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불평등 격차가 줄어든 것도 1기와 3기의 성격이 각각 다르다. 1기에는 중화학공업이 본격 성장하면서 고졸 수준의 ‘중급 숙련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수요가 많았던 만큼, 자연히 고졸 노동자 계층의 임금상승률이 더 높았고 그 영향으로 고임금 계층과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1995년 이후(2기)는 컴퓨터가 보급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면서 이를 활용할 능력을 갖춘 대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시 대졸-고졸간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 고 위원은 “1970년대 경공업 중심에서 19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1990년대 이후에는 첨단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대졸자 등 고숙련 노동자의 수요가 점차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기 들어서는 경제 전반의 혁신성과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고임금ㆍ고학력 노동자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 상하위 계층간 임금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고 위원은 “2008년 이후의 임금불평등 완화는 고숙련 노동수요 정체와 임금 정체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반적인 임금 상승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산업 구조조정 등 기술 진보에 초점을 맞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