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벗겠다고 한국에 시집간 내딸…병든 몸, 두 아이, 1억동 빚만 남있다
한국 남자가 ‘선택’해 22살에 결혼한 딸
매질에 지쳐 4년 만에 베트남 돌아와
고향 정착 못하고 일자리 찾아 타지로
태생 따라 국적 다른 두 아이는 눈칫밥1980년대부터 정부가 나서 장려한 국제결혼은 뼈아픈 후유증을 남겼다. 우리 사회의 배타적 시선과 배우자의 정서적·물리적 폭력을 견디지 못한 일부는 쫓기듯 본국으로 떠났고 한국에서 가져간 불행은 현지 가족에게까지 전이됐다. 사진은 지난달 베트남 남부 도시 껀터에서 서울신문이 만난 베트남 여성 뜨띠흐엉이 한국인과 결혼했던 딸의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
한국의 결혼이주민 26만명은 애매한 존재다. 한국 남성과 결혼해 농어촌을 떠받치는 등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맡고 있지만 한쪽에선 이들을 ‘진정성 없는 혼인자’로 매도한다. 차별적 시선과 배우자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일부는 본국으로 떠났다. 2000년 이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38만명의 여성 중 9만명이 법적으로 이혼했다. 서류상 정리조차 하지 못하고 쫓기듯 떠난 이들을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베트남 껀터에서 15년 전 딸의 결혼과 이혼 과정을 지켜본 여성을 만나 잘못된 국제결혼이 한 가족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