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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16 03:30
[MLB] 밀러 파크의 그녀가 다저스 투수들에게 끼친 영향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1,972  


[야구는 구라다] 밀러 파크의 그녀가 다저스 투수들에게 끼친 영향


프롤로그

별로 관심 없으셨을 것이다. 어쨌든 <…구라다>의 초기 화면 소개글이 그렇게 돼 있다. ‘칼럼? 버거운 이름이다. 폼 잡을 것도, 격 차릴 것도 없다. 그냥 가까운 사람과 편한 술자리 얘기 쯤이다.’

늘 심각할 필요야 있겠나. 때로는 가벼움이 반갑다. 오늘 얘기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진지함은 사절이다. 웃자는 데, 정색은 금물이다. 19금? 그런 재주는 없다. 그 정도는 아니니 후방 주의까지야. 다만, 그리고 혹시. 성(gender) 관련 이슈에 민감한 분들께는 불편한 부분/표현이 있을 지 모른다. 부디 넉넉함과 너그러움을 청한다.

                                        사진 제공 = 게티 이미지

금요일 저녁의 미스테리

아무래도 1차전이어야겠다. 얘기의 시작은 거기부터다.

(현지 시간) 금요일 저녁이었다. 그럭저럭 괜찮았다. 1-0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3회를 맞았다. 9번 타자가 온다. 타석 경험도 많지 않은 불펜 투수다. 2년간 통산 18타석이 전부다. 25세의 풋내기란다. 외모마저 믿기지 않는다. 카운트 2-2에서 6구째를 맞았다. 92마일짜리 직구를 간단히 우중간 너머로 쏘아올렸다. 동점 홈런이었다.

어랏? 이게 뭐지? 밀러 파크에는 엄청난 의아함에 휩싸였다.믿을 수 없었다. 모두가 그런 표정이었다.

가장 큰 충격은 마운드로 전해졌다. 22번이 휘청했다. 그가 투수에게 홈런 맞은 건 11년간 겨우 3번 뿐이다. 당연히 포스트시즌에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좌타석 투수에게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브루어스 구단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다. 가을 바이러스가 이렇게 치명적일 줄이야.

증세는 급격했다. 안타, 볼넷, 포수의 타격방해까지 이어졌다. 희생플라이로 역전을 허용했다. 간신히 3회를 넘겼다. 4회는 더했다. 아웃 1개도 못잡고 2점을 잃었다. 더 버티기 어려웠다. 아무리 가을 커쇼지만 3이닝만에 교체는 처음이다.

숫자와 논리로 설명하기 힘든 순간이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초월적인 개념에 의존한다. ‘마치 뭔가에 홀린 것 같다’는. 그렇게 밀러 파크에 알 수 없는 기묘함이 자욱했다.

                             <더 스포츠 데일리>가 1차전 후에 올린 기사 제목.

커쇼를 무너뜨린 것은 섹시한 갈색머리 미녀였다

<더 스포츠 데일리 The Sports Daily>는 이 대목을 설명하면서 특이한 부분을 다뤘다. 일부 팬들의 반응이다. 제목이 놀랍다. ‘갈색 머리의 섹시한 미녀가 1차전의 MVP였다 (Brunette bombshell Front Row Amy at Dodgers-Brewers game is MVP).’

기사는 기묘한 관중 2명에 대한 얘기를 다뤘다. TV 중계화면에 줄곧 잡힌 구심 왼쪽의 사람들이다. 우선은 오렌지 색 말린스 팬이 특이하다.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다. 홈 팀 브루어스가 아니다. 그렇다고 원정 팀 다저스도 아니다. 굳이 아무 상관도 없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와서 뭘 어쩌자는 건가. 안타깝게도 이 사람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화제는 그 옆에 있는 여인이다. 정황상 둘은 일행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밀워키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다. 바로 ‘맨 앞줄 에이미 Front Row Amy’란 애칭도 갖고 있다.

기사에는 한 팬의 SNS가 인용됐다. ‘아마 커쇼가 3회에 집중력을 잃은 것은 그녀 때문일 것’이라는 멘션이 달렸다. TV화면을 캡처해서 시선 방향까지 화살표했다.

       커쇼가 그녀 때문에 집중력을 잃었다는 SNS 게시물

세 자녀의 엄마, 직업은 남편 회사의 회계담당자

에이미 윌리엄스. <안녕 프란체스카> 느낌의 그녀는 40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아들과 두 딸, 세 아이의 어머니다. 남편은 부동산 관리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회계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이해심 많은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하죠. 내가 야구장에 오면 군소리 없이 애들을 봐주기 때문이죠.”

