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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08 16:03
[MLB] 2016년 김현수와 2017년 김현수, 그리고 xBA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2,790  


[이현우의 MLB+] 2016년 김현수와 2017년 김현수, 그리고 xBA


김현수(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엠스플뉴스]
 
A, B 두 타자 가운데 더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는 누구일까? 
 
1. A가 친 빠른 직선타가 전력을 다해 뻗은 3루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 아웃이 됐다.
2. B가 친 먹힌 뜬공이 절묘하게 빈 곳으로 떨어져 안타가 됐다.
 
한 타석만으로 실력을 판가름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 상황만 놓고 보면 '더 잘 친 타자'는 A라고 할 수 있다. B 타자가 일부러 먹힌 타구를 빈 곳으로 보내는 초능력을 지니지 않았다면 말이다. 속도가 빠르고, 이상적인 발사 각도로 날아간 타구가 안타 확률이 높다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야구팬들은 이렇게 말한다. "A는 운이 없었다. B는 운이 좋았다"라고. 이렇게 한 타석에서 운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쉽게 수긍할 수 있다. 그럼 질문의 방향을 조금 바꿔보자. 
 
둘 가운데 콘택트 능력이 더 뛰어난 타자는 누구일까?
 
1. A와 B는 앞선 상황을 마지막으로 딱 100타수를 소화했다.
2. A의 타율은 .290, B의 타율은 .300이다.
 
앞선 상황을 모른다면 대부분 3할 타율을 기록한 B의 콘택트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할 것이다. 왠지 3할이라고 하면 훨씬 더 잘 칠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야구에서 3할이 차지하는 직관적인 이미지가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사실 100타석 정도의 표본에서 타율 1푼의 차이로는 선수의 콘택트 능력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
 
앞선 상황에서 A가 친 직선타는 안타가 되고, B가 친 느린 뜬공이 잡힌다면 둘의 상황은 반대가 됐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은 이유는 거의 전적으로 상대 팀의 수비와 '운' 때문이다. 직선타가 안타가 될 확률은 약 70%, 느린 뜬공이 안타가 될 확률은 약 10%다. 이를 고려하면 B의 타율이 1푼 더 높았지만, 사실은 A가 더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
 
이쯤 해서 반박은 충분히 예측해볼 수 있다. A 타자만 운이 없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표본을 늘려서 보면 어떤 상황에선 A가 운이 좋고, B가 운이 없었던 적도 있을 것이다. 계속 늘리다 보면 운의 개입이 무의미해지는 표본 크기에 도달하게 된다. 이 글에선 이를 가리켜 '안정화'라고 하겠다. 보통 야구팬들은 한 시즌 단위면 안정화될 수 있는 표본 크기라고 믿는다.
 
그러나 타율이란 지표가 안정화되기엔 단 한 시즌 정도의 표본 크기로는 어림도 없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연구에 의하면, 타율의 안정화에 필요한 최소 표본 크기는 약 인플레이 된 타구 2000개다. 간단히 말해 배트에 맞아 그라운드로 떨어진 타구가 2000개가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다른 건 볼 것도 없이 타율만으로도 콘택트 능력을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 전까지는 타율이란 지표를 통해 두 선수의 콘택트 능력을 판별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뜻도 된다.
 
xBA(기대 타율): 타율에서 운이 차지하는 영역을 분리하기
 
메이저리그의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에 따른 결과(자료=엠스플뉴스 이현우)
 
물론 그렇다고 해서 타율이 쓸모없는 지표라는 얘기는 아니다. 타율은 (안타/타수)라는 아주 간편한 수식을 통해 직관적으로 선수의 콘택트 능력을 드러내 주는 훌륭한 지표다. 하지만 타자의 타율을 통해 진정한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선 인플레이 타구 2000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규정타석을 소화했다는 가정 하에 최소 5시즌이나 걸린다.
 
즉, 타율은 선수의 '실력'을 측정하는 데 있어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리는 지표다. 사실 이는 타율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존하는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타격 지표는 그냥 결과에 불과하다. 구장 효과를 고려하는 조정 지표조차도, 상대팀의 수비와 운이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분리해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타율에서 운이 미치는 영향을 분리해낼 수 있을까? 
 
30개 구장에 설치된 고해상도 카메라와 레이더 장비를 이용해 자료를 수집,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최신 추적 기술 <스탯캐스트>가 제시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만 보면 된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에 따라 각각의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을 계산하고 이를 더한 다음 타수로 나누면 된다. 이를 가리켜 xBA(기대 타율)이라고 한다.
 
 *물론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가 안타 확률의 전부는 아니다. 같은 타구라도 타자의 1루 도달 속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비 시프트로 인해 타구 방향의 분포도에도 일부 영향을 받는다.
 
모든 타구는 출구 속도와 발사각도에 따라, 안타가 될 확률이 다르다. 예를 들어 타구 속도 100마일, 발사 각도 20'인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이 80%라고 가정해보자. 반대로 타구 속도 70마일, 발사각도 45'인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은 20%라고 치자. 그 다음 A, B라는 타자가 두 타석에서 똑같이 위의 두 타구를 날렸다고 가정하고 머릿속에 상황을 그려보자.
 
