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가 지바롯데와의 3연전을 2승 1패로 마치며 역시나 롯데와의 경기에선 강한 면모를
다시금 보여줬습니다.
타선도 대단하긴 했지만 오릭스가 투수진으로 압도한 아주 좋은 경기였습니다.
16안타라는 시즌 최다 팀안타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그 중 2루타가 8개에 홈런 1개) 5점밖에 못 얻은 산발적인 안타는 다소 아쉽습니다. 특히나 이대호 선수는 5번의 출루에 2루타가 2개이지만 타점과 득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죠. 허나 팀이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는 점에선 매우 긍정적입니다.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역시나 새로운 용병투수 마에스트리의 호투입니다.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첫 이탈리아 투수이며 미국 더블A에서의 경험과 호주 브리즈번에서 뛴 경력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경기 후 히어로 인터뷰도 영어로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이탈리아 통역은 구단에서 따로 구하기 어려울테니... 근데 영어 실력을 보니 미국과 호주에서의 커리어 생활보다 더 오래지낸 듯 보였습니다. 2,3년으로 만들어질 발음이나 자연스러움이 아니더라구요. 아무튼 언어상의 불편함은 적을 듯 합니다. 팀내에 스케일스나 맥클레인 같은 선수들과 대화하기 편하니깐요.
일단 마에스트리를 평하자면 오릭스가 '제법 좋은 투수를 공짜로 얻었다' 입니다. 연봉은 220만엔으로 공짜나 다름 없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1군 최소 수당을 받는데 합쳐도 1천만엔이 안될겁니다.)
마에스트리 선수가 6과 1/3이닝 동안 롯데 타자들을 압도했었는데 일단 정보가 전무했기에 롯데 코치진이 투구패턴을 분석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긴 합니다만 제법 좋은 공을 던집니다. 140 후반의 스트레이트와 변화가 큰 슬라이더가 눈에 띄더군요. 겨우 한경기 였지만 딱 봐도 맥클레인이나 피가로보다 좋은 공을 던집니다. 단점은 포크볼이 좀 취약해 보였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기대가 되는 투수입니다.
이대호 선수는 뭐 할말이 없죠. 제가 가장 원하는 타격을 해주고 있습니다. 큰 것을 욕심내지 않기에 헛스윙이 적게 나오고 그러다보니 볼넷도 많이 나옵니다. 내야수 키를 넘기는 적당한 장타로 찬스를 계속 만들어 내구요. 조만간 빨리 3할 1푼에 도달했으면 좋겠습니다.
상대투수들이 이대호를 거르거나 좋은 공을 안주는 것에 염려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겁니다. 피하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이대호가 타석에 서면 던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던져도 맞을 것 같아서 자연스레 볼이 나가는 겁니다. 제가 TV로 봐도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정말 바깥쪽 낮은 공 아니면 던질 곳이 없습니다. 상대하는 투수들이야 어련하겠습니까. 이대호를 걸러도 요새 T-오카다가 계속해서 타점을 뽑아내주고 있기에 계속 피할 수 만도 없습니다. 아무튼 걱정없이 좀 지켜보다 보면 알아서 잘 활약할 겁니다.
어제로 이대호 선수와 오릭스는 100경기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44게임 남았는데 앞으로 27승 17패를 기록해야 정확히 승률 5할에 도달합니다. 허나 승률 5할로 클라이막스 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남은 3연전에서 전부 2승 1패 이상을 기록해야 겨우 가능한데 이것도 쉽지 않죠.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닙니다만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