본래 야구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그러다가 한 순간에 매료됐다. 밀러 파크에 처음 간 날 라이언 브론의 만루 홈런을 목격했다. “굉장한 경험이었어요. 마치 내가 선수들과 하나가 된 느낌이었죠.” 바로 맨 앞 열에 앉았던 날이다. 벌써 7년 전, 그러니까 2011년의 일이다.

이후로 단골이 됐다. 아예 시즌권을 사 버렸다. 이후 172번 섹션(구역)의 1열, 5번 좌석은 8년째 그녀의 지정석이 됐다.

당시 가격은 5,670달러(약 642만원)였다. 너무 싼듯 하지만 회계담당자인 본인의 기억이니 반박 불가다. 지금은 명확치 않다. 다만 그 때보다는 꽤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라면 경기당 400~500달러를 호가하는 자리다. 이번 플레이오프 때는 훨씬 비싸다. 비슷한 섹션의 3열 좌석이 917달러(약 103만원)나 된다. 1열이라면 1천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사는 곳은 위스콘신주의 오시코시라는 도시다. 밀러 파크에서 80마일(약 130㎞) 거리다. 차로 1시간 30분 정도를 손수 운전해서 다닌다. 그렇게 연간 50~60번 정도를 출석한다.

                     류현진이 나온 2차전 때도 여전히 같은 자리를 지켰다. FOX 중계화면

늘 혼자 기록하며, 경기 중에는 화장실도 금지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관전 태도다. 늘 혼자 다닌다. 옆 사람과 수다 떠는 일도 거의 없다.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한다. 박수 치고, 격려를 보낸다. (드물게) 심판에게 야유도 잊지 않는다. 그러니까 팀에 도움되는 어떤 일이든 한다.

간혹 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메모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맞다. 기록이다. 남편의 조언이 있었다. 이후로 훨씬 흥미가 느껴졌다. 집중력도 생겼다. 심지어 경기 중에는 화장실도 참는다. 투구 1개라도 놓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음식도 금지다. 오로지 물만 마신다. 물론 중간에 가버리는 일은 절대 없다. 아무리 점수 차이가 나도 늘 같은 자세다. 이번에도 1, 2차전 모두 자리를 지켰다.

“맹세코 어떤 유명세나 인기를 위해서 이러지는 않아요. 이걸로 돈을 벌 생각도 없구요. 전 직업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도 있어요. 집에 가면 평범한 엄마이고 아내예요. 직장 일은 변함 없구요.”

그녀는 이미 로컬의 셀럽이다. 처음 등장한 2011년부터 그랬다. 단번에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다가 밥 유커(다저스의 빈 스컬리 같은 인물)가 몇 차례 중계방송 도중 언급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맨 앞줄 에이미(Front Row Amy )’라는 애칭도 생겼다. 사진 찍자는 팬들이 줄을 섰다. 앤디라는 코메디언의 ‘맨 앞줄 앤디(Front Row Andy)’도 화제였다.

스타급 선수들만 있다는 버블 헤드 인형도 생겼다. frontrowamy.com이라는 웹사이트도 운영 중이다. 얼마 전에는 노래도 생겼다. 선수들의 테마송 같은 곡의 제목 역시 ‘Front Row Amy’다.

코미디언이 따라한 '맨 앞줄 앤디'(왼쪽). 오른쪽은 20달러에 시판중인 버블인형.

“상대 투수 방해? 내 모습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물론 인기만 있는 건 아니다. 짐작하시다시피 반감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 지 기존 매체들과 접촉은 많지 않다. 과도한 미디어 노출을 꺼리는 눈치다. 때문에 인터뷰나 인물에 대한 자료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그 중 하나에서 이런 대목이 발견됐다. “2007년 쯤이었어요. 일도 잘 안 풀리고 무료한 날들이 계속 됐죠. 그런 슬럼프에 만난 게 브루어스였어요. 당시에도 1등을 하고 있었죠. 그들은 내게 활력이 됐어요. 무엇보다 투수들의 멋진 모습에 반했어요. 강력한 피칭과 아름다운 커브에 매료됐죠. 그래서 그 자리를 고집하게 된 것이구요.”

짓궂은, 그러나 모두가 묻고 싶었던 질문이 이어졌다. ‘혹시 당신의 존재가 투수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요?’ 즉각 반박이 이뤄졌다. “예, 그랬으면 좋겠어요. 상대 투수가 말이죠. 만약 내 모습이 영향을 끼칠 수만 있다면….”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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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18-10-1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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