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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23 06:02
모든 시민들에게 자기 집을
 글쓴이 : 별명11
조회 : 351  

싱가포르 정부는 대대적인 주택 보급 사업에 착수했다.

자치정부 시절인 1960년 주택개발청(Housing and Development Board, 약칭 HDB)이 설립되어 공공아파트(HDB flat) 분양을 개시했지만, 당시 공공분양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은 9퍼센트에 불과했다.

주택 보급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주택 대금의 20퍼센트인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 문제는 연금제도인 중앙후생기금(Central Provident Fund, 약칭 CPF)와 주택 보급을 연계하면서 해결된다.

1968년 중앙후생기금(CPF) 적립 비율을 대폭 높이고 중앙후생기금 계좌의 적립금으로 주택 계약금 20퍼센트를 지불하고 잔여 80퍼센트는 30년 장기저리 분할 상환하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중앙후생기금 적립금으로 계약금을 감당할 수 있게 되면서 공공아파트 분양은 탄력을 받았다.

1975년에는 공공분양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은 42퍼센트로 늘어났고, 1970년대 말에는 전체 인구의 70퍼센트가 아파트에서 거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주택 정책의 결과 현재는 전 국민의 90퍼센트 이상이 자기 소유의 집에 거주하고 있고, 이것은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경이로운 현상이다.

리콴유가 이러한 주택 정책을 강력하게 편 것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이 깔려있었다.

사람은 가진 것이 있으면, 특히 자기 소유의 집을 가지면 좀처럼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게 마련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집을 가지게 만드는 것은 사회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인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정권유지의 수단이라고 비판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 대비해 보면 그런 비판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주거 문제만 제도적으로 잘 해결된다면 우리의 삶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여유로워지겠는가?

공공아파트 분양이 활성화되면서 과밀한 시내 중심부로부터 인구가 분산되었다.

시내 중심부는 상업과 행정의 중심으로 남았지만, 그 외의 곳에서는 포괄적인 도시 정비 계획에 따라 쇠락한 구역들이 현대식 철근콘크리트 고층건물과 아파트, 호텔, 사무용 건물 등으로 변모했다.

정부는 과밀한 빈민가였던 차이나타운 구역의 대부분을 싹 밀어버렸고, 재래식 말레이 캄퐁(kampong, 말레이어로 ‘마을’이라는 뜻)은 단계적으로 정리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다 허물어져 가는 오래된 지역들의 캄퐁이 우선적으로 정리되었고, 캄퐁 거주자들은 새로운 아파트로 이주했다.

빈민가와 불법거주자들의 판잣집은 쇼핑센터, 학교, 시장, 병원, 오락시설 등을 갖춘 현대적인 주거지로 탈바꿈했다.

첫 번째 신도시인 퀸스타운(Queenstown)이 1960년대 중반에 완성되었고, 1973년에는 더 큰 규모의 토아 파요(Toa Payoh) 신도시가 완공되었다.

그에 이어 버독(Bedok)과 텔록 블랑아(Telok Blangah)에도 신도시가 형성되었고, 뒤이어 싱가포르 섬 북쪽 우드랜즈(Woodlands)에 더 큰 규모의 신도시가 생겨났다.

아파트 보급과 도시 재개발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고, 재개발 과정에서 옛 모습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1986년 정부는 차이나타운, 캄퐁 글람(Kampong Glam), 리틀 인디아(Little India) 등 보존지역 6곳을 지정하여 옛 모습을 유지하기로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호텔인 래플스 호텔(Raffles Hotel)에는 최소 한 세기 이상 보존 명령이 내려졌다.

나중에 인위적인 인구 이동이 골칫거리가 되긴 했지만 재개발은 초기 단계에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았다.

과밀한 슬럼가를 철거한 것에는 조금의 후회도 없었고, 새롭게 건설되는 지역은 대부분 19세기 초반 아선약(gambier)이나 후추 농장으로 쓰이다 버려진 불모지였다.

빈민가 정리 과정에서 정부는 인종적으로 주거가 분리되어 있던 과거의 잔재를 일소했다.

조화로운 다인종 사회를 건설하고자 모든 아파트 블록에 인종을 혼합했고, 전체 인구 내 인종집단의 비율을 고려하여 아파트가 할당되었다.

재개발로 인해 사람들이 겪었던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이웃들에 적응하는 일이었고, 오래 살던 곳을 떠나 익숙하지 않은 삶에 노출된 사람들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전원적인 생활에 익숙했던 말레이인들은 새로운 주거방식에 적응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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