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앉았다 일어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계단 오르는 힘이 약해졌다면? 당신의 근육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신호다. 근육이 감소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한 상태인지 가늠해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형 근감소증 선별 질문지'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김선영 교수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의 연구 자료 분석을 통해 개발한 설문지다. 근육량, 보행 속도 등을 별도로 측정하지 않고도 근감소증 여부를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다〈표 참조〉.

◇노화로 인한 근육 감소 막으려면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빠져나가는 근감소 현상을 완전히 막을 순 없다. 노화가 에너지 소비량과 기초대사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근육은 줄게 돼 있다. 국제골다공증재단이 2017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60대 이상 시니어는 젊은이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 체중과 체지방량의 증가 폭이 크다. 결국 일상을 유지하는 에너지를 잃고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근육 감소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이다.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과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체내 흡수가 더디다. 국제학술지 플러스원에 실린 2015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대와 70대에게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게 한 후 근육 합성률을 측정한 결과, 70대에서 근육 단백질 합성률이 20대보다 16％ 더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사용해 근육을 만드는 효율이 점점 떨어진다"며 "노화로 인한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 50대부터 단백질 흡수율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탄탄하게 살찌우는 필수 아미노산

근육 손실을 막으려면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들어내는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율을 높여야 한다. 필수 아미노산은 동물성 단백질에도 많지만 식물성 단백질의 흡수 속도가 더 빠르다. '콩'은 필수 아미노산 8종(種)을 모두 갖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에서 얻기 어려운 생리활성물질인 이소플라본, 안토시아닌, 올레인산, 리놀렌산, 비타민 A·B1·E,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발효한 콩'은 일반 콩보다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한 여러 유용성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발효콩 단백질은 소화 능력이 약한 사람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미세한 아미노산 분자로 이뤄져 있다. 콩을 발효시키면 발효 전보다 8종 필수 아미노산 함유량이 평균 10.5배 높아진다. 특히 근육을 합성하는 데 관여하는 대표적인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 아이소류신, 발린의 함유량이 많아진다. 근육 단백질 합성을 증대시키는 류신은 발효 전 콩보다 32.5배 높다.

2012년 영국영양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근육이 적은 사람이나 어르신이 근육량을 늘리려면 류신이 많이 든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발효콩 단백질에 든 아이소류신은 근섬유의 재생을 촉진해 근육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발린은 근육의 손상된 세포를 회복시켜 새로운 근육 형성에 도움을 준다

◇효소로 영양 흡수 강화 

영양 흡수력을 높이려면 효소 식품을 보충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른 사람이나 근육량이 적은 노인은 영양소 흡수를 돕는 체내 효소가 부족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발효콩 단백질과 함께 효소 식품을 섭취하면 영양분과 필수 아미노산 흡수율을 높여 건강하게 근육이 붙도록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