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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7 15:43
[MLB] [민코리언리포트]참 특이한 기교파 삼진 투수 류현진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1,456  


[민기자 코리언 리포트]참 특이한 기교파 삼진 투수 류현진




과거에는 경기 초반, 특히 1회에 류현진(31)의 포심 패스트볼을 보면 대략 그날의 흐름을 점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 145km 이상 150km 육박하는 구속이 나오면 그날은 대략 안심하고 보면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포심의 구속이 142~145km 정도에 형성되면 뭔지 불안하고 험난한 경기를 직감하게 했었습니다. MLB의 기준으로 볼 때 ‘구속이 잘 나오는 날의 류현진’도 기교파 투수로 분류됩니다. 빅리그 투수들의 포심 구속은 보직에 따라 평균 148~150km 정도입니다. 그런데 145km를 밑돌게 된다면.......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원정에서 유독 강세를 이어가며 17일 경기에서도 6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거뒀습니다. <다저스SNS>


이날 1회말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7구중에 8개의 포심을 던졌습니다.

평균 구속은 약 144km, 최고 구속은 146.5km이었으니 그다지 인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류현진은 간단히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습니다. 그것도 땅볼 2개와 삼진을 곁들이며 하나의 공도 내야를 빠져나가지 못했습니다.

컷 패스트볼(일명 커터)의 장착이 물론 류현진을 크게 돕고 있습니다. 그 새로운 무기를 유효적절하게 잘 사용하면서, 상대 타자들은 거의 새로운 유형의 투수를 상대해야 합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자들도 이날 경기 전에 류현진의 지난 등판 비디오를 보면서 준비를 많이 했을 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류현진의 빼어난 체인지업에 대비하고, 구속이 엄청나지는 않은 패스트볼을 공략한다든지 식의 단순한 작전으로는 대처가 용이치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들어왔을 겁니다.


류현진이 이날까지 두 경기 연속 호투한(12이닝 4안타 2실점) 요인을 물론 한마디로 분석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커터라는 신무기 장착이 크고, 레퍼토리가 다양해지면서 그에 따라 타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진 것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리고 첫 경기의 실패 이후 한층 예리해진 제구력, 즉 좋았을 때의 밸런스를 되찾으며 스트라이크존의 양 옆과 아래 위를 맘껏 드나들면서 타자들의 존을 넓게 넓게 만든 것도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로움을 한껏 풍기는 역동적인 투구 동작.

부상이라는 악몽에서 이제 완전히 벗어난 느낌이 확연한 역동적인 투구 동작과 앞으로 쭉 끌고 나오는 릴리스 포인트는, 그의 느린(?) 포심에 의외의 위력을 더하며 타자들을 매우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 평균 구속은 143.6km이었습니다. 그러나 타자들은 아마 150km의 속구를 느꼈을 겁니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동안에 무려 51개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습니다. 93구중에 54.8%가 포심이었을 정도로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날 포심의 평균 구속은 144km를 밑돌았는데도 파드리스 타자들은 포심 상대 단 한 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삼진 9개를 빼앗았는데 그 중에 5개가 포심 패스트볼이었습니다. 이건 참 의외의 기록입니다. 상대적으로 느린공의 기교파 투수가 많은 삼진을 잡는 것도 의외인데, 게다가 절반 이상을 평균 144km의 포심으로 잡다니.



지난 두 경기 12이닝 동안 류현진은 17개의 삼진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날 류현진이 보여준 가장 역동적인 동작의 투구는 4회 코데로를 삼진으로 잡은 122km짜리 커브였습니다.

그의 장기인 체인지업이 힘이 발휘하려면, 일단 좋은 패스트볼을 보유해야 하고 그리고 패스트볼과 똑같은 쌍둥이 폼으로 체인지업을 던지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류현진은 이날 체인지업은 물론이고 커브 동작마저 포심과 쌍둥이처럼 똑같이 역동적으로 던졌습니다. 신무기 커터야, 패스트볼의 변종이니 투구 동작을 일부러 다르게 바꾸려 해도 거의 동작이 같지만, 이날 커브 동작은 오히려 포심 이상으로 역동적이었습니다. 게다가 휘어 떨어지는 그 낙차라니.


