회는 공 8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반면 1회말 류현진(32)은 어렵게 시작했습니다.

범가너의 자이언츠와 대결이니 류현진도 당연히 승부욕이 더했을 건 분명하지만, 평소와 다른 점은 안 보였습니다. SF 홈 오라클파크에서 통산 9경기 선발로 나서 5승3패 ERA 3.16(51.1이닝 18자책점)에 피안타율 .229로 아주 강했는데, 첫 타자 더가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번 오스틴에게 중간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허용, 무사 주자 2,3루의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1회 속구의 평균 구속이 143km 정도로 불안했는데, 류현진은 별 동요 없이 평소대로 자신의 피칭을 했습니다. 그리고 운도 따라줬습니다. 3번 벨트가 5구째 노려 친 체인지업은 오라클필드의 가장 깊은 우중간으로 날아갔습니다. 타 구장이었으면 홈런이 될 수도 있을 법한 깊은 타구는 우익수 벨린저에 잡혔습니다. 희생플라이가 되며 1점을 먼저 내주기는 했지만 4번 포지와 5번 롱고리아를 내야 땅볼과 좌측 뜬공으로 잡으며 아주 위험할 수 있었던 첫 회를 1실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2회말 토론토에서 이적한 6번 필라가 기습 번트 안타로 진루하며 류현진을 흔들려고 했지만 ‘코리안 몬스터’는 침착했습니다. 7번 크로포드를 떨어지는 체인지업 삼진으로 잡고, 과거 2루타 2개 포함 4안타를 치며 괴롭혔던 솔라르테를 3루 땅볼 병살로 유도하며 쉽게 이닝을 닫았습니다. 필라의 번트 안타 이후 류현진은 6회말 첫 타자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벌이며 자이언츠 타선을 꽉 눌렀습니다. 12연속 범타 중엔 삼진 5개를 곁들였고, 역시 볼넷은 제로.

이닝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구속이 빨라지는 모습을 보인 류현진의 이날 주목할 만한 승부는 바로 상대 투수 범가너와의 두 차례 만남. 지난 4월 3일 첫 대결에서 홈런 치는 투수 범가너에서 2점포를 허용한 경험이 있는 류현진은 3회 선두 타자로 나온 범가너를 상대로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만 5개 연속으로 던지며 삼진을 잡았습니다.

이날 깜짝 해설로 등장한 BK 김병현이 밝혔듯 NL에서 투수가 투수에게 변화구를 던지면 창피한 일로 여겨지던 것이 그리 먼 옛날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투수 중에도 범가너처럼 타격이 빼어난 선수도 많이 나오고, 팽팽한 승부에서 상대 투수에게 안타 혹은 장타를 맞는 것이 오히려 피해가 훨씬 커지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상대 투수에게도 무조건 전력 피칭은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어떻게든 범가너를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6회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역시 선두 타자로 나온 범가너를 이번에는 커터와 포심, 체인지업을 섞으며 4구째 146km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습니다. 재밌는 것은 이날 류현진이 총 6개의 삼진을 잡았는데 초반 3개는 체인지업, 후반 3개는 패스트볼로 잡았습니다. 류현진이 비교적 허약한(NL 15팀 중 타율 14위, 홈런 13위, 득점 14위) 자이언츠 타선을 1회 이후 철저히 봉쇄하는 동안 범가너 역시 득점 1위 다저스 타선을 5회까지 0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그러나 6회초 결국은 ‘범 사냥꾼’ 키케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을 만들어냅니다. 선두 타자로 2루타를 치고 나간 키케였지만 2번 시거와 3번 터너가 각각 삼진, 뜬공으로 물러나 투아웃이 됐습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범가너에게 타이밍을 잡지 못하던 4번 타자 벨린저의 타석. 벨린저는 볼카운트 1-2로 몰린 가운데 범가너는 148.5km 투심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4월초 류현진의 다저스에게 패했던 범가너는 초반부터 혼신의 피칭으로 6이닝 1실점 후 물러났지만 승패 무관했습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리고 여기서 아주 보기 드문 장면과 상황이 이어집니다.

벨린저의 날카로운 땅볼은 1루 선상으로 향했고 자이언츠 1루수 벨트가 몸을 날렸습니다. 그런데 투수 범가너는 1루 커버의 스타트를 끊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타트를 끊은 선수는 2루에 있던 키케였습니다. 벨린저 시프트가 걸리며 3루가 비자 아마도 키케는 3루를 훔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벨린저가 타격을 하자 키케는 그대로 질주했고, 다이빙을 해서 공을 잡고 투수의 1루 커버를 기다리던 벨트가 뒤늦게 달려온 범가너에게 송구했지만 벨린저는 1루에서 세이프, 키케는 홈을 밟았습니다. 승부는 1-1 원점이 됐습니다.

그렇게 6회까지 두 대단한 좌완 투수는 1-1의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범가너는 투구수 114개를 기록하며 6회를 끝으로 교체됐지만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이어서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추가 두 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막았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많은 107구를 던지며, 가장 많은 8이닝을 소화했습니다. 피안타 4개로 1점만 내주며 시즌 평균자책점은 2.55까지 낮췄습니다.

7회초 주자 1,3루에서 자이언츠 두 번째 투수 모론토가 던진 바운드된 공이 구심 티몬스의 팔에 맞고 떨어지며 폭투가 되지 않은 것이 아마도 다저스와 류현진 팬들에게는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공이 뒤로 빠져으면 2-1로 경기가 뒤집히며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왔을지도 모르지만 3루 주자는 그대로 묶였고, 이어 모론토가 키케와 시거를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1-1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다저스는 9회말 포지에게 적시타를 맞고 결국 끝내기 패배를 당했습니다.

시즌 최고의 역투를 하고도 아쉽게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의 상승세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도 4사구는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 6개를 추가했습니다. 계속되던 피홈런 행진도 중단시켰습니다. 로테이션 상 류현진은 오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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