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어섰을 때 감동을 뭐라 표현하기 어려움
그냥 우~와~ 소리만 나옴
살면서 내가 가본 인위적인 것들 중 가장 웅장한 곳에 온 느낌
웸블리를 내가 오다니...그 공간에 수만 명 사람을 훑고 내게로 온 바람을 맞는 기분이라니
그리고, 내 자리...그 아찔함이란...아 나 인수봉도 올라가고 암벽도 했는데 어질어질한거 실화냐
누가 뒤에서 톡 치면 바로 굴러 떨어질 거 같은 기분으로 조심스럽게 앉아 있는데
같이 간 언니는 자꾸 무섭다면서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서 정신차리라고 다독여줬는데
내 정신도 온전하지 않았나 봄
자리가...내 자리가 아니였음
자리 번호만 보고 열은 무시하고 앉아 있었음
그래서 더 위로 몇줄 올라가야 했음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이 수없이 많아서 여기저기 쏘리~ 들리면서 일어나고 앉고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행복했음
그냥 이 자리에 있는게 행복했나 봄
아휴~ 높다 높아
저기 맞은편에 1,2,3층에서 3층에 중간쯤이 내 자리임
맨 끝에 앉은 사람들을 보면서 끝이 아니라 참 다행이가고 생각하고 있었음
아침은 숙소에서 햇반이랑 라면 볶음김치 먹었고,
점심은 BOXPARK에서 햄버거랑 감자 콜라를 샀는데
햄버거는 베이컨이 딱딱하고 짜고 빵은 기름져서 감자랑 콜라만 먹었음
배고플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배도 안 고픔...
뇌 호르몬이 정상이 아님ㅋ 콘서트 끝나면 밥 먹을 시간이 애매할거 같아서
푸드코트 가서 텐더치킨이랑 후라이드 콜라를 사들고 자리에 앉아서 먹는데 겁나 불편해서 질질 흘렸음
그와중에 또 누가 우리쪽 자리로 오면 다리를 접어서 지나갈 수 있게 통로를 만들어야 했음
난 뚱뚱하지는 않아서 일어나지는 않아도 되는데 내 옆자리 거구에 여자분은
자리찾아 오는 사람들 올 때마다 일어났다 앉았다 반복하는데 좀 안쓰러웠음
어린 딸이랑 같이 온 엄마 같음
가방 사이즈가 A4를 넘기면 안되는 규제가 있는 게 큰 다행이었음
콘서트 7시30분에 시작인데 2시간도 더 전부터 앉아 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음
콘서트가 드디어 시작됐고...
난 벌써부터 흘러갈 시간이 아까웠고...
엄청나게 큰 딜레마에 빠졌음
촬영을 하자니 공연을 제대로 못 즐기고, 촬영을 안 하자니 기억에 남길 방법이 없고...
더 자세히 더 선명하게 컴화면이나 핸드폰 화면이 아니고 생눈으로 보고 싶은 공연인데...
그동안 유투브에 영상 올려주는 사람들한테 진짜 고마움을 느꼈음
그래서, 갈등하면서 몇 곡만 촬영 했음
나머지는 다른 분들이 올린 영상을 보기로 타협함
자리는 좀 작게 보이는거 말고는 전체가 다 잘 보이고 시야에 걸리는게 없었고,
멤버들 무대뒤로 가는 동선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높이도 적응되고 나니 아무렇지 않고 편안했음
어둠이 겁을 집어삼키고, 흥분이 바람을 시원하게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