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가 그 본연의 의미를 갖거나 찾기 위해서는 '패어 플레이' 정신이 필요합니다.
선수 자신도 정당한 규칙을 준수해야 하지만 경기를 진행하고 판정하는 심판의 말을 따르는 것도 그러한 '패어 플레이' 정신에 속하는 것입니다.
심판의 말에 복종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으로 옳으나 심판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경기를 지배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패어 플레이' 정신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물론 실수는 누구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심판의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나라 야구에서는 비디오 판독이라는 제도까지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디오 판독은 결과적으로 심판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부수적인 제도인 것입니다. 즉, 심판의 말에 선수들이 복종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죠.
이번에 이대호 선수가 퇴장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기 중 퇴장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선수들이 승부에 집착하다가 격해질 수도 있고, 본인이 판단하기에 심판의 판정이 부당하다고 여겨서 과도한 어필을 하다가도 퇴장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선수는 심판에게 판정의 항의를 할 수 없습니다.
판정에 대한 항의와 정정 요구, 혹은 불만은 감독과 코치진, 확실히는 감독에게 있는 권한이죠.
그것도 어필 할 수 있다이지 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없습니다.
심판은 감독의 항의에 대해 참고만 할 뿐 판정에 대한 고유 권한 역시 심판에게만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선수는 불만이 있으면 심판에게 매우 소심하게 한 마디 건내고 그것을 본 감독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죠.
이번의 경우 이대호 선수는 파울이라고 봤고, 심판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여기서 심판의 의사가 더 중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심판이 인플레이라고 하면 인플레이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대호 선수가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고, 억울하다고 하니까 감독까지 나와서 공식적인 어필을 합니다.
이대호도 자신이 항의하는 것보다 공식적인 루트를 이용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합의판정'을 요구했지만 본 판정이 합의판정 대상이 아니라 묵살되자 억울하다는 표현을 한 것이고,
이대호 선수도 판정의 권한이 심판에게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감독이 어필하자 뒤로 빠져 있으면서 억울함만 이야기 한 것이죠.
이 모든 이대호 선수의 행동이 선수에게 불리한 것은 맞습니다. 결과적으로 필요 없는 행동이니까요.
그래도 억울하고 기분이 나쁜 것은 맞기 때문에 감독이 어필하고 있는 뒤에서 불만적 행동을 한 것이죠.
이것을 본 3루심이 심판 판정에 대한 불손한 행동이라며 퇴장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과연 이 과정은 맞는 것일까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 퇴장 명령은 주심이 내립니다.
3루심이 주심에게 묻지도 않고 퇴장을 내렸다는 것은 분명 심판 자신도 절차를 따지지 않은 것입니다. 괴심죄라 이것이죠.
결과적으로 판정은 번복될 수 없고 선수 행동에 대한 판단 역시 심판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대호 선수가 다른 퇴장 선수들처럼 강력하게 항의하고 심판에게 불복종의사를 과도하게 표현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심판이 선수를 길들이기 위해 다른 선수들에게 적용된 것보다 과한 잣대를 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투고 타저 현상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고 이에 대해 구단들이 수용은 하면서도 불만이 있는듯한 인상이 짙고 코너쪽 스트라이크 판정마다 선수들이 갸우뚱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심판진들이 자신들의 판정을 확고히 하고자 고참급 선수들에게 길들이기 식으로 과한 판정을 하는 경우가 없지 않아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누구를 두둔하거나 누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안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어떤 분이 선수의 인성을 갖고 사안을 판단하시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좀 아쉽습니다.
과연 이번 사건이 선수의 인성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