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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9-15 19:59
[MLB] [스페셜야구] 돌아온 체인지업과 명품 투수전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351  


[민훈기의 스페셜야구]돌아온 체인지업과 명품 투수전


NY 메츠 상대로 원정에서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역투로 부활 선언

‘아니 메이저리그 타자인데 저렇게 빠지는 공에 헛스윙을 하나?’


류현진(32• LA 다저스)의 경기를 보다보면 타자가 정말 어수룩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리고 타자들이 그렇게 어이없이 당하는 경우는 대부분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제일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누가 뭐래도 류현진의 ‘머니 피치(money pitch)’ 즉 가장 결정적인 구종은 체인지업입니다. 그만큼 상대 타자들도 대비를 하고 나오지만, 알고도 못 치는 공이 그의 체인지업이었습니다.


뉴욕까지 찾아온 다저스 팬들이 류현진의 역투에 열광하며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런데 최근 들어 4경기 평균자책점 9.95에 3연패를 당하며 부진에 빠진 류현진에 대해 체력이 떨어졌다, 공의 회전력이 떨어졌다, 제구가 흔들린다, 등 등 다양한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 중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체인지업의 제구력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결국 그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진출 첫 시즌 이후 가장 많이 던진 이닝 수에 따른 체력 저하로 인해 투구 동작에 무리가 왔고, 평소 좋을 때보다 저도 모르게 힘을 주려다보니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체인지업이 빨라졌고, 덜 휜다는 진단이 정확합니다.

120km대 중후반에서 형성되던 체인지업이 130km 이상으로 구속이 올랐습니다. 체인지업의 묘미는 구속 차이입니다. 패스트볼과 똑같은 동작에서 나오면서 20km 이상의 구속 차이를 보이는데다, 끝에서 절묘하게 가라앉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에겐 악몽의 구종이었습니다. 그런 구종이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결코 좋은 사인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움직임은 떨어지고 구속은 살짝 오른 탓에 8월 중순까지만 해도 피안타율이 1할6푼대였던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최근 4경기에서는 4할1푼7리까지 치솟았습니다. 심지어 최근 콜로라도전에서는 28개의 체인지업 중에 타자가 헛스윙 한 것이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머니 피치’가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니 투수는 고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고, 대비해도 대책이 없던 타자들은 밋밋하고 배팅볼 정도의 구속으로 밀려들어오는 이 구종을 난타했습니다.



그러나 1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 원정 경기에서 류현진은 자신 특유의 체인지업을 재장착하고 돌아왔습니다.

1회부터 포심 패스트볼 7개와 체인지업 7개에 투심 하나만 곁들이며 자신 있는 피칭을 보였습니다. 물론, 최근의 어려움 때문에 긴장감은 당연히 감돌았지만 체인지업이 다시 먹히기 시작한 것은 분명했습니다.

2번 J.D. 데이비스에게는 4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그리고 5구째는 체인지업으로 꼼짝 못하고 서서 삼진을 잡았습니다. 실은 1번 로사리오의 땅볼 유도, 3번 맥닐의 힘없는 외야 뜬공 모두 체인지업으로 잡아낸 아웃 카운트 3개였습니다. 상대 타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테니 시작은 아주 좋았습니다.



등판을 한 번 거르고, 안 하던 불펜 피칭을 두 번이나 하면서 투구 동작과 체인지업을 가다듬은 류현진.

그러나 심하게 흔들리던 정신적, 육체적인 위기를 그렇게 쉽게 벗어날 수 있으면 야구는 힘든 스포츠가 아닙니다. 과연 최근 계속 이어진 부진을 적지 뉴욕에서, 그것도 2년 연속 사이영상을 노리는 제이콥 디그롬을 맞상대로 벗어날 수 있을지는 현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 그러나 1회말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다시 춤추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승패를 떠나 좋은 피칭을 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은 생겼습니다.



1회를 거의 포심과 체인지업 두 구종으로 마친 류현진은 2회에는 포심(8개)과 체인지업(5개)에 커브(3개)를 곁들였습니다.

