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4년간 조선업체 인력 373명 KAI로 이직
연평균 93명…대부분이 연구개발 엔지니어전공·개발과정 비슷해 전직 쉬워…"계속 이어질 것"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12년간 선박 설계·관리 일을 해 온 40대 초반 이형원(가명) 책임연구원은 2016년 한국항공우주(047810)(KAI)로 이직을 결심했다. 2015년 말부터 고사 위기를 맞은 국내 조선사들은 허리띠를 매고 근로자 수를 줄여나갔다.동료들의 책상이 우후죽순 빠져나갈 때 이씨는 4개월 먼저 퇴사해 KAI에 둥지를 튼 동료를 만났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면 미래는 이쪽이야. 해오던 일이랑 비슷한 부분도 의외로 많아."
대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선박만 보며 달려왔던 이 연구원은 동료의 말에 처음으로 항공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게 됐다. "12년간 쌓아온 커리어가 무너질까 두려웠고 거주지도 사천으로 옮겨야 했지만, 국내 조선업이 붕괴하는 와중에 막 걸음마를 뗀 항공 우주 산업의 미래가 그나마 밝다고 봤어요." 3개월여 고민을 거듭한 이씨는 KAI 연구·개발(R&D) 경력 채용 공고에 지원했다. 면접관은 이 연구원의 조선 설계 관리 경험을 눈여겨봤고, 11월 그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X 사업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부서에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