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Zorro, 또는 세뇨르 조로(Señor Zorro))는 미국 펄프 매거진 (대중소설로 가볍게 즐길 장르) 작가 존스턴 매컬리(1883~1958)가 1919년에 쓴 소설 속의 가상 인물로, 이후 책, 영화, 드라마 등 많은 미디어에 등장한다.

조로(여우를 가리키는 스페인어. 스페인어 발음으로는 소로가 맞다.)는 라스 캘리포니아의 스페인 식민지에 사는 귀족 돈 디에고 데 라 베가(Don Diego de la Vega)의 가명으로, 그 캐릭터는 세월이 지나면서 다소의 변형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이미지는 검은색 망토에 검은 가면을 쓰고 독재자와 악당들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무법자다. 두 얼굴을 가진 이 영웅상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낮에는 부잣집 헤타레 도련님 밤에는 가면 쓴 다크 히어로라는 점은 밥 케인의 배트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술의 명인이자 채찍, 사격에도 능한 희대의 호남아이자 신사로 뛰어난 무술로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쾌감을 주었다. 자신의 머릿글자를 딴 Z 자로 마크를 남기는것도 유명한 트레이드 마크다.

이 원작은 앞서 말한대로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여러번 만들어졌다. 처음으로 영화가 나온 게 1920년에 만들어진 <Mark of Zorro>였다. 흑백 무성영화인 이 작품은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5년 뒤엔 속편인 <Don Q, Son of Zorro>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곧이어 1936년 로버트 리빙스턴 주연의 또다른 조로 영화 <The Bold Caballero>가 만들어져 인기를 끌자 그에 힘입어 Republic Serial이라 불리는 연속영화(경제공황기에 주말 드라마처럼 매주말 극장에서 상영되던 시리즈 영화)가 만들어진다. 37년에 만들어진 12편짜리 <Zorro Rides Again>을 비롯해 49년까지 5개 제목의 총 61개 에피소드가 연속영화로 만들어졌다. 당시 살아있던 원작자는 이 영상물들을 접하고 꽤 만족해했다고 한다.

이런 미국판 조로의 인기에 이탈리아나 스페인, 멕시코에서 조로를 영화로 수십 편씩 무단으로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영화는 미남배우 알랭 들롱이 조로를 연기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 영화 조로(1975)가 있다. 그 뒤 헐리웃에서 만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조로를 연기한 마스크 오브 조로(1998)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나온 후속편인 레전드 오브 조로(2005)가 있으나 이 후속이 기대 이하 흥행을 거두면서 시리즈가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 밖에 80년대 후반에 조로 애니메이션이 KBS-1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만든 애니로 1981년에 방영한 <New Adventure of Zorro> 이다. (우리나라에서 이거 보고 자란 세대는 몇살일까?)

더불어 TV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졌는데 월트 디즈니에서 57년부터 59년까지 만든 78부작의 <조로> TV시리즈가 첫 조로 드라마였으며 83년 미국 ABC 방송사에서 나이든 조로와 그의 아들이 함께 활약한다는 내용의 <Zorro and Son>이란 TV시리즈를 만들어 방영하고 90년부터는 패밀리 채널에서 <The New Zorro>가 방영되었다. 이중 뉴 조로는 90년대 초반 MBC에서 우리말 더빙으로 주말에 방영되기도 했다. 양지운이 조로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