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일 정도로 열심히 움직이죠. 삼성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섭고 강한 조직입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겁니다. 예전에는 검찰에서 수사는커녕 소환도 못했어요. 오히려 삼성을 도와준 사람들이 출세했죠. 삼성에게 뇌물을 받았다고,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대표적 ‘삼성 떡값’ 검사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예요. 그런데 법무부 장관도 하고 총리도 했죠.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당시 윤석열 수사 검사가 찾아낸 차명 재산을 비자금이 아니라고 했던 조준웅 특검의 아들은 중국 삼성전자 과장으로 특채됐습니다.
삼성은 정말 ‘108가지 방법’으로 기자들을 회유합니다. 장충기 前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의 문자에서도 드러났듯이 전방위로 매수하죠. 데스크 편집부터 광고비 압박까지. 제가 진행하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도 삼성이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삼성과의 회식 자리에서 선물을 거절했던 삼성 담당 산업부 기자는 바로 다른 부서로 발령났고 결국 퇴사했죠. 아주 흔한 경우입니다. 언론사 인사의 절반은 삼성이 했다고 보면 돼요. 2006년 <시사저널>에 실릴 예정이던 이학수 前삼성 부회장의 기사가 삭제돼서 파업을 할 때였어요. 가족이 힘들어 해서 집 밖에서 지낸 적이 있거든요. 그 사실을 가장 친한 친구들도 몰랐는데 삼성 임원이 저를 불러서 “이혼은 하지 말아라” 그랬습니다. 늘 감시하고 있다는 거죠.
정권교체가 되었어도 일명 ‘삼성 장학생’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데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할까요?
지금까지 검찰도, 법원도 삼성을 제대로 단죄한 적이 없습니다. 법 위에 삼성이 있으니까요. 공정거래위원회나 재정경제부가 제대로 감독만 했어도 삼성이 이렇게 하진 못했을 거예요. 청와대에도 삼성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어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을 주시하던 김기식 前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8일만에 낙마한 것도 삼성이 움직인 결과예요. 후보에 올랐다는 걸 공개하기 전에 삼성은 이미 알고 있었고, 초반부터 언론을 동원해 부정적 여론을 만들었다는 정황이 있어요. 이제까지 삼성과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출세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죠. 대표적 인물이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예요. 문재인 대통령과 검찰의 몇 사람이 의지가 있기에 더디지만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