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타에 차 수리 맡기고 간만에 버스를 탔습니다.
앉아가고 싶어서 찾은게 맨뒷자리.
근데 옆에 키작고 통통한 20대 초반 처자가 둘이 탔는데 가는 내내 온갖 친구들 들먹이며 헌담을 하더군요.
이거 안들려고 해도 하도 둘이서 궁시렁대서 듣게 되었는데 듣고만 있어도 가는 내내 심심치 않았다는.
누군지 몰라도 얘들 둘한테 뜯고, 씹히고, 맛보고를 당하는데 듣는 제가 다 불쌍한 지경.
소재는 자기 주변에 아는 애들 죄다 도마 위에 올려서 둘이서 얼굴, 성격 지적질 하더군요.
살짝 얼굴을 봤더니 '오호라~ 지적질할 견적은 아닌데' 하는 순간 그 둘과 무언의 뻘줌한 시선 교차.
순간 찡긋 눈웃음 지어주고 다시 앞만 보는데, 다시 이어지는 얘들 친구 뒷담화.
정말 팔자소관인게 한시도 입을 가만히 두지 않더군요.
이윽고 목적지 근처에 와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찰라 어디서 이런 오지랍이 발동했는지 걔들한테 한마디.
"얘들아~ 니들도 만만치 않아~"
그리고 내리는데 제 뒤통수에 들리는 "아~ 존나 짱나~" 하는 소리.
버스에서 내리고 차안을 보니 둘이서 저를 보고 뭐라 궁시렁 궁시렁.
전 잘가라고 손 한번 흔들어주고, 갸들은 제게 뻑큐로 화답하군요.
아마도 가는 내내 절 안주 삼아 또 뒷담화를 이어갔을 겁니다.
이상 오지랍의 하루 경험담이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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