타자들은 도대체 무슨 공이 날아들지 모르는 혼란 속에 타이밍을 빼앗기기 일쑤였습니다.

2회초 대량 득점의 기회가 맷 켐프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 주루 플레이 아웃으로 1점에 그친 직후 2회말 류현진은 파드리스의 신형 거포 그리스챤 비야누에바에게 좌월 2점 역전포를 맞았습니다. 공도 높았고 움직임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명백한 실투였습니다. 3경기 연속 홈런, 신인 최다 6홈런인 비야누에바의 좋은 타격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순간.


그런데 그 직후부터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고개를 가로젓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야스마니 그란달 포수와의 호흡은 썩 좋지 않다는 평을 듣지만, 그래도 투구 리드는 대부분 포수의 몫입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는, 특히 홈런을 맞은 이후에는 구종 선택을 적극적으로 투수 류현진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맞은 단 3개의 안타가 모두 커터였고, 홈런 이후 커터의 비율을 확 줄였습니다.


K-K-뜬공 삼자범퇴로 마친 3회말을 살펴볼까요?

선두 대타 시저를 만난 류현진은 커브-체인지업-커터에 이어 3연속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습니다. 1번 피렐라는 커브-체인지업-포심-커브-포심-포심으로 역시 삼진 처리. 그리고 2번 갈비스는 초구 체인지업에 이어 2구째 147km 포심으로 좌익수 뜬공 처리했습니다. 신무기라며 커터에 잔뜩 대비를 했는데 3회에 던진 커터는 딱 하나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아닐 류현진은 슬라이더를 단 하나도 던지지 않았습니다. 포심 위주에 제구가 좋았던 커브와 체인지업 위주로 승부를 했고, 커터는 이날은 보여주는 공으로 조연 역할이었습니다.


어떤 투수든 경기에 따라 자신의 레퍼토리 비율에 변화를 줍니다.

그날 제구가 잘되는 공을 많이 던지기도 하고, 상대 타자들의 반응에 따라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류현진은 경기마다 구종 비율이 정말 변화가 심한, 그래서 아주 까다로운 유형입니다. 아마도 23일로 예상되는 홈에서 워싱턴 상대 4차전에서는 커터가 다시 비율이 높아지고, 슬라이더를 요소요소 꽂아댈지도 모릅니다. 타자들의 머릿속을 동물적으로 느끼면서 과감한 변화를 주는 건 야구 기술 외적인 류현진 소프트웨어의 강점입니다. 어깨가 아프고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는 그게 효과적으로 작동되지 않지만, 수술을 딛고 일어선 후 지난 두 경기에서는 자신이 가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멋진 조합을 맘껏 과시했습니다.


다저스는 3회초 MLB에서는 보기 드문 연속 장타성 실책으로(노아웃에 3루수 비야누에바 2베이스 실책에 이어 우익수 렌프로의 3베이스 실책) 동점을 만든 후 맷 켐프가 3점포를 터뜨려 순식간에 5점을 뽑고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4회말 1사 후에 몸에 맞는 공과 비야누에바에게 두 번째 안타 허용으로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류현진은 코데로와 아수아예를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팀 역전 후 아주 중요한 이닝을 잘 넘겼습니다. 그리고 6회까지 마지막 8타자 연속 범타로 순항하며 이날 등판을 마쳤습니다. 다저스는 그란달의 만루포가 터지는 등 10대3으로 대승했고, 류현진은 시즌 2승에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야구는 좌절과 실망과 기복과의 싸움입니다.

류현진의 눈부신 두 경기 피칭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불청객인 좌절과 실망은 분명히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자유롭고 역동적인 투구 동작과,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타자와의 치열한 싸움에서의 우위는, 혹시 앞으로 좌절이 오더라도 짧게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걸게 합니다.


새롭게 강해진 류현진이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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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바리 18-04-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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