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팅 맴버에서 민병헌, 오재원 같은 주전이 빠진건 이해합니다.
초반 긴장해서 자중지란한 SK에게 5점을 먼저 선취하고, 계속된
찬스에서 점수를 더 추가 못한 것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SK가 쫓아가는 분위기에서 김현수나 홍성흔 같은 주전을
빼고 프로 첫안타도 신고못한 신인, 2년만에 1군에 올라온 선수들
로 바꾼것은 이해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5회까지 잘 던진 이현승 선수를 공 70개 정도에 바꾼것도 조금은
납득이 가지 않지만, 뭐 무리할 필요까지는 없으니 그럴수있다고
치더라도 임태훈선수의 갑작스런 등판은 솔직히 좀 그렇더군요.
경기를 보면서 분명히 느낀것은 후반부터 두산선수들에게는 이기
려는 의욕이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물론 코칭 스태프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게 번트를 좋아하던 송일수 감독은 1점이 중요한 경기 중후반,
무사 1,2루 같은 찬스가 몇차례나 왔지만 한번도 번트를 대지 않아
결국 병살등으로 그 많은 찬스를 모두 놓쳤습니다.
파울 플라이를 어이없이 놓치기도 하고, 내야 뜬공을 희생타점으로
만들고, 어처구니 없는 공에 어처구니 없는 스윙을 휘둘렀습니다.
10회말 무사 만루 같은 상황에서 주전급 선수를 한번쯤 대타로 내보
낼 수도 있었는데 그런 시도조차 하지않았죠.
물론, 두산이 기를 쓰고 이겨야할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시즌 막판 2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옳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오늘 해설을 한 김인식 전 감독이 수차례나 강하게 질책했듯이, 프로가
이런 경기를 하면 안되는 겁니다.
응원하는 팬들에게 이런 의욕없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은 끝까지 응원한
팬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속내를 냉정하게 까발리자면... 두산 입장에서는
같은 잠실 한지붕을 쓰는 엘지가 가을야구를 하는걸 보는거보다 차라리
SK가 올라가는 것이 훨씬 속이 편할겁니다.
이건 코칭스태프나 팬 모두의 솔직한 속마음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두산이 오늘 경기를 일부로 졌다는 소리는 결코 아닙니다. 조작운운 할
만한 경기내용까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이기려고도 하지 않았죠. 이기려는 의지가 없으니 0:5에서
그렇게 맥없이 7:5로 역전을 당한겁니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는지 몰라도, 두산 송일수 감독에게 오늘 이기려는
의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전 두산 감독인 김인식 해설위원이 이례적으로 송일수 감독
을 강하게 수차례 질책하고, '오해를 살 만한 경기 내용'이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