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기 보단 그냥 감상을 몇 줄 적어볼까 합니다.
1. 오늘 윤성환 볼배합은 읽기가 어려웠나?
제 자랑 같지만 사실 모모한 사이트에서 제가 장난삼아 윤성환의 다음공을 예언해 봤는데
제법 들어 맞더라구요. 평소 관심의 발로겠지만. 다만 승부처라고 느껴지는 부분에선 평소 포수사인보다 제 생각대로 볼을 던지던 윤성환이 그 순간엔 볼배합을 이지영에게 맡기는지 사인선택도 빠르고 좀 다르게 가져가는게 보였습니다. 아무튼 충분히 연구를 해왔을 에스케이 타자들이 공략을 어려워 한건 조금 의외였고 (이 부분 글 써놓고 생각해보니 플옵후 겨우 이틀밖에 시간이 없었군요. 충분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눈치백단 정근우는 거의 다 기다렸다 받쳐놓고 치는게 보이더군요. 노련함으로 설명안되는 천부적 재능이거나 말도 못하게 남몰래 연구하고 노력한 결과물일 것입니다.
2. 두 번의 펌볼과 두 번의 아웃
탄탄하다는 에스케이와 삼성의 수비가 돋보이는 시합................ 이라고 하기엔 제대로 된 수비를 보여줄 제대로 된 타격이 없었던 시합이죠. 다만 삼성 2루수 조동찬과 유격수 김상수의 뜬금없는 펌볼후 차분하게 되집어 아웃시키는 장면은 두 번의 의외와 두 번의 감탄으로 이어졌습니다. 왜냐 하면 언플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수비에 집중된 삼성의 코시 대비 훈련 매뉴얼 때문입니다. 단기전은 수비라는 격언은 수많은 코시진출에도 우승 몇번 못해본 삼성에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금언과도 같은 말이거든요. 탄도가 규칙적인 인조구장에서 수비로 치면 상위그룹이라 할 삼성의 키스톤들이 첫날부터 약간의 헛짓거리가 발생한건 유의해 볼 일이었습니다. 다만 침착하게 아웃으로 연결시키며 논란을 불식시키기는 했는데. 여전히 큰 시합에서의 안정적 수비는 박진만 정도 되는 여우나 되야 바라볼수 있는건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3. 원툴 스페셜 리스트의 반란.
강명구의 오늘 활약상은 기사들만 가지고도 충분하다 여겨집니다.
타격관련 서너개 툴과 수비관련 툴은 전부 순삭하고도 명문구단 1군에서 주루 툴만 가지고도 경력 25년차 교사 연봉에 준하는 수입을 일명 하루 10분 일하고도 올리는 사람이 강명구죠.
물론 실제 스케쥴이 10분이겠습니까 마는. 오늘 강명구의 주루는 이게 칭찬하기도 애매하고 욕하기도 애매한 우연과 번뜩이는 재치가 불가항력으로 접목된 대주자 인생 십년이 집대성된 주루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추가득점을 향한 자기임무달성의 염원이 타구를 제대로 판단못한 3루 오버런을 유발했고 자칫 옷깃만 스쳐도 아웃되는 주루코치 김재걸과 충돌일보 직전까지 가게되죠. 눈치백단 정근우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캐치했고 그대로 홈으로 던지던 3루로 던지던 결단을 내렸어야 했으나 강명구와 김재걸의 충돌위기에서 머뭇거려 버립니다. 일단 걸렸다는 의식이 앞선 정근우는 주루스톱을 거는 강명구를 보며 결국 3루로 볼을 던지게 되는데.. 이 순간 강명구는 그 3만촉광에 빛나는 센스로 이왕 좆된거 홈으로 달겨들자고 결심하게 되죠.
그런데 더 웃긴건..무려 3루수 하면 수비든 공격이든 크보 최고라는 야구천재 야천 최정 슨상님이 좋게 말하면 예측플레이요 덜좋게 말하면 지레짐작으로 하찮은 대주자 강명구의 리턴베이스를 때려잡고자 보지도 않고 시선과 자세를 태그로 바꾸게 됩니다. 잉?? 정신차리고 봤을때는 이미 라인을 절반도 넘게 달리고 있는 강명구의 등판만 보였고 황망함에 볼을 송구해 보지만 다급함이 묻어나는 탄도높은 송구로 조바깥엉아는 점프로 볼을 받을수 밖에 없게 됐죠. 기사에 따르면 슬라이딩 할때 옆으로 미끄러지며 발틈으로 손을 쑤셔넣은 고난도 스킬도 칭찬의 대상이었습니다만. 이 한마디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옐로우 카드였나요 사사구 방송이었나요. 한 패널의 멘트가 그랬습니다. "강명구 선수의 주루 플레이를 보면 장인의 혼이 느껴져요."
4.윤희상.
네... 삼성 사자가 한국 호랑이, 곶감만큼 싫어하는게 이용찬 노경은 윤희상입니다. 자세한 기록은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페넌트에서 줘털렸죠. 샥 오다가 뚝 떨어지는 일명 운지볼(네. 의미없이 그냥 인터넷 유행어로 생각해 주세요) 투수에게 거의 미적분 칠판 앞에 나와 플어봐 소리 들은 학창시절 저 마냥 바들바들 떨던 애들이 삼성 타자들입니다. 국민타자인지 읍민타자인지 라이온 킹도 그 볼엔 손도 대기 싫다는듯 폭삼으로 일관하던 아픈 과거가 있죠.
남들은 못가서 몸살까지 앓는 코리안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와 완투패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혹 반전의 밑거름이 될까요?
삼팬의 입장에서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유니짜장. 기러지마잉.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