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국사태는 그리 간단히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KBS가 왜 갑자기 저리 나왔을까요. 엄연히 이번 일은 자한당과 조선일보 등의 '수구'가, 가진 힘을 제대로 대내외에 보여준 결과입니다.
어설픈 중도들은 '그래도 물러나니 잘된 일이다.'라고 홀로 박수치지만 이 나라엔 '중간'에 낀 엘리트층들이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 자한당 인물 하나가 최성해 총장한테 자한당이 정권 잡으면 어쩌고 협박했다 했죠. 실제로 그들은 제대로 보복합니다. 여론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거 신경 안쓰죠. 노통한테 그랬고 강금원 회장한테 그랬고 과거 민주화운동을 한 이들에 모진 고문을 했던 것처럼.
이번 일은 결국 양심과 안락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간의 엘리트층'들에 자한당쪽에 줄을 서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고 가져왔다 봅니다. 과거가 그랬듯 현재도 양심 있는 사람들만 손해 보는 세상이고 당장 현재가 아니더라도 곧 그렇게 될 거라는 걸 느끼게 해 '적폐청산의 외침'은 급속도로 가라앉겠죠. 마찬가지로 외적으로는 자한당을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일본이 더 강하게 나올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하고 미국이나 그 외의 나라들도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 자한당을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되었죠.
그리고 이렇게 이 나라는 다시 노통 때의 재탕으로 갈 겁니다. 노통 탄핵 뒤 노통을 받혔던 민중이 급속히 다시 노통을 버린 원인이 뭐였나요? 조선과 중앙을 포함한 수구언론들과 수구들의 끈질긴 공격때문이었죠. 그들과의 싸움에서 피로감에 지친 민중이 그들의 공격에 결국 귀 한쪽을 열어 버렸기 때문이었죠. 물론, 그래도 이 정도까지 버틴 민중이 잘하긴 한 겁니다. 어느 나라도 이렇게까지 하진 못했을 거니까요. 하지만 거듭 결국은 졌고 이건 애초 '수구와의 힘차이'가 그만큼 컸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