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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8-09 16:12
[MLB] 류현진 MLB일기<23> 펜스를 두려워하지 않는 푸이그, 때땡큐!
 글쓴이 : 하늘꽃초롱
조회 :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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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의 호수비에 실점 위기를 넘긴 류현진. 푸이그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어제 LA 에인절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곧장 밀워키로 이동, 선수단 숙소에 도착해선 방으로 들어온 시간이 오늘(현지시간 8월 8일, 한국시간 9일) 아침 7시 45분이었습니다. LA에서 공항 이동 후 비행기에 탑승하고 3시간 30분가량의 비행 시간과 밀워키 공항에서 또 숙소로 이동하는 시간에다 LA와 2시간의 시차가 적용되다보니 밀워키에는 아침에서야 도착이 된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몇 시간 후에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스케줄은 저를 비롯해 우리 팀 선수들에게 꽤 부담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래서 밀워키와의 1차전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 결국 패하고 말았지만, 최악의 컨디션에서 그래도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어제 경기에 대해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LA 에인절스는 지난 시즌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준 팀입니다. 메이저리그 첫 해에 완봉승을 거두게 해줬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선을 자랑하는 팀이었지만, 다른 경기보단 오히려 부담 없이 마운드에 올랐던 것 같습니다.
3회 카우길 선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기 전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고 호투를 펼친 배경에는 3회초 1사 만루에서 라미레스의 적시타와 캠프의 희생플라이로 인해 3-0으로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솔직히 그때 3점을 뽑아내는 우리 팀 선수들을 보면서 ‘아, 오늘은 승수를 챙길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3회말 로하스가 보인 환상의 수비와 4회말 푸홀스의 강력한 타구를 잡아낸 유리베의 신들린 수비, 그리고 6회말 2사 2,3루에서 해밀턴의 타구를 잡아낸 푸이그의 명품 수비는 13승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이었습니다. 저로선 해밀턴이 중견수 방향으로 큰 타구를 날리는 순간, 가슴이 철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넘어 가는구나 싶었는데, 우리 팀에는 펜스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푸이그가 펜스를 향해 돌진하면서 공을 잡고 펜스에 부딪히는 호수비를 펼친 덕분에 실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요.
경기를 마치고 나니 주위에선 5회 전까지 안타가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라 혹시 노히트노런을 떠올리지 않았느냐고 묻더라고요. 프리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안타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안타를 맞았다고 해서 크게 허무하거나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감정 기복이 없었기 때문에 7이닝까지 무실점으로 100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왔다고 봅니다.
그리고 3회, 카우길 선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을 때, 제 손에서 공이 빠져나가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휘어서 들어갔기 때문에 선수가 피하지 않으면 맞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카우길 선수는 피하지 않더라고요. 그런 다음에 자신의 방망이를 신경질적으로 내던졌지만, 전 ‘쫄지’ 않았습니다^^.
어제 마이크 트라웃 선수의 생일이었다면서요? 관중석의 에인절스 팬들이 ‘해피 버스데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트라웃 선수를 응원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 트라웃은 지난 해에도 저를 상대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를 상대하는 마음 가짐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마이크 트라웃에 대한 개인적인 부담보다는 에인절스의 2, 3, 4번 타순(마이크 트라웃-알버트 푸홀스-조시 해밀턴)이 워낙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중심 타선을 상대할 때 좀 더 집중했을 뿐 트라웃이라고 해서 더 신경을 쓴 건 아니었던 것이죠.
어제 매팅리 감독님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패스트볼의 스피드 조절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도 패스트볼 스피드의 완급 조절은 상당히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27일, 7이닝까지 퍼펙트를 기록했던 신시내티 레즈전이 연상될 정도로 최고의 컨디션을 바탕으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습니다.
스피드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고요? 컨디션이 좋으면 패스트볼을 던질 때 저절로 완급 조절이 되는 것 같아요. 말로 설명하기가 꽤 어려운데, 저도 자주 경험하지 못하는 거라…^^. 올시즌에는 빠른 슬라이더와 더불어 에인절스전처럼 패스트볼의 완급 조절이 더해지면서 일찌감치 13승을 올렸습니다. 지난 해보단 조금 더 잘하고 있는 것 맞죠?
앞으로 1승을 더하면 지난해 올린 14승과 같은 승수를 기록합니다. 항상 그랬듯이 전 승수의 숫자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오로지 평균자책점을 더 끌어내리는 일이 숙제일 뿐입니다. 3.21까지 왔는데, 2점대 진입은 희망사항이고, 바람이라면 3.00대를 찍는 것입니다. 우리 팀에 펜스를 두려워하지 않는 ‘동생’과 신기에 가까운 수비로 안타를 아웃으로 만드는 또 다른 ‘동생’, 그리고 둔탁한 겉모습과는 달리 유연한 몸놀림을 자랑하는 ‘형님’이 계시는 한, 제 바람이 바람으로만은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네요^^.
* 이 일기는 류현진 선수의 구술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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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흥카토레… 14-08-09 16:52
   
얼마전에는 3.1이 목표라고 했는데 은근슬쩍 다시 하향 조정한 귀염귀염 현진
평화와펑등 14-08-09 17:50
   
2.99만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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