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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11 18:38
[MLB] [박은별의 MLB Live] 강정호가 '피식' 웃은 두 가지 이유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2,559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제대로 물이 올랐다. 
 
9월 11일(한국시간) PNC구장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피츠버그와의 경기. 피츠버그는 7-8로 아쉽게 졌지만, 이 경기는 강정호의 타격감이 여전히 좋다는 걸 확인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 
 
5번-3루수로 선발출전한 강정호는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복귀 후 5경기서 4홈런 10타점. 덕분에 시즌 타율도 2할6푼3리까지 끌어올렸다.  
 
경기 후 '엠스플뉴스'와 만난 강정호는 이날도 피츠버그 선수단 가운데 가장 퇴근이 늦은 선수였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아이싱을 마치고 나서 취재진 앞에 선 강정호. 와일드카드 경쟁 중인 팀 분위기는 이날 패배로 물에 젖은 이불처럼 무거웠다. 
 
강정호 역시 팀 패배를 아쉬워했지만, 표정만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는 증거일 터. 기자와 인터뷰하던 강정호는 '두 번' 피식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유가 있었다. 
 
“바람 타고 넘어갔어요.”





1회부터 강정호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 말 1사 주자 1, 2루에서 강정호는 로버트 스테판슨을 상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쳐냈다. 팀이 2-0으로 앞선 3회엔 시원한 한 방을 터트렸다. 2사 주자 2루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린 것.
 
타격감 좋은 강정호에게 상대 배터리가 좋은 공을 줄 리 만무했다. 그러나 상대 배터리의 견제보다 강정호의 감이 더 좋았다. 강정호는 네 번째 타석에서 차분히 볼넷을 얻어낸 뒤 마지막 타석에서 실투를 노려 다시 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네 번째 3안타 경기였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강정호는 먼저 "(팀이) 져서 할 말이 없다. 내일은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팀 패배를 아쉬워했다.
 
강정호가 5일 연속 선발 출전한 건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다. 무릎 부상에서 '갓' 회복한 강정호를 배려해 그동안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가 2, 3일 연속 경기에 출전하면 다음 날은 반드시 휴식을 줬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경기 전 손가락을 굽히며 강정호의 연속 출전 경기수를 세던 허들 감독은 강정호 활용 계획에 대해 “내일 휴식을 주고 싶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수비와 타격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강정호를 계속 벤치에 두고 아낄 수만은 없다는 표정이었다. 강정호도 "워낙 연속 출전 경기를 많이 해봐서 힘들지 않다. 연습도 계속 해왔기 때문에 할 만한 상태"라고 밝혔다.
 
담담하게 대답을 이어가던 강정호는 그 다음 질문에서 웃음을 터트렸다. 홈런 상황을 묻는 말이었다. 강정호는 활짝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투수의 실투가 나왔다. 빗맞았는데 바람 타고 넘어간 것 같다(피식). 오늘 바람이 셌다(웃음).”
 
현지 TV 중계해설진도 홈런 당시 "속구를 굉장히 잘 치는 선수인데 이번엔 커브를 받아쳤다. 완벽한 정타는 아니었지만, 담장을 넘기기엔 충분했다. '딱' 필요한 만큼만 멀리 보냈다. 살살 부는 바람을 타고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고 평했다. 강정호와 비슷한 이야기였다. 강정호는 "운이 좋았다"며 다시 한 번 웃었다.
 
“하루에 하나씩 치라는 말이에요?”


11일 경기 후 엠스플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강정호. (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11일 경기 후 엠스플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강정호. (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강정호의 맹활약에 구단 홍보팀 직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강정호의 맹활약에 구단 홍보팀 직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홈런에 관한 질문은 계속됐다.
 
강정호는 이날 홈런으로 시즌 홈런수를 18개로 늘렸다. 지난해 126경기 출전-421타수에서 때려낸 홈런이 15개니 올 시즌 홈런 페이스가 훨씬 좋다. 올 시즌엔 83경기 출전-255타수 만에 18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대로라면 경기수와 타석수는 적지만, 홈런과 타점, 볼넷, 장타율에선 모두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강정호의 파워는 동료 선수들도 놀랄 정도다. 경기 전 연습 배팅 때 강정호의 날카로운 타구에 동료들은 연방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정호는 “힘만 놓고 보면 나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좋다. 다만, 내가 강하게 스윙하려고 하다 보니까 타구가 빠른 것 같다”고 자신만의 장타 비결을 밝혔다. 
 
이때 기자가 "벌써 18개 홈런이 나왔는데, 20개는 충분할 것 같다"고 하자 이번엔 '버럭'했다. 
 
“아니 벌써라뇨. (당황한 기자를 보며) 진작 18개가 돼야 했는 상황인데.” 
 
시즌 전 그의 홈런 목표는 30개였다. 지난해 15개의 홈런 목표를 정확히 이루고서 올 시즌은 목표를 더 크게 잡았다.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 제목이 현실이 되길 바라면서. 
 
하지만 무릎 재활의 기간이 생각보다 다소 길어졌다. 막판엔 어깨 부상까지 겹치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허들 감독의 철저한 관리로 휴식일이 자주 있었던 것도 타석에 많이 서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트리플A에서 5, 9월 두 차례 재활 경기를 했던 강정호가 이때마다 공통으로 밝힌 각오 중 하나는 “홈런으로 팀에 도움이 되겠다”였다. 홈런은 중심타자가 가장 확실하게 점수를 내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강정호는 자신도 있었다. ‘홈런 30개’를 목표로 했던 강정호가 “벌써 18개”라고 말한 기자의 말실수(?)에 버럭한 이유가 그 때문이리라. 강정호의 답변에서 기자는 ’더 잘할 수 있었다’는 그의 아쉬움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피츠버그는 아직 2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경기 대부분을 강정호가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페이스라면 20홈런은 물론 30홈런도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 이야기를 하자 강정호가 또 한 번 피식 웃었다.
 
“그럼 하루에 하나씩 치라는 말이에요? 뭐에요.(웃음) 야구가 제 맘대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끝날 때 까지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정호의 현재 타격감을 보면 30홈런도 정말 무리는 아니다. 지금의 강정호가 더 대단한 건 장점인 빠른 공뿐만 아니라 변화구도 받아쳐 홈런 등 좋은 타구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99마일 강속구도 가볍게 날려버리는 강정호. 그래서 상대 배터리는 좀처럼 속구 승부를 하지 않으려 한다. 변화구 위주다. 배터리가 머리를 쓰면 강정호도 머리를 쓴다. 속구는 물론 변화구에도 타이밍을 맞춰 때려내고 아니다 싶으면 잘 참아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투수라면 그야말로 승부할 구종도, 던질 곳도 없는 타자인 셈이다.
 
강정호는 "오늘 포수(터커 반하르트)도 변화구만 요구하더라. 내일도 같은 포수가 나오면 또 변화구를 노려 치겠다"고 말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라고 말하는 강정호지만, 이 대답에선 자신감이 잔뜩 느껴졌다. 
 
시즌이 정말 막바지에 와 있다. 강정호의 시즌 마지막 아치는 과연 몇 번째 홈런으로 기록될까.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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