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푸른 피의 에이스’였던 배영수(33)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3일 FA 투수 배영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3년에 총액 21억5000만원이다.
생각지 못했던 이별과 만남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엔 마치 10년같던 한
시간이 있었다.
지난 15년간 늘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배영수다. 삼성이 2000년대 첫 전성기를 열었을 때 그는 팀을 지켜주던
버팀목이었다. 승리가 필요한 순간, 언제나 그가 있었다.
이후 오랜 재활의 시간을 거쳐야 했다. 당시 그는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지켜보던 사람들도 그와 함께 울었다. 하지만 배영수는 기어코 다시 일어났고, 삼성이 진짜 전성기를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 중심은
아니었지만 고비때 마다 팀을 이끌어주는 조력자로서 역할을 다했다.
2014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얻은 FA 자격.
‘배영수=삼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이별을 예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기간 안에 계약이 끝날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그의 후배들이 역대급 계약을 성사시키며 팬들의 환영을 받는 사이, 배영수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삼성은 그의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않았다. 그 선택이 앞으로 어떤 결과른 만들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현재의
배영수가 받아들이기는 힘든 부분이었다.
선발 보장 같은 항목은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 보직은 경쟁을 통해 결정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한화행이 결정된 뒤에도 “선발 한 자리가 무조건 내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삼성 시절에도 늘 경쟁이었다. 다른
투수들과 경쟁해서 기회가 오면 선발을 하는 것이고 불펜이 맞다면 중간 계투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배영수간의 계약
기간에 대한 생각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배영수는 정든 삼성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됐다.
삼성을 떠나던 날, 그는 참
아픈 경험을 했다. 협상이 약속됐던 시간, 구단 사무실엔 윤성환 안지만 등 특급 계약을 앞둔 선수들이 구단 관계자와 만나고 있었다. 배영수는 약
한 시간 가량을 멍하니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구단 직원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다만 이후 협상에서도
달라진 것은 없었고 배영수는 결국 삼성을 떠나기로 최종 결심을 했다.
배영수는 “누구도 원망 안한다. 정말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오해는없다. 하지만 그 시간이 너무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지금 내 상황이 어떤건지 잘 알게됐다. 그렇게 힘들었을 때 김성근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다. 한화 구단도 날 받아줬다. 야구로 고마움을 갚고싶다”고 말했다.
이 기사보니
배영수 선수 한화에서 잘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