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7월 17일(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 선발 투수로 등판하여 5이닝 1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총 투구수는 69개. 2회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던 것을 제외하면 안정감이 깃든 투구가 매 이닝 이어졌다. 이날 원정을 상징하는 회색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은 유니폼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맞대결 상대였던 애덤 웨인라이트가 3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등판을 마친 것과 달리 김광현은 5이닝을 전부 던졌다. 실전 상황과 가장 근접한 청백전 투구였기에 코칭스태프는 김광현을 '선발 투수'로서 이닝을 모두 맡기며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벤 프레데릭슨 기자는 7월 17일(이하 한국시간) 김광현의 말을 인용해 "선발 투수로 투구를 하는 것이 최상의 케이스다. 하지만 항상 팀 승리와 팀에 기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팀이 내게 구원 투수 보직 맡긴다면, 그것을 위해 준비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는 아직 5선발과 마무리투수를 놓고 최적의 적임자를 고심 중이다. 마무리투수로 내정됐던 조던 힉스가 팔꿈치 수술의 여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즌 불참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지난 시즌 '클로저'로 활약하며 24세이브를 올렸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유력한 마무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당초 마르티네스는 김광현의 '5선발 경쟁자'로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가 매우 유력한 상황이었다.
마이크 매덕스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는 지난 16일 매체를 통해 "마르티네스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그러면서도 마무리투수 옵션 중 하나이기도 한다"라며 마르티네스의 마무리 가능성을 남기기도 했다.
마르티네스가 마무리 보직을 맡는다면 김광현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가 켜진다. 여기에 선발진 진입에 있어 청백전이 매우 중요했던 김광현은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개막이 가까워지며 보직 결정이 머지않았다. 남은 기회에서 김광현은 기복 없는 쾌투를 이어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