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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01 11:41
[기타] 김재박, 세계 최고 유격수로 인정받다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2,280  


김재박, 세계 최고 유격수로 인정받다


▲ 2014년 카스 어워즈 레전드상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는 김재박 전 현대 유니콘스·LG 트윈스 감독 ⓒKBO

한국 야구 유격수 계보의 중심 인물 김재박, 그의 선수 시절은 어땠을까(4·끝)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1980년 실업 야구 코리안 시리즈에서는 라이벌인 경리단(육군)과 성무(공군)가 맞붙었다. 경리단은 그해 투수 김현재와 외야수 김일권 정도가 제대했고 장효조와 김대진, 신언호 등이 입대해 전력이 탄탄해졌다.

그러나 성무는 투수 계형철, 내야수 천보성과 김정수, 외야수 김유동 등이 제대해 전력이 많이 떨어졌다. 게다가 성무는 주전 포수 김진우가 코리안시리즈 직전에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경기 도중 파울볼에 손가락이 골절돼 출전이 불가능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성무는 1차전 0-2, 2차전 2-7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3차전에서 3-4로 뒤진 9회 말 2사 1, 2루에서 김재박이 3루수 장태수의 글러브를 맞고 흐르는 좌익 선상 2루타를 터뜨려 4-4 일몰 무승부를 만들었으나 성무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성무는 4차전에서 이광은이 선발투수로 나서 타석에서는 홈런을 때리는 등 투타에서 활약하며 9회 초까지 6-1로 앞섰으나 9회 말 무려 6점을 내주며 1무3패로 주저앉았다.

당시 경리단이 9회 말에 6점의 열세를 뒤집고 이긴 것은 실업 야구 사상 9회 최다 점수 차 역전승이었다. 이에 앞서 그해 봉황대기고교야구대회에서는 대구고가 서울고에 14-13으로 역전승할 때 9회 말에 6점을 뽑았다. 이 경기는 많은 야구 올드 팬들이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김재박은 1980년 4월 열린 제2회 부산시장기실업야구대회에서는 경리단과 치른 결승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려 팀의 5-2 승리를 이끄는 등 맹활약해 대회 최우수선수가 됐다.

새로운 10년이 열리는 1980년 김재박의 진가는 국제 대회에서 다시 한번 빛났다. 그해 8월 캐나다에서 열린 제5회 대륙간컵대회에서 한국은 준결승에서 쿠바에 1-9로 진데 이어 3위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3-4로 져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김재박은 출전 8개국이 풀리그를 벌여 상위 4개국에 준결승 출전권을 주는 예선 리그 호주전에서 홈런을 기록했고 4강 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캐나다전에서 최동원과 힘을 모아 1-0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최동원은 강호 쿠바를 2-1로 잡은 캐나다의 강타선을 상대로 8회 말까지 퍼펙트게임을 이어 갔으나 9회말 선두 타자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아깝게 대기록을 놓치는 호투를 펼쳤고 김재박은 1회 초 희생플라이로 이 경기의 결승점을 뽑았다.

이 대회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1.32를 마크한 최동원은 최우수투수상을 받았고 김재박은 베스트 9에 뽑혔다. 캐나다에 연고를 둔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이 대회를 계기로 최동원의 영입 작업에 착수했고 이듬해인 1981년 봄 서울 용산 미군 캠프에서 비밀리에 테스트를 하게 된다.

1980년대를 풍미한 모든 우수 선수들에게 더할 수 없는 영광으로 기억되는 제27회 서울 세계야구선수권대회가 1982년 9월 4일 막을 올렸다. 이 대회는 잠실 구장을 주 경기장, 인천 구장을 보조 구장으로 사용했다.

김재박과 함께 야구사에 영원히 남을 이 대회에서 한국은 4일 첫 경기에서 복병 이탈리아에 1-2로 역전패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한국은 5일 2차전에서 선동열의 5피안타 15탈삼진 완투에 힘입어 우승 후보 미국을 2-1로 따돌리고 한숨을 돌렸다.

대회 사흘째 전체 판도가 크게 요동쳤다. 한국이 보조 구장인 인천 구장에서 네덜란드에 11-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가운데 일본은 이탈리아에 2-3으로 발목을 잡혔다. 이탈리아는 이 대회에서 2승7패로 공동 꼴찌를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대회 마지막 날 우승을 다툰 한국과 일본에만 이겼다.