커터와 투심까지 5가지 구종을 비교적 고르게 사용하면 타자들을 상대하던 패턴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훨씬 단순해지면서 동시에 훨씬 단단해진 피칭을 이어갔습니다. 2사 후에 6번 카노에게 초구 147km 포심으로 첫 안타를 맞았지만 체인지업-커브-커브를 앞세워 쓰리 아웃을 잡았습니다. MLB 1위인 47홈런의 4번 타자 피트 알론소는 바깥쪽으로 휘어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억지로 잡아당겨 힘없는 유격수 땅볼이 됐습니다.



3회말에도 체인지업 위주의 자신 있는 피칭은 힘을 더했습니다.

이날 메츠 타선에서 유일하게 류현진에게 과거 홈런 기록이 있는 8번 라가레스는 볼카운트 2-2-에서 완전히 바깥쪽으로 휘어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쫓아가며 스윙해 삼진이 됐습니다. 살아 움직이던 체인지업이 확연히 다시 살아났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2사 후엔 1번 로사리오가 잘 던진 체인지업을 당겨서 안타를 만들었지만 2번 데이비스를 다시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끌어냈습니다.


로사리오의 이 안타는 메츠 타선이 이날 류현진에게 7이닝 동안 빼앗은 마지막 안타였습니다.

이 안타 직후부터 류현진은 13타자 연속 범타로 메츠 타선을 침묵시켰습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서 던졌지만, 체인지업과 포심 패스트볼이 근간이었습니다. 이날 7이닝 동안 단 90개의 공을 던졌는데 포심이 34개, 체인지업이 28개였습니다.

특히 6개의 삼진 중에 첫 2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으면서 메츠 타자들에게 ‘류현진표 머니 피치’의 강한 인상을 다시 심어준 후 커터, 투심, 포심을 결정구로 삼진을 이어갔습니다. 갈수록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갈 수록 강한 모습을 과시했습니다. 류현진이 돌아왔습니다.

 

잿빛 머리카락으로 변신한 류현진은 메츠 강타선을 7이닝 2안타 6삼진 무실점으로 묶었습니다. ERA는 2.35로 낮췄습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메츠가 허접한 타선은 전혀 아닙니다.

와일드카드를 추격하고 있는 메츠는 9월 들어 팀 타율 2할7푼1리로 NL 1위이고, 출루율 3할4푼9리도 리그 1위입니다. 26홈런으로 9월 빅리그 전체 3위에 올랐고, 알론소(47) 외에도 콘포토(30), 토드 프레이저(22), 제프 맥닐(20) 등 홈런 타자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만약 J.D. 데이비스가 홈런 1개를 보태면 팀 역사상 최초로 20+ 홈런 타자 5명을 보유하는 시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날 좌타자 콘포트를 빼고 모두 라인업에 나왔지만 메츠 타선은 류현진에 단타 2개로 완전히 막혔습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내려간 후 불펜이 흔들리며 0-3으로 패했습니다.



이날 호투와 함께 규정 이닝도 채운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2.35로 낮추며 ERA MLB 1위 자리를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류현진도 다저스도 승리할 수 없었습니다.

7회까지 디그롬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투수전을 펼쳤습니다. 야구가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성입니다. 160cm대의 작은 선수와 2m가 넘는 큰 선수가 함께 대적하고, 협동하는 게 야구입니다.

이날 디그롬은 최고 구속 159km를 넘게 찍었고, 체인지업이 148km를 넘어 류현진의 패스트볼과 속도가 비슷했습니다. 디그롬도 7이닝 동안 단 3안타만 내줬고, 7회 시거에게 안타를 맞을 때까지 다저스 16타자 연속 범타로 압도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다른 유형의 두 투수는 가장 효율적인 피칭의 교과서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오랜만에 경기를 보면서 손에 땀이 나서 기록지가 눅눅해진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과 디그롬은 각각 7이닝 동안 2피안타, 3피안타 무실점을 하고 불펜에 공을 넘겼습니다. 볼넷도 하나도 없었습니다. 비록 둘 다 승패와는 무관했지만 류현진의 2.35와 디그롬의 2.61은 눈길을 확 끌었습니다. 각각 빅리그 1위와 4위의 기록입니다.


류현진은 9월 22일 홈 로키스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기사는 minkiza.com,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fangraphs baseball, CBSSports 기록 등을 참조했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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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19-09-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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