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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10 22:05
[MLB] [이현우의 MLB+]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류현진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964  


[이현우의 MLB+]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류현진


류현진(사진=엠스플뉴스 홍순국 기자)
 
* 2020 MLB 시범경기 LIVE는 엠스플뉴스 PC/모바일/앱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엠스플뉴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이적 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서 완벽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2020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등판해 4.1이닝 3피안타 무실점 무사사구 4탈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토론토 감독 찰리 몬토요는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보는 게 즐겁다.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다음 투구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고 극찬했다.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주전 포수 대니 잰슨도 이와 비슷한 소감을 남겼다. 잰슨은 "류현진의 구속 변화와 타자의 눈높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은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매체 <스포츠 넷>은 "토론토조차도 류현진의 다음 투구를 예측할 수 없었다. 상대 팀인 탬파베이가 기회를 잡을 수 없었던 이유다. 류현진은 경기 흐름에 따라 구속을 바꾸고 제구력을 유지하는 등 마운드에서 다양한 기술을 뽐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2.32로 내셔널리그(NL) 1위를 차지했던 투수다웠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올해도 메이저리그 현장과 현지 매체는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았는 능력'과 '예측 불가능한 구종 조합'을 꼽고 있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대체 어떤 방식으로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걸까?
 
[영상] 류현진의 체인지업. 류현진의 체인지업의 평균 회전수는 분당 1487회. 회전축은 약 112도로 기울어져있고, 상하 움직임은 2.3인치 좌우 움직임은 7.5인치다(자료=팬그래프닷컴)
 
류현진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고,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능력을 다루는 데 있어서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것은 역시 주무기인 체인지업이다. 지난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구종 가치(Pitch value)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3위, NL 좌완투수 1위를 기록할 만큼 단일 구종의 위력만 놓고 봤을 때도 MLB에서 손에 꼽히는 구종이다.
 
하지만 류현진표 체인지업의 진짜 가치는 단순히 결정구로서만이 아니라, 구속 가감을 통해 다른 구종들의 위력을 보완해준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 구종은 단연 포심 패스트볼이다.
 
류현진의 평범한(?) 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 90.6마일(145.8km/h)   *291위
상하 움직임: 7.3인치(18.5cm)      *260위
MLB 선발 평균: 92.7마일, 8.4인치
* 50이닝 이상 투구 기준
 
류현진의 패스트볼-체인지업 차이
 
패스트볼: 평균 90.6마일(145.8km/h)
체인지업: 평균 80.1마일 (128.9km/h)
패스트볼-체인지업 차이: 약 17km/h
* MLB 평균인 13km/h보다 4km/h 더 차이가 큼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지난해 90.6마일(145.8km/h)을 기록했다. 이정도면 KBO리그에선 강속구 투수로 분류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좌완 선발투수인 것을 고려해도 평균 이하, 더 냉정하게 말하면 하위권에 가까운 구속이다. 그렇다고 움직임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움직임 역시 상하 7.3인치(18.5cm), 좌우 6.1인치(15.5cm)로 평균 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은 지난해 피안타율 .228 피장타율 .389로 매우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체인지업을 활용해 구속 가감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우선 류현진의 체인지업 평균구속은 80.1마일(128.9km/h)로 패스트볼보다 무려 10.5마일(약 17km/h)나 느리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체인지업보다 패스트볼이 17km/h나 빠르다는 얘기가 된다. 이 수치가 놀라운 이유는 메이저리그 평균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차이가 8.1마일(약 13km/h)이기 때문이다. 즉, 류현진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약 4km.h나 더 구속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는 타자의 입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그림] 류현진의 패스트볼(포심: 빨간색, 투심:주황색)과 체인지업(초록색)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 두 구종의 릴리스포인트가 거의 같은 위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의 완전히 같은 투구 동작인데다가 릴리스포인트까지 같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선 류현진이 던진 공이 패스트볼인지, 체인지업인지 분간하기 어렵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이렇게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구속 차이가 평균보다 더 크면, 상대 타자 입장에선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던진 다음에 패스트볼을 던질 경우에 패스트볼의 체감 구속이 더 빠르게 느껴진다. 반대로 패스트볼을 던진 다음에 체인지업을 던지면 예상보다 체인지업이 더 느리게 날아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방식으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이 조금씩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2018시즌부터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던질 때 높낮이와 좌우 코너워크를 통해 두 구종의 위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그림] 2013-2017년 류현진의 패스트볼(왼쪽), 체인지업(오른쪽) 투구 위치. 가장 높은 비율로 던지는 두 구종이 모두 바깥쪽에 주로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류현진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포심 패스트볼을 주로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던졌다. 이는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던지는 위치와도 거의 일치한다. 이런 식으로 두 구종을 같은 위치에 던졌을 때 유리한 점은 패스트볼인 줄 알고 휘둘렸을 때 체인지업이 들어오거나, 체인지업인 줄 알았는데 패스트볼이 들어왔을 때 빗맞은 타구가 나오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런 투구패턴이 계속 이어지면서 상대 타자들은 서서히 류현진의 패스트볼-체인지업 콤보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공이 바깥쪽 코스를 향하기 때문에 바깥쪽에만 초점을 맞춘 다음 패스트볼만 노려서 치는 전략이다. 이런 상대 타자들의 대응 방식이 절정에 달했을 시가가 부상에서 막 복귀했던 2017년경이었다.
 
