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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26 05:03
윤동주 서시를 읽는 법.
 글쓴이 : 봄소식
조회 : 465  

윤동주의 서시는

죽는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시를 좋아하지 않는 분 조차 구절을 들어봤을 것 같은 정말 유명한 시인데요.
이 시는 사실 소녀들이 책받침에 인쇄해서 들고 다닐 것 같은 뭔가 소녀 취향의 시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서시를 배울 때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 시를 윤동주가 감옥에 갇혀, 감옥 창살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을 보며 쓴 시라고 생각하며 다시 읽어 보시오."

물론, 이 시가 윤동주가 감옥에서 쓴 시는 아닙니다. 하지만 교수님 말씀대로 감옥에서 창살 밖의 풍경을 보며 쓴 시라 생각해서 읽자 엄청 비장한 느낌의 시로 바뀌면서 뭔가 이 시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윤동주가 이 시를 지었던 1941년은 우리나라 사람 전체가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같던 시대였으니까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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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친구 20-06-26 05:05
   
시가 정말 뭐랄까 현장감을 느끼게 해줄 정도에요
중학교 때 헌책방에서 윤동주 시집 사서 늘 지니고 다녔어요
세로쓰기를 한 옛날 시집이었는데
야구아제 20-06-26 05:09
   
윤동주를 소극적 저항시인이라고 부릅니다. 일제의 탄압이 심하던 시절 많은 문인들이 변절합니다. 일제의 협박과 회유에 넘어가고 만 것이죠.

이 시기 한글을 사용하고 조선어를 쓰는 것 모두가 정치범이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순수한 시인이 되기 위해 일본 유학길에 오른 그이지만 그에게는 이름 석 자가 아닌 낯선 넉 자의 이름이 덧붙었고, 우리말이 아닌 일본어를 써야 하는 압박이 있었습니다.

순수한 시인은 모국어로 아름다운 말로 귀신도 홀리고 마음도 울려야 하는데 당시 윤동주에게는 그런 재주가 업었던 것이죠.

그는 다짐합니다. 숱한 자기 비하와 자기 환멸 속에서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또 자기를 돌아 봅니다.

미워서 돌아 섰지만 다시 돌아와 바라 보며 추억 속의 그를 찾았고, 추억처럼 그를 만납니다.

그는 모국어로 시를 쓰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한마디 한마디 아름다운 모국어로 꿴 시들이 시집처럼 쌓여 갈 때 다시금 다짐을 하며 서시를 씁니다.

서시, 모든 시들을 대변하며 모든 시에 대한 다짐이 되는 시.

윤동주는 부끄러움이 없기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주어진 길을 걸어가기로 다짐합니다.

미래는 모든 죽어 가는 것들을 사랑하며 힘겹게 살리라, 슬프게 살리라, 그러나 누구보다도 행복했던 사나이처럼 살리라 다짐하며, '걸어가야겠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이 아름다운 시를 쓰는 '지금'은 밤이었고, 추운 바람이 매서운 순간이었습니다.
     
봄소식 20-06-26 05:14
   
알기 쉽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하 그런 거였구나. 하고 이해되는군요.^^
뮤젤 20-06-26 05:57
   
제가 생각하는, 친일이나..매국노 중에서..가장 나쁜게
처음부터 끝까지 친일, 매국하며 같은 민족을 팔아먹은 매국노들이고..
두번째가 처음엔 아니었다가 개인의 이익에 의해 매국노로 변절한것이고..
세번째가 현실때문에 친일 매국에 가담했더라도, 후일 어떤 계기로든 잘못을 바로잡은 사람..
이런 사람은 그래도 인정할수 있을거 같네요.
일빵빵 20-06-26 08:01
   
김소월 ,춘원 이광수도 변절자중 한사람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