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체제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젊은이"들이었던 그들은
독재체제가 끝났을 때 "내가 그땐 잘못했지만 이젠 안 그래도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그땐 그게 당연했다" 라는 말로 자신의 과오를 덮는 것을 선택한 겁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포장하려고 합니다.
강제로 누군가에게 강압당하거나, 뭔가를 착각하고 있었거나, 그 외에 어떤 이유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나는 잘못이 없다를 선택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이, 제대로 된 사과문을 발표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렵습니다.
사과할 때에도 늘 변명 한가지 쯤은 붙이는 것이 인간이니까요.
그리고 그 오랜 독재체재 속에서 자신들이 잘못한 것들, 보았지만 그냥 넘어간 것들에 대해
그들은 눈을 감는것을 선택한 겁니다.
자기들의 용기없음을 말하는 대신 자신들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부정하기 시작한 거죠.
자기들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긴 독재의 시간이 정당했어야 합니다.
따라서 그들은 독재한 인물을 정당화했고, 독재를 정당화했으며, 나아가서는 권위주의를 정당화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권위주의 독재체제를 완성한 그를 신으로 모시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야만 자기들의 죄에 면죄부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르신들의 그 믿음은 종교적 광신과 태를 같이합니다.
광신도들에게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듯이, 그들에게는 어떤 진실과 진리를 들이대도 통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맞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들이 여태까지 무시해온 죗값이 자신들을 억누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