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지우고 '가을야구 1선발' 위엄 보여준 류현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류현진(31·LA다저스)이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로 낙점되자 팀 안팎에서는 물음표가 이어졌다.
물론 류현진이 시즌 막판 3연승을 거두며 눈부신 호투를 펼쳤지만 다저스에는 클레이튼 커쇼(30)라는 특급에이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커쇼가 허리 부상 여파로 구속이나 구위가 최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커쇼는 커쇼였다. 커쇼가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때 그를 포스트시즌 1선발로 기용하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류현진 입장에선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선다는 것이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커쇼를 제치고 먼저 등판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이 큰 일이기도 했다.
만약 류현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류현진 본인은 물론 그를 믿고 마운드에 올린 데이브 로버츠 감독까지 비난의 도마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자칫 남은 포스트시즌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보란 듯이 마운드 위에서 1선발의 위엄을 뽐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1회부터 전력투구를 하겠다 긴장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정규시즌 보다도 편안하게 공을 던졌다.
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서 애틀랜타 강타선을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안타는 단 4개만 허용했고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반면 삼진은 8개나 잡았다. 내용이나 결과 모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류현진에게 1선발 자리를 내준 뒤 다소 심드렁한 표정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커쇼도 류현진의 호투가 계속 되자 손을 흔들며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의 호투 덕분에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왔다. 1승을 안고 커쇼가 선발로 나서는 2차전을 치른다. 다저스가 2연승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 다저스 선발진 내에서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도 틀림없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유동적이다. 다저스가 3,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냈다면 류현진은 챔피언십시리즈에 다시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만약 디비전시리즈가 5차전까지 가더라도 커쇼가 2차전에 이어 5차전으 책임질 것이 유력하다. 그럴 경우 류현진은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선발을 준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