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경기는 왠지 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지배한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9회의 기적 같은 승리를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
경기를 보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저냥 생각나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 과연 오타니는 대단했던가?
일단 한국팀을 상대로 오타니는 아마도 아직 어리지만 인생의 역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이 빨랐던 것도 사실이었던 것 같고. 한국의 알고보면 꽤 강타선인데 그걸 꽉 막아버린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더군요. 그런데 그건 혹시 단기전의 착시가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막상 접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너무 일방적인 헛스윙으로 끝내니 오타니가 대단하다고 말해야
체면치례라도 하는 걸로 보이지만 밑어 어떤 분이 쓴 걸 보니 푸에르토리코와의 친선전에서는
2이닝 2실점이라고 하더군요. 그걸 보면 아무리 상대적이라고 할지라도. 너무 과대평가된 경향도
크다고 봅니다. 한국타자들이 원래 일본 에이스에게 약했습니다. 오타니 이전에도 모든 경기에서
일본 에이스급 투수는 거의 넘사벽이었다고 할 수 있죠. 그냥 서로 부담감을 누가 더 갖느냐에서
나온 실수 혹은 실투성 공을 운 좋게 받아 친 경우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수비력이- 이것도 부담감
싸움이 되겠는데- 조금 나았다고 보는 편입니다. 다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국타자들이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고 보이는 것이 일본 정상급 투수들의 변화구를 정확히 보고 받아치더군요. 그것도 거의 모든
타선에서. 물론 국대 타선이란 것이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9번타자 마저도 자국 리그에서는 클린업이겠지만
말입니다.
따라서 오타니가 1억불급 어쩌구는 그냥 일본의 설레발이구요. 메이져에서 실적을 남기려면
그 로테이션에 얼마나 체력적으로 견딜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즉 5일 로테이션에서 얼마나 그 한국전에 맘 먹고 쉬면서 던진 이른바 자칭 160킬로급의
공이 몇개나 미 메이져타자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냐가 관건이겠습니다면. 솔직히 전
그런 넘사벽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타니는 한국전에 맞춰서
그 21세짜리의 공명심을 최대한 이끌어낸 희대의 투구였다고 봅니다.
거기에 더해서 2차전에서 한국타자들이 작전미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즉 해설진에서 그러던데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친 덕분에 7회까지 85개 밖에 안 던지게 한 것이
그런 착시효과도 가져온 걸로 보입니다. 그냥 정상적으로 좀 봐가면서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그것 역시 단기전이니 뭐. 어쨌거나 이겼으니 된 거라고 봅니다.
두번째 미국심판 얘깁니다.
어제 정말 인상적인 것이 심판인데. 이 친구가 솔직히 오타니에게 몇개의 스트라이크를 선물했고,
그로 인해서 한국타자들은 흔들렸고, 가뜩이나 빠르다고 생각하는 공에 헛스윙하게 하는데는
심판이 한두개만 많이도 필요없이 한두개만 애미하게 콜하면 충분합니다. 한국투수들의 공에 역시
일관적인 바깥 낮은 -솔직히는 그다지 낮지도 않았습니다. - 공에 콜을 안 하면서 투수들이
몰리는 공을 넣게 하는 효과로 일본타자에게 상당한 유리함을 줍니다. 그걸 못 친 건 일본 타자들이
생각만큼 수준이 낮았던 건지 아니면 우리를 무시하고 휘둘렀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9회가 오고 한국타자들이 치고 나가자 심경에 변화가 온 것 같습니다.
즉 비록 아마추어심판이겠지만 이런 명승부를 자기가 심판을 하게 된 겁니다.
솔직히 이 미국 심판이 한국 야구에 대해서 알까요? 일본에 대해서는 워낙 홍보가 쌘 일본의 특성상
거품이던 아니던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초반에 한국팀에 불 이익을 주는 것에
아무런 가책도 느낒 않았을 것입니다. 강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승부의 세계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초반 오타니란 자시닝 보기에도 아마 메이져급의 투수와 헛스윙의 한국. 뭐 어차피
질 한국이란 나라에 약간의 불이익을 더한다고 뭐 양심에 가책이나 올까요? 그런데
그런데..................
