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권리를 가지는 선수에게 구단이 메이저리그 상위 연봉 125명의 평균 연봉(올해 1790만달러)을 제시하게 된다면 그 선수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1790만달러를 받고 내년에도 뛰게된다. 거절할 경우 해당 선수를 FA로 영입하는 타구단에 원소속팀은 다음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올 수 있다.
이 퀄리파잉 오퍼 제도는 역설적으로 거절하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어차피 잡기 힘든 선수가 FA로 나가 1라운드 지명권이라도 받았으면 하기 때문.
하지만 다소 애매한 류현진(31) 입장에서는 이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FA미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3일 FA 권리를 가진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이제 류현진이 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고 1년 1790만달러에 다저스에서 1년을 더 뛸지, 아니면 이 오퍼를 거절하고 FA로 나갈지 결정해야한다.
애매하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이상 이제 FA시장에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필연이다. 류현진이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FA로 나올 경우 류현진을 영입하는 팀은 내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다저스에게 내줘야한다. 1라운드 지명권의 가치는 상상초월로 나머지 29개팀이 류현진에게 거액의 돈도 주고 1라운드 지명권도 포기해야한다는 것에 큰 부담을 느길 수 있다.
그렇다고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기에도 6년만에 찾아온,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맞은 FA입장에서 아쉽다. 올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기에 더욱 아쉬울 수 있다.
퀄리파잉 오퍼의 본질은 ‘거절하라고’ 있는 것이다. 특급 선수들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면 이 선수들은 당연히 거절하고 FA로 나가고 그러면 원소속 구단은 해당 선수를 타팀에 뺏기는 대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이라도 받게하려는 것이 이 제도의 존재 이유다.
실제로 2012시즌 이 제도가 생겨난 이래 6년간 73명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으나 수락한 선수는 고작 5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 대부분 거절하고 FA로 나갔고, 거절하는게 당연한 퀄리파잉 오퍼다.
류현진을 영입하고 싶어하는 구단은 사실상 3년을 잦은 부상으로 날린 몸상태에 대한 의구심,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줘야한다는 부담감, 뒤에 스캇 보라스라는 거대 에이전트가 버티고 있어 거액을 줘야한다는 압박을 이겨내야만 한다. 이걸 넘어서는 가치를 보여줘야했지만 올시즌마저 부상으로 뛰지 못한 경기가 더 많은 류현진이었다.
이 상황을 류현진도 잘 알기에 어떤 결정이든 내리기 쉽지 않다. 생애 첫 FA기회지만 행여 타팀들이 영입을 꺼려해 FA미아가 되는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1년 1790만달러라는 금액도 상당히 크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퀄리파잉 오퍼에 대해 다소 놀란 눈치. 브라이스 하퍼, 매니 마차도 같은 선수들이야 생각할 여지도 없이 거절하면 그만이지만 류현진의 경우 거절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7년차인 퀄리파잉 오퍼 제도하에 6번째 수락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양키스가 레드삭스 잡겠다고 사치세 신경 안 쓰고 지르지 않는 이상은 유망주까지 내주며 류현진에게 총액 5천만 이상 쓸 수 있는 팀은 없을거라고 봅니다.
퀄리파잉오퍼 없었으면 3년 5천만 내지 4년 6천만 이상으로 협의 가능한 팀은 몇 있었겠지만 다저스의 오퍼로 인해 선택지가 많이 좁아졌죠..
류현진에 대한 제안을 보면 다저스가 확실히 내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올인하겠다는 것 같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