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의 신뢰와 이완의 의리
이완(李浣-1602~1674-선조35~현종15-조선 무신-자, 澄之-호,
梅竹軒)대장은 누구보다도 북벌에 대한 신념이 강했다. 훈련대장
으로 있으면서 주야로 북벌준비를 위한 훈련에 몰두하였다. 그러
던 어느날 자정이 지나 갑자기 효종(조선 17대 임금)으로부터 옷
을 입은 채로 입궐하라는 전갈이 왔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이완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대로 말을 달려 대궐로 갔다. 말에서 내려
대궐문을 들어서는 순간 휙하는 화살 소리와 함께 이완은 쓰러졌다.
그러나 이완은 화살이 그냥 잔등에 박힌 채로 황급히 어전으로 달
려갔다. 임금 앞에 엎드린 이완은 "전하! 어인 일로 이 밤중에..."
효종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대장 앞으로 다가서더니 말
하였다. "어서 그 화살을 빼 보오." 이완은 등에 박힌 화살을 뽑아
임금에게 바치려 했다. 그러자 임금은 "그것은 과인에게 내보일게
아니라 어서 그 화살을 쪼개 보오." 즉시 화살을 쪼개 보니 중국
심양일대의 지형지물이 상세히 기록된 지도였다.
효종은 그제야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지도를 참고로
북벌계획을 진행시켜 주시오. 그런데 경은 화살을 맞고서도 피가
나지 않으니 웬 일이오?" 이완은 잘 때도 항상 갑옷을 입고 자는
등 경계의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임금 또한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활을 쏘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