9회 그 미국을 10대2로 꺾은 그 일본을 상대로 한국의 역습이 시작되고, 이 미쿡인 심판은
정신이 바짝 들기 시작했을 겁니다. 이 승부에 자기가 만약에 이상한 짓을 해서
초를 치게 된다면 자기 명예도 같이 떨어질 것이란 것을.
따라서 이 미쿡인 심판은 어젯 밤 술 한잔 마시면서 정말 이런 명승부에 심판을 하게 된 것을
자축하면서 기분 좋게 일본에서의 밤을 즐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세번째가 과연 고쿠보는 실수를 한 건가?
전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아는 고쿠보는 아마도 이승엽과 함께 요미우리에서 5번타자로 활약했던.
즉 일본의 차세대 요미우리 감독으로 나서도 이상하지 않을 영웅급입니다.
즉 폼 잡을만 한 친구인 것이죠. 그리고 당연히 영웅만들기를 좋아하는 일본이 하라 다음으로
키우는 일본대표팀의 감독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쿠보 즉 일본에서는 상남자스타일의
사무라이잽의 감독이 한국전에서 번트를 댄다던가 하는 얍삽한 작전이란 것은 솔직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덩면 승부로 나온 것이고 그런 와중에
오타니란 한국전에 효과가 있는 투수가 있으니 자신감도 있었을 것인데 9회초
그런 역전을 누가 특히 이제까지의 한일전을 보더라도 그게 뒤집히리라는 예상을 과연
누가 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한 회에. 특히 노리모토 마쑤이. 마스이...
혹자는 투수 로테이션 실패라고 까는데 어느 감독이라도 그 이상의 로테이션은 생각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일본 최고의 투수들입니다. 문제는 그들의 그 회심의 일구들 즉 변화구를
한국타자들이 노리고 제대로 치고 나갔다는 것이며 이건 일본에게는 앞으로도 재앙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언제까지 160킬로 던지는 투수들로 한국과 토너멘트에서 붙을 순 없을테니까요.
내가 어제 느낀 건 한국타자들이 일본 최정상급 투수들의 변화구를 그냥 연습하듯이
친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그날 운에 따라서 그런 볼이 박병호의 라이너성 타구처럼
수비 될 수도 있고, 하겠지만. 어제의 경기는 이전 한일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까지
생각됩니다. 만약 일본투수들이 변화구로 한국타자를 상대할 수 없다면 일본에 희망은 없습니다.
오타니와 같은 강속구는 어차피 눈에 익으면 홈런공장도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투수들은
쿠바가 변화구투수가 자국 리그에서 결국 살아남았다는 것 처럼. 상대타자의 타이밍을 뺐는
코너를 찌르는 변화구로 승부할 수 밖에 없었고, 일본에이스가 그걸로 한국타자들을 잘 막아왔는데
어제 경기에서 그럴 가능성마저도 이제는 사라진 듯 싶습니다. 물론 야구야 해봐야 알 수 있고
그날 내가 강조하는 '승리의 여신의 미소'가 필요한 스포츠겠지만 말입니다.
네번째는 참 걱정이 박병홉니다.
이 친구가 멘탈 수준이 강정호를 능가할지 아니면 생긴 것 처럼 곱상한 마음씨가 있는 유리멘탈인지
내가 넥센팬이아니라 LG팬인지라... 사실 잘 모르지만. 판단은 내일 아마도 미국과 치르는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길어져서 이만해야 할 것 같군요. 아쉽게도 ^^
하여간 이겨서 즐겁습니다. 내일 결승전도 큰 스코어로 이겨서 미쿡에 큰 인상을 남겼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