A 타자는 운이 좋았는지 두 타구가 모두 안타가 됐다. 그런데 B 타자는 불운하게도 두 타구가 모두 상대팀의 호수비에 잡혔다. 적어도 두 타석에서 A, B 타자의 실력은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율로보면 A의 타율은 1.000, B의 타율은 .000이다. 반면, xBA로 보면 A, B 타자의 xBA는 모두 .500이다(안타확률/타수=(0.8+0.2)/2=0.500).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타율과 xBA 가운데 어느 지표가 실력을 측정하기에 더 적합한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럼 이제 이 지표를 이용해 김현수의 진짜 실력을 측정해보자.
 
김현수의 지난 2년간 기대 타율 및 실제 타율 변화


[영상 패스;;;]


xBA의 적용 대상으로 김현수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한국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김현수는 xBA를 통해 진짜 실력을 파악하는 데 있어 매우 흥미로운 사례다. 
 
김현수의 기대타율(xBA) - 실제타율 변화
 
(2016시즌) 기대 타율 .275 실제 타율 .302 격차 -0.027
(2017시즌) 기대 타율 .262 실제 타율 .231 격차 +0.031
(합계) 기대 타율 .270 실제 타율 .273 격차 -0.003
 
2017시즌 김현수는 기대 타율 .262를 기록한 반면, 실제 타율은 .231를 기록했다. 기대 타율과 실제 타율의 차이 0.031은 200번 이상 타수에 들어선 타자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수치다. 즉, 2017시즌 김현수는 적어도 타율에 있어서만큼은 불운한 시즌을 보냈다. .262도 그리 높다고 볼 수 없는 타율이지만, .231와는 체감 정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2016시즌 김현수는 기대 타율 .275를 기록한 반면, 실제 타율은 .302를 기록했다. 기대 타율에 비해 실제 타율이 .027가 높았다는 것은 그만큼 운이 따랐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범위를 2시즌으로 늘려보면 어떨까? 김현수의 기대 타율은 .270이, 실제 타율은 .273이 된다. 두 지표의 격차가 놀라울 정도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 이제 이를 해석해보자. 김현수는 2016시즌에는 운이 따랐기에 타율 .302를 기록했고, 2017시즌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기에 타율 .231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은 두 시즌 동안 김현수의 기대 타율, 그러니까 실력은 거의 비슷했다. 즉, 냉정하게 말했을 때 김현수의 실력은 기대 타율 .270짜리 타자라는 것이다. 이는 김현수의 두 시즌 평균 타율과 거의 일치한다.
 
이제 FA가 된 김현수는 콘택트 능력을 제외한 다른 능력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같은 유형의 선수가 가치가 있고 없고 간에, 그가 두 시즌 동안 타율 .270에 3할 중반대 출루율과 4할 초반대 장타율이 기대되는 평균 이하의 주루속도와 수비력을 갖춘 '플래툰' 외야수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시즌을 마쳤을 때 반응은 천양지차다.
 
FA 계약을 맺을 때 '실적'보다 '실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단순 보상 개념이라면 '실적'이 중요하겠지만, FA 계약은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다. 해당 선수가 앞으로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실력'에 달렸다. 보통은 실적이 뛰어난 선수가 실력도 뛰어난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실적과 실력이 일치하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런 사실을 잃어버리곤 한다. 
 
여러 가지 세이버메트릭스 지표가 발달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김현수가 지난 시즌을 마쳤을 때의 반응과 올 시즌을 마쳤을 때의 상반된 반응이 그 증거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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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스 17-12-08 21:46
   
메이저에서도 김현수 컨택 능력은 어느정도는 준수하다고 봐요

다만, 타구를 쳤을때 정타가 나오는 볼이 너무 적어서 ㅠㅠ
별명없음 17-12-10 15:56
   
문제는 .270이 그럭저럭 기대치라고 해도

감독놈이 김현수 발이 느리다고 생각해서 매번 대주자로 바꿀 정도로 주루에 대해 평가가 낮고...
수비도 평균 이하라고 평가할정도니까... 장타력이 엄청난 선수도 아니고...
꾸준히 기용하기에는 진짜 애매하긴 함... 레귤러 주전으로 쓰기도 그렇고...
일발 장타 기대하는 대타용도 아니고...  발이 빠른 대주자도 아니고...

김현수를 필요로 할만한 구단들은
기대 타율 .270에 볼넷 잘 골라서 출루율이 더 올라가면 테이블 세터로 쓰는 정도 겠죠..
각 구단별 테이블 세터들 성적을 보면 김현수에 대한 매력? 정도가 나오는데..
이건 진짜 애매하긴 함...

KBO에서는 어느 하나 빠지는거 없이 준수한 선수였다면..
MLB 가면 그냥 고르게 평균 남짓 되는선수니까.. 특장점이 없다는게 가장 큰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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