그해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 .369 피장타율 .733을 기록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해서 구위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수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이 5승 9패 126.2이닝 ERA 3.77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시즌 중반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지는 신무기, 컷패스트볼(커터)를 장착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커터의 장착으로도 본질적인 문제(패스트볼의 성적 악화)는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자 류현진은 2018년부터 한 가지 변화를 꾀했다.
 
[그림] 2018-2019년 류현진의 패스트볼(왼쪽), 체인지업(오른쪽) 투구 위치. 2017년까지와는 달리 포심 패스트볼은 우타자 기준 몸쪽 높게, 체인지업은 우타자 기준 바깥쪽 낮게 구사하고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바로 포심 패스트볼을 우타자 기준 몸쪽 높은 코스로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달라진 점은 두 구종의 구속 차이에 위치 차이도 더해지면서 개별 구종의 위력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우선 구사율이 26.2%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붙이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은 더이상 바깥쪽만 노리고 있을 수는 없게 됐다.
 
반대로 몸쪽 패스트볼에 대비하고 있으면 그때는 바깥쪽 낮게 체인지업이 들어온다. 재밌는 점은 두 구종의 움직임도 다르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우타자 기준으로 했을때 바깥쪽으로 19.3cm가량 휘어지면서 가라앉는 움직임을 보인다. 반면에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체인지업 대비 12.7cm 가량 덜 가라앉는다.
 
사실 패스트볼 상하 움직임이 뛰어난 다른 투수들에 비하면 큰 차이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코스에 '제대로' 제구되서 들어온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가라앉는 움직임이 큰 체인지업을 바깥쪽 낮게 던진 다음, 몸쪽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상에 잘 제구된 패스트볼을 붙이면 타자 입장에선 160km/h 강속구보다 위력적인 구종으로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 포심 패스트볼과 비슷한 위치로, 약간 느리지만 대신 몸쪽으로 휘어지는 커터를 섞어 던진다면 타자는 더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류현진이 상대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린다고 하는 것이다. 
 
[그림] 2018-2019년 류현진의 패스트볼(왼쪽), 커터(오른쪽) 투구 위치. 몸쪽 위 아래로 던지는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는 상호 보완 관계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그리고 이런 점이야말로 류현진이 미국 기준 평균 이하인 패스트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비결이다. 이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류현진 본인이다. 류현진은 10일 인터뷰에서 "야구는 던지기(Throwing)가 아닌 투구(Pitching)다. 내게도 99마일 패스트볼이 있으면 좋겠지만, 딱히 부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는 류현진 스스로가 자신의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누구보다 영리한 투수라는 점이야말로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류현진의 토론토 이적 후 첫해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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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20-03-10 22:05
   
그런대로 20-03-10 23:34
   
첸잡 분석한게 더 소름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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