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의 향후 행보가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어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통산 50승 고지를 밟을지도 궁금하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그해 KBO리그 최초로 신인왕과 MVP를 석권했다. 이후 한화의 절대 에이스로 군림한 류현진은 2012시즌을 끝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2013년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4년에도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이후 류현진에게는 시련이 찾아왔다. 어깨 수술로 2015년을 통째로 재활에 할애했고, 2016년 복귀전을 치렀나 1경기만에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팔꿈치에 칼을 댔다.
류현진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지난해 복귀해 팀의 5선발 경쟁에 뛰어든 류현진은 5승9패 평균자책점 3.77로 재기 가능성을 높이더니 올 시즌에는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이라는 수준급 성적을 거뒀다.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올 시즌 7승을 보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40승(28패)을 기록 중이다. 이는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다승 13위에 해당하는 기록. 10승을 더 보태면 역대 11명 밖에 달성하지 못한 메이저리그 통산 50승 고지를 밟는다.
부상이 없고 팀 성적이 뒷받침이 된다는 가정 아래 류현진에게 시즌 10승은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관건은 류현진이 내년 시즌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뛰느냐다.
올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만료된 류현진은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았다. 퀄리파잉 오퍼는 메이저리그식 FA 보상제도로, 원 소속구단이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시하는 제도다. 2019년 FA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1천790만달러, 한화로 약 200억원이다.
류현진은 오는 13일까지 퀄리파잉 오퍼 수용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년 더 다저스에서 뛰거나 시장에 나와 다른 구단과 계약을 추진하는 것이 류현진에게 주어진 두 가지 선택지다.
류현진이 타구단과 계약을 맺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FA를 영입하는 구단은 원 소속구단에 신인 지명권을 넘겨줘야 한다. 초특급 FA라고는 할 수 없는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신인 지명권이라는 출혈을 감수할 구단은 많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다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50승은 다저스에서 수립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시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10승을 추가하지 못할 경우, 다저스와 1년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2020년에 다른 구단에서 50승 고지를 밟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다승 1위 기록은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갖고 있다. 박찬호는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개인 통산 124승을 따내 노모 히데오(123승)를 제치고 아시아 최다승 신기록을 수립했다.
박찬호와 노모만이 통산 100승을 달성했고 그 뒤를 구로다 히로키(79승), 왕첸밍(68승), 다나카 마사히로(64승) 등이 따르고 있다. 아직 30대 초반인 다나카는 아시아 세 번째 100승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