7일 일본은 자유중국(오늘날 대만)을 3-2로 잡아 이탈리아전 패배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한국은 8일 자유중국을 6-0으로 물리쳤다. 이 경기에서 선동열은 5피안타 8탈삼진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이어 한국은 10일 파나마를 4-2, 12일 도미니카공화국을 3-0으로 물리치고 6승1패로 일본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일본과 마지막 경기에 신경을 쓰던 한국은 13일 호주전에서 큰 위기를 맞았다. 1971년 서울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한 호주는 10여년 사이에 실력이 부쩍 성장해 있었다.

8회까지 5-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한국은 9회 말 장효조의 동점타로 기사회생한 데 이어 일본과 야간 경기를 앞둔 14일 오전 연장전에 들어갔다. 한국은 15회까지 연장전만 2시간 가까이 치른 끝에 유두열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아 7-6으로 겨우 이겼다.

7승1패로 공동 1위가 된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과 사실상 결승전을 치렀고 0-2로 뒤진 8회 말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5-2로 이겨 아시아 나라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중·장년 야구 팬이라면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그날 경기를 복기해 본다.

한국은 2회에 2실점한 뒤 7회까지 0-2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8회 말 선두 타자 심재원이 중전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대타 김정수의 중월 2루타로 1점을 따라붙고 조성옥은 희생번트로 김정수를 3루로 보냈다.

김재박 타석에서 일본 투수 니시무라는 공을 뺐고 김재박은 어우홍 감독의 사인을 번트 사인으로 잘못 알고 바깥쪽으로 꽤 멀리 나간 공을 향해 몸을 날리며 번트를 댔다. 3루 주자 김정수는 번트 사인이 아니었기에 스타트를 하지 않았다.

김재박이 개구리처럼 점프하면서 댄 번트 타구가 3루 쪽 파울라인 안으로 구르는 사이 3루 주자 김정수가 잽싸게 홈으로 들어왔고 타자 주자인 김재박은 1루에서 살았다. 2-2 동점.

'개구리 번트'는 김재박의 야구 센스를 모두 더한 작품이었다. 사인을 잘못 본 변수가 있긴 했지만 번트 기술만큼은 신기(神技) 수준이었다.

이어 이해창의 중전 안타와 장효조의 땅볼로 2사 1, 2루가 됐고 이어 한대화가 2스트라이크-3볼, 풀카운트(당시 볼 카운트 방식)에서 일본의 바뀐 투수 세키네로부터 왼쪽 폴을 때리는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번트 사인은 오른손으로 모자를 잡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었고 왼손으로 모자를 만지면 아무런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었다. 김재박 타석에서 나온 사인은 왼손으로 시작한 것이었다.

김재박은 이 대회에서 최다승(3) 투수인 선동열과 함께 포지션별 올스타로 뽑혔다. 쿠바가 빠지긴 했지만, 2년 전 대륙간컵 베스트 9에 이어 또다시 세계 최고 유격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 김재박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KBO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했다. 왼쪽은 서정환 전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감독. ⓒKBO

김재박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우승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그해 10월 MBC 청룡에 입단해 프로 원년 멤버로 기록된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3년 후기 리그에서 프로에서는 처음으로 1위를 하는 기쁨을 누린다. 하기룡 이길환 오영일로 짜인 마운드 그리고 자신과 이해창 이종도 등으로 꾸려진 타선이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그러나 MBC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20승 투수 이상윤과 재일 동포 주동식의 역투 그리고 시리즈 MVP 김봉연(19타수 9안타 8타점)의 맹타에 밀려 해태에 1무4패로 맥없이 밀렸다. 김재박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이후 MBC는 1990년 초 럭키금성 그룹이 인수하기 전까지 특별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김재박은 1990년 소속 구단이 럭키금성 그룹에 넘어가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다.

1990년은 김재박이 프로 선수 생활에서 가장 화려했던 해로 기록된다. 어느덧 36살의 노장이 됐지만 이광은 신언호 등 베테랑들과 힘을 모아 윤덕규 박흥식 김상훈 등 후배 야수들을 이끌며 LG 트윈스가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4위 삼성 라이온스를 4승으로 몰아붙여 프로 생활 가운데 유일한 우승 기록을 남겼다.

1991년 시즌을 마친 LG 구단은 김재박에게 은퇴를 권유했다. 그러나 김재박은 현역으로 더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1992년 태평양 돌핀스로 아무런 대가 없이 트레이드 됐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팀인 태평양에서 김재박은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하고 그해 시즌이 끝난 뒤 은퇴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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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18-11-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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