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는 친구 중에 하나는 직장 등산 모임 중에 미끄러지는 여직원의 손을 잡다가 무릎을 바위에 부딪혔던 일로 해서 정말로 다리 하나를 무릎 위로 절단해야 했지요.. 그 일 전에는 전혀 안면을 트지 않은 여직원이었고요.. 하지만 그 일로 해서 그 여자는 친구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 친구는 다리를 절단하면서 직장도 나오게 됐고, 당연히 이후의 사회 생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처는 선택을 했고 다행인지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요즘 남녀 간의 사랑에 무슨 책임과 의리냐고 할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좋으면 만나고 싫으면 헤어지면 그만이 아니냐고 말이지요...
임태훈 선수의 처신을 보면서 참 답답했던 것은, 여자의 고통이 매스컴에 의해서 고스란히 새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꼭 그런 식의 대응을 했어야 했는냐는 거지요.. 하긴 제 입으로 난 저 여자와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닌 상황이었다면, 스스로 희화한 그 사랑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저 여자를 응석으로 접근해서 한번 놀아야지 하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구요...어쩌면 오늘의 풍조일 수도 있고,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여자의 고통이 고스란히 보이는 상황에서는 사랑에 앞서 책임과 의무를 느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인간성 자체가 아주 모진 인간이 아니라면, 어떻게 자신과 관계를 한 것으로 해서 고통 받는 한 여성을 저렇게 냉정하게 내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저 여자와 사귄 적이 없다..... 차라리 침묵했었다면 어땠을까..그래도 여자는 xx을 택했을까.... 이건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19층에서 뛰어내려야 했던 한 여성의 아픔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임태훈이도 지금 그 충격이 적지않을 걸로 믿어 보지만..글쎄요. 그 얇은 입술을 가지고 나불댔을 모습을 생각하면 솔직히 괴로움을 느낄 인자가 있기나 한 인간일까 싶기도 해서 씁쓸합니다.
그저 평범한 한 여성은 자신과의 우연한 관련으로 해서 상처받은 한 남자를 사랑 없이 결혼까지 하고 그 없었던 사랑을 만들어 가면서 살고 있는 반면에...온갖 치장을 한 사랑 타령을 하다가 관계까지 맺은 후에 그걸 세상에 까발리고 다시 그걸 부정해 여성을 죽음으로 몬 유명 야구 선수....
단지 프라이버시를 모르는 몰상식한 한 인간을 봤다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안쓰러워서 주절거려 봤습니다.
좀 책임과 의리를 가지고 사랑을 했으면 좋겠고...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좀 가지고 살자고 말하면 유치한 건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