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김병현입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기자회견에 임한 김병현은 쏟아지는 질문에 솔직하고 당당한 대답으로 대처했다.
미국행을 추진하던 중 넥센으로 마음이 급변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병현은 "너무 허전하고 긴장감도 없었다"며 "한국에서 운전을 하면 다른 차가 깜빡이도 켜고 끼어드는데 미국은 그냥 '먼저 가세요'라고 한다. 그런 것들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무대를 일상생활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해명법도 김병현다웠다.
김병현은 야구에서 최고의 자리를 경험한 만큼 야구 외적으로도 숱한 사고의 중심에 섰다.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던 2003년 홈팬들의 야유에 손가락 욕으로 대응해 뭇매를 맞았고 그해 겨울 국내 입국 과정에서 사진 기자를 밀쳐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김병현은 "대학교 1학년 때 미국에 가서 갑자기 유명해졌다. 적응 기간이 필요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안 좋은 이미지를 쌓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평범한 말 뒤에는 "저 그렇게 이상한 놈 아니에요"라고 덧붙여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