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의 과한 어필과 무리한 운영, 상대팀에 대한 배려 배제 등에 대해 전근대적인 야구 방식이라는 논조로 글을 올렸다가 엄청나게 까였는데요.
논리에 안 맞다는데 반대 하시는 분들도 논리가 있는 건 아닌 거 같더군요. 다만 떼로 몰아 붙이지 무슨 말을 못 하겠더군요.
김성근 감독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선수를 조련시키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것 압니다. 한 때 프로 선수들이 타성에 젖었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 야구의 힘을 보여주신 분이기도 하죠.
하지만 선수 운용에 있어서 우려 점이 보입니다.
바로 '혹사' 문제죠.
일본에서는 투수는 많이 던질 수록 길이 난다며 훈련 시킬 때나 기량 향상을 위해서 엄청난 피칭을 주문한다고 들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어깨란 소모성이다, 언젠가는 쓴 만큼 닳는다며 절대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하죠.
류현진 선수는 과거 수술 경력도 있고해서 불펜 피칭 조차 안 했다던데 미국에서 한국에서보다 더 많이 더 빈번히 던지다 보니 무리가 오고 지금 부상 중이죠.
이런 것만 봐도 투수에 대한 혹사 문제는 당장 성적을 넘어 크게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 한국 야구 초창기 때, 선발투수나 마무리 투수의 개념이 없이 잘 던지는 투수가 많이 던지는 시대에 최동원 선수는 엄청난 이닝을 던졌고, 결국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이후 구위를 예전만큼 발휘하지 못 하며 하향길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투수의 보직 개념도 없던 당시의 야구를 한국 야구가 태동하던 시기의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까지 치부하는 마당에 투수의 투구수 조절은 지금에서는 당연한 아주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한 주에 선발 투수를 3번이나 선발 등판 시킨다는 것은 매우 비 상식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거 김감독이 SK 감독을 할 때, 타 팀에서는 무리한 선수 운용과 비상식적 플레이로 지탄을 많이 받았습니다.
윤길현 선수가 띠 동갑 선배 선수에게 빈볼을 던지고 맞욕을 한 사건과 장타를 치고 2루로 향하던 선수를 수비수가 발로 찍어 내리는 플레이 등은 참 유명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런 선수들이 김감독이 물러난 이후에는 전혀 그런 플레이를 하지 않죠.
선수들은 김감독님을 신뢰하고 누구보다 따릅니다. 그런 신뢰 속에 김감독은 성적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우려가 큽니다.
지금에서 김감독님이 바뀌지는 않으시겠지만 과연 이런 부분은 우리 야구에서 긍정적인 부분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