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카페 앞 광장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로마 시민들.
그런데 이 카페, 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입구에는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고, 곳곳에 방탄소년단 사진이 걸려 있는데요.
요즘 이탈리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BTS 카페'입니다.
[소피아 보나모레 / 이탈리아 한류 팬 :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분위가 좋고, 스타일이 개성 있고, 색깔이 뚜렷해서 좋아하게 됐어요.]
[프란체스카 플리스티노 / 이탈리아 한류 팬 : 케이팝 가수에 대해 알게 된 후, 음악을 듣다 보니 굉장히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 온라인상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장면이 화제를 모으면서, '달고나 커피'는 인기 메뉴로 등극했습니다.
[클라리싸 / 카페 직원 : 이 커피를 처음 소개한 멤버 지민의 이름을 따서 '지민 커피'라고 불러요.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달고나 커피'를 찾고 있고, 요즘은 손님들이 홍보를 자처해 주기도 해요.]
지난 9월, 멤버 정국의 생일날 아침.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풍선이 광장을 수놓았습니다.
한 팬은, 생일 선물이라면서 그동안 연습한 댄스 실력을 뽐내는데요.
[스테파니아 끼에트로보노 / 이탈리아 한류 팬 : 코로나19로 이탈리아가 락다운 되고 집에만 있게 되면서 딸들 때문에 한국 아이돌 그룹 노래를 24시간 듣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그들의 문화와 음악을 이해하게 됐고, 저도 팬이 됐죠.]
최근 이탈리아에 부는 한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리 드라마나 온라인 콘서트 같은 한류 콘텐츠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 인원이 즐기는 문화에 그쳤다면, 이제 한류는 어딜 가나 대중의 중심에 있습니다.
로마 시내의 한 서점.
베스트셀러를 모아둔 곳에 'BTS'와 '블랙핑크' 잡지가 진열돼있는데요.
해외에서 우리나라 특정 가수를 소개한 전문 잡지가 만들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매일 한류 뉴스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해 소개하고 있는 SNS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팔로워 수 4만 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파틴 바흐리 / 코리아 뉴스 운영자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K-POP이라는 음악 장르가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가 영어도 아니고 생소한 언어지만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더 관심을 가져야 했습니다.]
한국을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이탈리아 한류 팬들의 갈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팬들의 요청이 쏟아지면서 한국 문화원은 최근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온라인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는데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2/0001506348?sid=104
오래 살고 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