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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25 22:00
[MLB] [조미예] 기억에 남는 ML 선수들의 '징크스, 미신, 루틴'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980  


[조미예의 MLB 현장] 기억에 남는 ML 선수들의 '징크스, 미신, 루틴'


사진으로 돌아보는 취재 뒷이야기 2013~2020

‘2년 차 징크스’,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프로 선수들이 2년 차에 성적 부진을 겪는 징크스에 빠지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13년, 14승에 ERA 3.00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다음 2년 차 징크스를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2년 차에도 14승 ERA 3.38를 기록하며, 2년 차 징크스의 우려를 확실하게 날렸습니다.

프로 선수들의 징크스는 셀 수 없이 다양하고 많지만, 음식, 속옷, 시간과 관련된 징크스가 대표적입니다.

2019년 6월 14일(이하 한국 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시카고 컵스 다르빗슈와 LA 다저스 류현진은 팀훈련 시간보다 1시간 전쯤 나와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홈팀과 원정팀이었기에 류현진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러닝을 하고 있었고, 다르빗슈는 우측 외야에서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러닝을 하던 류현진과 캐치볼을 하던 다르빗슈 유가 외야 중앙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는데,

손을 맞잡고, 포옹을 했습니다. 흔한 인사 방법입니다. 그런데 다르빗슈가 류현진에게 푹 안겨 놔주질 않았습니다.

류현진은 웃으며 벗어나려 했지만, 다르빗슈는 더 간절하게 류현진을 안았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2019년 전반기는 류현진의 독주체제였습니다. 6월 8일까지 9승 1팬 ERA 1.35 볼넷은 총 5개밖에 되지 않았고, 기록 비교를 위해 전설들을 소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빼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류현진으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다르빗슈 유였습니다.

멀리서 봐도 인사 차원의 포옹이 아님을 눈치챘던 기자는 그 상황을 자세히 물었습니다. 역시나 류현진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서 다르빗슈 유가 포옹을 하고 한참 동안 붙잡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다르빗슈 유의 모습에 류현진이 웃음을 참지 못하자, “몸 건강하게 잘 유지하라”라며 덕담도 건넸음을 알렸습니다.

기자가 메이저리그 취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에 하나는 경기 중에 소금을 뿌리는 다르빗슈 유였습니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던 2017년 9월 9월 다저스스타디움. LA 다저스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다르빗슈 유는 4 1/3이닝 5실점(5자책) 2볼넷 6탈삼진 5피안타 1피홈런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됐습니다.

조기 강판 당하고 클럽 하우스로 이동했던 다르빗슈가 9회 소금을 들고 더그아웃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선발 투수가 교체되고 더그아웃에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소금까지 들고 나왔으니 의아했습니다.

다르빗슈는 들고 나온 굵은소금을 더그아웃 곳곳에 뿌렸습니다. 계속되는 부진을 벗어나려는 의식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소금을 뿌리면서 나쁜 운을 사라지게 하고, 소금 더미(모리지오)는 행운을 불러온다는 미신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르빗슈 유를 위해 겐타 마에다가 쌓은 소금 더미입니다.

처음 보는 이 광경을 중계 카메라가 놓칠 리 없었습니다. 더그아웃과 그라운드를 오가는 통로에 소금 더미를 쌓아 행운, 승리의 기운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던 마에다와 다르빗슈였습니다.

10월이면 매년 언급되던 클레이튼 커쇼의 가을 징크스. 정규 시즌 기록(통산 ERA 2.43)에 비해 포스트시즌에선 ERA 4.47(~2019년)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기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2020 포스트시즌에서 ERA 2.93을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가을 징크스를 날렸습니다.

커쇼는 많이 알려졌다시피 등판 날에 초 단위로 루틴을 정확히 지키고 있습니다. 류현진은 “상상을 초월하는 정확함”이라고 전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정확한 커쇼의 등판 루틴.

류현진과 통역 이종민 씨는 커쇼의 루틴이 얼마나 정확할까라는 호기심으로 관찰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커쇼의 루틴 중 낮잠도 포함이 되어 있는데, 낮잠을 자는 시간까지도 정확해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잠을 자고 싶을 때 자고 정확한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는 건 그 선수의 몸에 완벽하게 흡수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고, 정말 본받을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소 보기 힘든 장면이 또 있었습니다. 클레이튼 커쇼가 누군가를 보며 정성스럽게 설명을 합니다.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서 조심스럽게 건넨 말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류현진에게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2019년 6월 11일 LA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류현진은 6이닝 동안 6탈삼진 1사구 7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습니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6이닝 1실점. 선발 투수의 역할, 임무를 다했지만, 평소보다 안타가 많이 나온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5회말 2사 1, 3루에서 만난 마이크 트라웃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종료했고, 류현은 주먹을 불끈 쥐며 선발 투수의 임무를 완수한 것에 만족해했습니다. ERA는 1.35에서 1.36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수치로 메이저리그 ERA 1위를 유지했습니다.

류현진은 위기를 넘기며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한 경기였기에 만족했는데, 클레이튼 커쇼는 좌불안석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류현진에게 설명했던 것이죠.

커쇼가 경기 내내 조마조마했던 이유는 류현진 피칭에 부정이 탈까 봐였습니다. 더그아웃에서 공을 가지고 놀던 커쇼가 공을 놓쳤는데, 그 공이 떼굴떼굴 굴러가 류현진 발 쪽으로 향했습니다. 하필이면 그 이후부터 피안타가 많아졌고, 위기 상황이 나오자 커쇼는 자신의 행동 때문에 부정 탔다고 생각했던 거죠.

자신의 사소한 실수 하나가 류현진의 사이영상급 호투 페이스를 무너트리는 치명적인 징크스가 될까 두려웠던 클레이튼 커쇼는 류현진이 6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자, 비로소 웃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미신, 징크스는 선수들에게 심적인 부분에서 의지가 된다고 합니다. 루틴은 기복 없는 컨디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르빗슈 유와 클레이튼 커쇼를 보면 알 수 있듯 동서양에 상관없이 크고 작은 미신과 징크스가 존재한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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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20-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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