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검사를 받고도 일주일가량 버젓이 대외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지난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후에도 6일간 정상 생활을 하며 의회 일도 계속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상원의원 중 첫 감염 사례인 폴 의원이 검사 후 자가 격리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비난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특히 상원의원 100명 중 20명 이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취약한 연령대인 70∼80대입니다.
그는 지난주 상원에 머물면서 18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상원 연설을 하는가 하면, 20일에는 공화당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22일 오전에는 상원 체육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폴 의원과 접촉한 밋 롬니,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도록 하는 민폐까지 끼쳤습니다.
코로나19 예산법안 처리를 위해 한 표가 소중한 공화당 입장에서 투표에 참여할 의원이 줄어든 것이기도 합니다.
같은 당 동료인 공화당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은 "우리가 모든 미국인에게 생계를 희생하라고 요청하려면 스스로 모범이 돼야 한다"며 "검사 결과를 앞두고 자가격리하라는 지침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중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커스틴 시네마 상원 의원은 "절대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NBC방송은 폴 의원의 양성 판정은 그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원의원들이 즉시 집으로 돌아갈지, 자가격리를 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폴 의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면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거나 아픈 사람과 직접 접촉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현행 코로나19 검사 규정대로라면 자신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었고 이 경우 여전히 의사당 복도를 지나다니고 있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의 예방 활동이 스스로 검사를 받도록 만들었다고 반박했습니다.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